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오 9단은 가끔씩 웃으며 목진석 9단과 복기를 나눴다.
불리했던 바둑을 뒤집었으나 아쉽게 졌다. 전날 5연승을 노리던 씨에허 7단을 저지하는 수훈을 세웠던 목진석 9단이 내친 김에 연승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일본의 복병 다카오 신지 9단이 녹록치 않았다.
12월 2일 부산 농심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8국에서 일본 4장 다카오 신지 9단이 한국 3장 목진석 9단에게 188수 끝에 백으로 불계승 하며 일본 첫 승을 거뒀다. 일본으로선 2차전 중반에서야 만난 단비 같은 소식이다.
흑을 든 목진석 9단은 중반, 중앙 대신 하변을 중시하다가 중앙 대마가 잡히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지만 상변에서 쉴새없는 흔들기를 펼쳤다. 다카오 신지 9단은 흥분했는지 강수로 맞서다 상변 백이 잡히는 모양이 됐다. 하지만 한수늘어진패를 발견해 내면서 희망을 이어갔다.
다카오 9단은 패 공방에서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목 9단은 패를 해소하며 상변 백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패의 대가로 좌변을 연타 당해 전체적으로는 불리해졌다. 목 9단은 바꿔치기까지 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집 차이는 점점 벌어졌고 결국 돌을 거뒀다.
지난 21회 후지쯔배 24강전에서 다카오 9단을 상대로 1패를 기록하던 목 9단은 상대전적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은 현재 다카오 신지 9단과 유키 사토시 9단 2명이 남은 상황. 한국도 최철한 9단과 이창호 9단 2명만이 남았고, 중국은 퉈자시 3단, 저우루이양 5단, 콩지에 9단까지 3명이 남아 가장 여유 있다.
다음 날인 3일 9국은 일-중전이다. 다카오 신지 9단이 2연승에 도전하며 중국에서는 퉈지아시 3단의 출전이 거의 확정적이다. 이 대국은 사이버오로ㆍ야후바둑 대국실에서 김주호 9단의 해설과 함께 생중계 될 예정이다. 주요 장면은 속보로 전한다.
인터뷰/ 일본 첫 승의 주인공 다카오 신지 9단
- 그간 일본은 단 1승도 못 올리고 있었다. 일본 첫 승을 일군 소감은?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농심신라면배 때문에 한국에 오면서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출전하는 이상 이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기게 됐다.”
- 오늘 바둑을 총평하자면?
“초반엔 내가 기분 좋은 흐름이었다. 상변(흑 중심으로 볼 때)에서 어려워졌다. 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잘 풀려 이길 수 있었다.”
- 다카오 9단은 거의 해마다 2차전이 있는 부산에 온다. 이곳 부산의 느낌은 대국 장소로서 어떤가?
“온천을 좋아하는데, 부산에 온천이 있어 좋다. 매년 여기 오는 게 기다려질 정도다. 그러나 최근 내 성적이 좋지 못해 내년에는 나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고 싶다.”
- 내일 중국의 퉈지아시 3단의 출전이 유력하다. 어떤 각오인가?
“퉈지아시 3단이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주 강한 상대다. 그런 만큼 도전한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오늘 한국에 이겨서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서 중국에도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는 한ㆍ중ㆍ일 국가대표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2억원. 제한시간은 각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