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초상부동산배 한중대항전의 우승컵은 중국에게 돌아갔다. 2회전이 열린 3월 7일 당일, 시상식이 열렸다. 원래 모든 대회는 승자에게 할 말이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초상부동산배는 더군다나 중국 대회다.
중국 주최의 세계대회가 드문 탓이었는지 중국 선수들과 관계자는 대회주최사인 초상부동산에 대한 감사인사를 특별히 더 강조하곤 했다. 대회가 1회성 행사로 멈추지않고 지속하는 것이 중국바둑계에는 보다 더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대회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선수는 한국의 최철한과 중국의 콩지에다. 한국의 최철한은 작년 연말부터 타이틀을 하나씩 추가해 나가며 가장 바쁘신 몸이 된지 오래다. 이번 대회에서도 2승을 거둬 국내는 물론 세계대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확실히 했다. 중국의 콩지에에겐 이번 대회가 소중했다. 콩지에는 최근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으나 이번 대회에서 2승을 추가하면서 이를 추스리는 분위기다.
중국은 첫 회전에서 2-3으로 뒤쳐졌으나 마지막회전서 총점을 합산해 이겼다. 이 과정을 계속 지켜본 중국 바둑계의 원로 녜웨이핑은 너무나 기뻐했다.
녜웨이핑은 "먼저 중국팀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또 한국팀의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오늘의 대국은 정말 멋졌다. 한국 선수들은 많은 판이 불리했지만 최후까지 맹렬히 달려들었다. 우리는 정말 스릴넘치게 봤다. 마지막으로 특히 주최사인 초상부동산에 감사드린다. 이러한 대회가 앞으로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주장 구리, 두번 다 졌지만 중국팀은 승리했다. 2회전 시작전, 자신이 승리해 우승상금을 받겠다고 각오를 밝혔으나 다른 사람들의 승리로 같이 상금을 받게됐다. 뭔가 쑥쓰러움이 묻어난다.
중국팀 주장 구리는 마지막 7일의 주장전에서도 졌다. 중국팀에겐 다행히도, 그간 최악의 슬럼프였던 콩지에가 굳세게 버텼다. 허영호의 막판 추격은 거셌지만 콩지에가 잘 막아 중국의 6-4 승리를 극적으로 완성했다. 콩지에가 졌다면 5:5 동률이 됐겠지만 주장전을 구리가 졌으므로 한국이 우승할 수 있었다.
구리는 주장전에 져서 쑥스런 입장이었지만 꽤 세련되고 당당한 소감을 밝혔다. 구리는 "먼저 초상부동산에 감사한다. 오늘 우리가 이겼지만, 나 개인으로는 작은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 본래 대국 시작전엔 자신 만만했고, 그럼으로써 나 스스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긍정했으나 나의 성적은 뜻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팀 친구들에게 먼저 감사를 해야겠다. 그대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승리도 없었다. 다음 대회에도 우리 팀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국에 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2패를 당했지만 주장으로서의 우승팀(!) 소감을 말했다.
대회전만해도 1승 10패를 달리던 콩지에는 당연히 고무되어 있었다. 콩지에는 "(내 승리가 중국팀의 우승 결정국인 것을 알고) 당연히 엄청나게 기뻤다. 이번 대회에서 2승을 할 수 있으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최근 성적은 '맙소사'였다. 1승 10패로 내 프로생애에서 최악이었다. 중국팀은 최근 아시안게임, 농심신라면배 등의 단체전에서 많이 패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심했다. 사실 난 이 대회 1회전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도 없었다. 나를 신임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내 스스로는 이번 기회를 정말 귀중히 여기고 있다. 첫 번째 대결이었던 박영훈과의 대국에서 전력을 다했고, 그럼으로써 한 판의 완승을 거둘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이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 졌다. 특히 최철한 9단이 주장전을 승리한 만큼, 한국 팬들은 선수들 중 누구 하나가 1승만 더 챙겨주면하고 바랐지만 그런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팀 주장 최철한은 "먼저 이 대회주최를 위해 노력하신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 결과는 우리가 졌다. 그러나 전체 모든 대국의 과정을 보면 정말이지 격렬했다. 이런 대회가 앞으로도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준우승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