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찾은 날은 햇살이 작렬했다

 요즘 주말이면 무턱대고 전시회를 찾는다.

 3살짜리 애기가 전시회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기 좋다.

 사실 3살짜리 애기를 데리고 다닐만한 곳이 잘 없다.

 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기가 힘들기때문이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전시회다. 의외로 전시회에 가면 사람들이 많이 없다.

 그리고 오전 일찍 가면 더 없다. 그래서 주말 부시시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주말이면은 행색이 거의 노숙자 수준이다.

 직장인이 다 그렇듯이 아침마다 말끔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침마다 면도하고 머리감고 샤워를 한다. 물론 옷도 늘 다려입고...

 나는 성격상 그런 것이 맞지 않나보다.

 그래서 삶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주말이면 처참한 꼴로 지낸다.

 일단 머리는 감지 않는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는 모습이된다.

 그리고 오전에 낮잠 한번 더 자고 일어나면 많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 된다.

 그리고 면도. 당연히 안한다.

 그리고 옷은 대충 체육복으로 입는다. 겨울에는 생활한복 입는다.

 그리고 신발은 구두.

 운동화나 샌달이 그나마 어울리겠지만 눈에 안보이면 구두 신는다.

 이렇게 애기 데리고 아파트 놀이터가면 애기 엄마들이 멀리한다.

 하여간 주말에 이른 몰골이다.

 대충 이정도보다 조금 나은 복장으로 전시회를 찾았다

 설렁설렁 전시회를 보고 마지막 방에 들어갔을때

 이 작품이 빛을 뿜어내고 있더군요.

 바로 눈에 들어왔으니 말입니다.

 이리보아도 저리 보아도 참 신기하더군요.

 바둑판을 저렇게 만들다니 말입니다.

 기존의 바둑판에서 모자라는 부분을 모두 채운 느낌이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예술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다보니 만질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 형태는 첫번째 사진의 형태였거든요.

 제목에는 바둑, 장기, 윷판이라고 적혀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이 바둑판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날따라 휴대폰의 폰카도 애기가 가지고 노는 디카도 없었습니다.

 혹시, 도록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 데스크에 문의했지만

 도록은 있지만 판매용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작가인 "신영숙님"의 휴대폰만 메모해서 온 것입니다.

 원래 전시회 가면 조용히 투명인간처럼 갔다가오고

 데스크가 있으면 반대방향으로 피해서 가곤했는데

 필요한 일이 생기니 조금 뻔뻔해지더군요.

 그래서 작가님에서 전화로 부탁드려서 사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여드립니다.

 가지고 싶은 생각들지 않습니까? 

   (신영숙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