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쑤저우(蘇州)의 신라호텔에서 벌어진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32강전 둘째 날 경기에서 한국이 쾌조의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이세돌 9단을 비롯해 원성진 9단, 박정환 8단, 허영호‧김지석 7단, 한상훈 5단 등 6명이 16강에 안착하는 등 11승 6패의 성적을 거뒀다. 중국은 왕레이 6단, 일본은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이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이세돌 9단은 전기 챔피언인 중국의 콩지에 9단에게 22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지난 7월 후지쯔배 결승에서 당한 패배를 되갚았다. 이9단은 콩9단과의 통산전적에서도 7승 4패(중국리그 포함하면 14승 4패)로 한발 앞서가게 됐다.
허영호 7단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중국의 구리 9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편 첫날 대국에서 패한 이창호 9단은 중국의 창하오 9단을 꺾고 기사회생했다. 이9단은 첫날 패점을 안겼던 탄샤오 5단과 내일 다시 맞붙어 설욕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민상연 아마5단이 일본의 하네 나오키 9단을 물리치며 한국 아마의 매운맛을 보여줬고 유창혁‧박영훈‧최철한 9단, 박진솔 4단, 강유택 3단, 박지연 2단이 1승 1패로 최종일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서능욱‧양재호 9단과 김혜민 6단은 2패로 탈락했다.
더블일리미네이션 토너먼트로 방식으로 진행되는 삼성화재배는 두 번 패하면 탈락하지만, 한 번을 지더라도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16강에 진출한다.
▲2회전 결과와 3회전 대진표
한국방송공사(KBS)와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의 총상금 규모는 6억 6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2억원, 준우승상금은 7000만원이다. 본선32강전 최종전은 9월 10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사이버오로는 32강 3회전 8판을 모두 생중계한다. 이 중 이창호 9단과 탄샤오 5단의 리턴매치는 사해혈랑 7단★이 해설한다.
▲창하오 잡고 3회전 진출한 이창호 9단
▲오늘 대국에서 승리한 박정환, 강유택, 박진솔이 모여 대국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모두 탈락하고 야마시타 게이고만이 16강 진출하면서 유일한 희망으로 남았다.
올드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서능욱 9단은 "어제의 장고시험은 실패였다. 너무 오랜만에 초읽기를 하니 수읽기가 안됐다"며 오늘은 본연의 페이스로 둘 것임을 밝혔다. 속기의 달인 서능욱 9단과 젊은기사 중에서 속기로 유명한 박진솔 4단의 대결은 가장 빨리 끝났다.
이 대국은 박진솔 4단이 서능욱 9단에게 182수 끝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박진솔 4단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가장 빠르게 대국을 마치며 젊은 속기왕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어서 김지석 7단이 박지연 2단에게 불계승을 거두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박지연 2단은 김헤민 6단과 퉈지아시 3단의 승자와 내일 대국하게 된다.
이세돌 9단은 어제 첫 대국을 마치고 검토실에 들러 콩지에와 펑첸의 1회전을 집중검토하며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세돌 9단은 콩지에가 역전 반집승을 거두자 "중반까지 펑첸이 유리했는데, 패를 하며 뭔가 이상하게 됐다."고 평했다.
1승만 더 거두면 16강 진출하는 길목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콩지에를 만난 것이 약간은 부담스러운 표정이었지만, 현지에서의 컨디션은 매우 좋아보였다.
4:54 한상훈 2승으로 16강 진출
한상훈 5단이 탄샤오5단에게도 승리해 16강행을 확정지었다. 강유택 3단도 양재호 9단에 승리하여 부활의 불씨를 지폈다. 서능욱 9단과 양재호 9단등 시니어기사들은 모두 2패로 본선탈락했다. 여류기사 김혜민 6단도 퉈지아시에 패해 16강행에 실패했다.
16강행을 결정지은 이세돌 9단은 내일 바로 한국으로 귀국한다.
▲2승으로 16강행을 확정지은 8명의 프로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