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를 추켜주는 분위기다. 이세돌은 씨에허를 상극의 기풍이라 평가하며, 씨에허와의 결승3번기는 자신이 밀리는 승부라 에측했고, 씨에허는 자신이 이세돌에게 유리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노라고 말했다.
6월 26일 '제8회 춘란배 결승3번기 기자회견;과 개막연회가 충칭황관호텔에서 열렸다. 세계대회의 관례대로 결승전의 두 주인공인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중국 씨에허 7단의 답변 및 임전소감이 있었다. 중국의 기자들은 중후하고 겸손해 모든 질문에 같은 내용과 스타일로 답하는 씨에허보다 이세돌에게 보다 많은 질문을 던졌다. 물론 이세돌 9단이 실질적인 '세계 1인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 이세돌에게
- 씨에허와의 성적이 좋지 않다. 왜인가? 결승 이전에 어떤 준비를 했나?
"씨에허와의 대결에선 전혀 좋은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었다. 씨에허의 최근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반면 나는 최근 대국 때마다 줄곧 착각을 범하곤 했다. 현재 유일한 방법은 전심전력을 다해 대국에 임하는 것 뿐이다."
- 착각이라니? 착각은 노장 기사들의 특허 아닌가베?
"착각 나이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휴직전엔 현재보다 착각이 좀 더 적었긴 하지만 말이다. 휴직은 내게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같이 안겨줬다. 좋은 점은 내가 바둑에 휴직 이전보다 더 몰두할 수 있게 된 것이고, 나쁜 점은 착각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착각이 많아진 것과 휴직이 필연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 구리와 씨에허는 어떤 점이 다른가?
"나와 구리의 기풍은 비슷하다. 그러나 씨에허의 기풍은 완전히 상반된 감각이다. 나한테는 상극(아주 귀찮고 까다로운)의 상대인 셈이다. 이번 결승은 구리와의 대전보다 훨씬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나와 씨에허의 이번 결승대결은 5:5의 승부다. 그러나 내가 정상적으로 생각해 볼때 내가 '4'고 씨에허가 (이길 확률이) 6이다. (但谢赫的棋风完全是相反的感觉。对我来说这是很“讨厌”的一个对手，这次决赛是比对古力还要艰难的胜负)
●○.. 씨에허에게
- 이세돌과 역대전적이 매우 좋다. 이번 대결을 어떻게 치를 셈인가?
"난 이세돌과의 성적이 좋았다고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용상에 있어선 더욱 그렇다. 게다가 이런 번기 승부는 이번이 첫 번째다. 그래서 난 좋은 내용의 바둑을 충분히 둘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 기분은 어떤가?
"이전 가장 좋은 세계대회 성적은 '4강'이었다. 내일 생애 처음으로 결승무대에 선다. 좋은 바둑을 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바둑에서 승부는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바둑의 큰 매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난 승부가 바둑의 전부는 아니라고 느낀다."
개막 연회의 사회를 맡은 미녀 프로기사 쉬잉이 방글방글 웃고 있던 이세돌에게 충칭의 인상은 어떤가 물었다. 이세돌은 "매번 충칭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춘란배 결승이 충칭에서 열려 기쁘다."
-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가?
"난 매운 거를 되게 좋아한다. 그래선지 중국음식인 훠궈를 좋아하게 됐다. "
- 이렇게 훠궈를 들면서 아름답기 그지없는 미녀를 만나다니
"(후후 웃으며) 그러게 집사람이 날 이해해줘야 할텐데"
이세돌은 연회장에서 아이폰을 꺼내 '오로바둑 어플'로 추정되는 바둑 프로그램을 실행해 바둑을 관전하기도 했다. 이 9단은 지난 4월 막을 내린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는 등 현재까지 35차례(세계기전 14회, 국내기전 21회) 우승기록을 보유 중이지만, 유독 씨에허 7단에게만은 1승 4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99년부터 시작한 춘란배는 중국 가전업체인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중국 유일의 세계대회로 그동안 한국이 4회, 중국이 2회, 일본이 1회 우승을 차지했었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며 우승상금은 15만 달러(한화 약 1억 7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다.
결승대국은 사이버오로 야후바둑 대국실을 통해 해설생중계한다. 27일 결승1국(오전 10시 30분)은 김주호 9단이 29일 결승2국은 진시영 4단이 해설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