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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디션 난조 이세돌 9단, 무서운 집중력으로 승리를 획득

이세돌과 허영호, 큰 대회에 더욱 강한 한국바둑의 투톱이다.

이세돌과 허영호가 제8회 춘란배에 불을 질렀다. 12월 14일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오청원 회관에서 열린 제8회 춘란배 8강전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과 허영호 8단이 중국의 왕시 9단과 콩지에 9단을 물리쳐 나란히 4강에 들었다.

특히 허영호의 4강진출은 의미가 컸다. 지난 주 금요일까지 치렀던 삼성화재배 결승전 패배의 큰 충격을 안고 참가한 대회라 영향이 있을 법 했으나, 1인자 콩지에를 상대로 막판 투혼을 발휘해 248수만에 승리를 얻었다.

최근 이리 깨지고, 저리 깨지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세돌은 세계대회를 맞아 다시 살아났다. 이세돌은 아시안게임 단체전 패배(3패), 국수전 4강패배, 한국리그 패배 등 연패를 당해 13일 전야제에서 '컨디션은 나쁘다'고 스스로 밝히기까지 했다.

이세돌의 무기는 '집중력'이다. 14일 왕시와의 대결서 초반난조에 빠져 일찌감치 판을 그르쳤던 이세돌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차이를 따라붙어 오히려 대국 후반에는 말 그대로 '널널한' 여유를 부릴 정도가 됐다. 견디지 못한 왕시가 248수만에 돌을 던져 이세돌의 4강진출이 확정됐다. 이세돌로선 '승리는 집중력에 달려있다'고 한 13일 전야제의 말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한편 일본대표로 참가한 조치훈 9단은 투혼을 발휘했으나 방심이라곤 털끝만큼도 찾을 수 없는 중국의 씨에허에게 길을 막혔다. 조치훈 9단은 이 대회 선수중 최고령자로, 16강서 중국의 강자 치우쥔을 이기고 8강에 들어 한중일의 바둑팬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

중국기사들간의 대국이었던 '구씨 대결', 구리와 구링이의 8강전은 구링이의 승리로 끝났다. 빠른 착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판을 그르친 구리는 선선하게 동생 구씨에게 4강 선물을 안겼다. 구리는 지난주에 허영호 8단을 상대로 올해 삼성화재배 결승을 2-1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었다.

대회 본선 참가자중 최연소인 구링이는 이번이 생애 첫 세계대회 본선 진출이다. 참가하자마자, 단번에 4강이라는 기세를 탄 것, 구링이는 16강서 이창호 9단을 이겨 이름을 널리 알렸다.

16일 4강 대진
이세돌 9단 - 구링이(中)
허영호 8단 - 씨에허(中)

추첨을 통한 4강대진에서 이세돌은 천적인 중국의 씨에허를 피했다. 이세돌은 올해 농심신라면배에서 첫 주자로 나와 당당히 '10연승'을 외쳤지만, 중국의 씨에헤에게 제3국에서 패해 다소간 체면을 구긴 바 있었다. 4강대진은 한국이 모두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모두 올라갈 가능성도 커 보인다.

이세돌과 허영호는 올해 상반기에 열린 춘란배 1회전과 2회전에서, 한국의 상위랭커들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실 때, 유이(二)하게 승리를 거둬 8강에 들어 자연스럽게 '투톱'을 형성하게 됐다.

4강 대결은 이틀 후인 16일, 한국시간 오전10시 30분부터 푸젠성 오청원 회관에서 열린다. 4강 해설은 특별히 '돌아온 일병' 조한승이 맡는다. 조한승 9단은 이세돌 9단과 입단 동기이기도 하다.

16일 4강 대진
이세돌 9단 - 구링이(中)
허영호 8단 - 씨에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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