"국현아, 1승으로 끝낼 생각은 아니겠지?"
12일 저녁, 한국랭킹 17위 안국현이 중국랭킹 1위 저우루이양을 이긴 바로 그날 저녁, 한국선수단이 모인 조촐한 회식자리에서 원성진이 말했다. 베이징의 한국식 '돈(豚)카페'에서 삼겹살을 구어먹던 안국현은 조용히 웃기만 한다.
13일 열리는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제3국에서 안국현과 맞설 일본기사는 사카이히데유키 8단으로 정해졌다. 일본의 이마무라 도시야 단장은 아침 일찍 한국기원 관계자의 전화를 받자 '사카이 히데유키'의 출전을 알렸다.
사카이 히데유키는 73년생으로 2001년 관서기원에 특별입단했으며 입단즉시 프로 5단을 인정받았다. 의대생 출신으로 늦깎이 특별입단을 했던 사카이는 그 후 2010년에 일본기성(碁聖, 일명 작은기성전)도전기에서 1인자 장쉬를 3:2로 이겨 타이틀을 따기도 했다. 사카이는 이른바 대기만성의 전형인 셈이다.
▶ 베이징 한국문화원
현재의 일본바둑은 어떨까? 5~6년 전부터는 한중 양국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원성진 9단은 일본 바둑에 대해 방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원 9단은 "일본 바둑을 가볍게 보면 안된다. 그러면 위험하다. 세계대회서 성적을 못 낸다고 쉽게 봐선 안되고 정말 최선을 다해야 이길 수 있다."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한국 선수단은 '일단 1승만 더 올리면 작년에 출전했던 이세돌 9단과 같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라며 안국현 3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안 3단은 저녁을 마친 후 곧바로 숙소인 징룬 호텔에 들어와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제3국, '안국현 vs 사카이히데유키'의 대결은 오후 3시(중국 2시)부터 베이징 한국문화원서 열리며, 한종진 8단의 해설로 사이버오로와 농심신라면배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중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