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 되면 잔디와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어찌나 그리 잘 자라는지 매주 진디깍는 기계로 쉬지 않고 깍아도 2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뿐만아니라 일주일만 내버려두어도  꽃을 심어논 자그만한 가든에 잡풀이 무성하게 납니다.

그런데 잡풀중에서도 제가 제일 싫어하는 놈들이 둘 있는데, 하나는 포이즌 아이비 (poison ivy) 라는 독풀이고, 하나는 잎사귀고 줄기고 어디든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있는 가시풀 입니다.

잎파리 뒤에도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서 이놈을 뽑아내려면 목장갑 끼고 뽑아도 가시가 손가락을 콕콕 찌릅니다.

포이즌 아이비는 잘못 만졌다가는 두드래기 처럼 피부가 우들두들 해지면서 매우 간지럽고 고통스럽습니다. 한번 걸리면 최소한 2주는 고생합니다.

이둘의 공통점은 나를 아프게 한다는 겁니다...

내자신을 돌아봅니다... 나는 가든의 독초인가 아니면 아름다움과 기쁨과 향을 선물해주는 꽃인가...

독초반, 꽃반...이게 솔직한 심정이네요...

참 이상합니다... 심지도 않았는데 잡풀들은 어디서 오는지... 또 왜그리도 왕성하게 잘 자라는지...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풀을 뽑고 있었는데 문뜩 내마음도 정원같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보니, 내마음속에 내가 심지도 않은  날카로운가시, 불평, 시기 들이 독초 처럼 자라고 있더군요.

그래서 요즘엔 풀을 뽑을때 마다 제 마음의 정원도 한번 들여다 보고 잡풀과 독초들을 뽑아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고만말 하고 그대신 우리집의  자그마한 정원을 보여 드릴께요....

(오늘 아침 대창에서 고래반찬님이 술향기는 너무 말이 많다고 핀잔 주시더군요 ㅠㅠ  그래서 말을 좀 줄입니다...)

  앞마당의 나무 주위를 돌로 둘러 쌓고 만든 자그마한 앞뜰 꽃밭

나무통 가든 ^^

우체통 가든 ^^

공중에 걸려있는 공중가든 (그유명한 Hanging Garden) ^^

큰아들과 함께 3주간 고생끝에 만든 <기찻길 가든>.  왜 기찻길 가든이냐구요?

가든을 둘러싸고 있는 벽이 바로  오래된 철도 침목 이기 때문 입니다.
침목 하나가 100 kg 이상 나가는것 같더라구요... 얼마나 무겁던지...

늦봄에 자그마한 꽃을 서너개 심었는데 가든 전체로 퍼져 나가  거의 절반을 덮었군요...

옆집에 Pete 라는 친구가 사는데,  우리나라 꽃이 무궁화인지 어떻게 알고 우리가 이사온 그다음해에 담장사이로 무궁화나무를 쭈욱 심어놓았네요.

무궁화는 정말 꽃을 오래 피웁니다...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올해는 고추농사가 참 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고추와 멕시코 고추 두종류를 심었죠. 
역쉬 작은 고추가 맵더군요..  할레삐뇨 라는 멕시코산 고추, 정말 매워요 ㅠㅠ
우리나라 고추는 약간 매운듯 하면서 향도 좋고 맛도 매우 좋습니다 ^^

상추 깻잎과  함께 매일 고추를 5개 정도씩 먹는데 고추에는 비타민 C 가  많아 감기예방에도 좋다고...

작년에 심은 깻잎... 올해는 심지도 않았는데 깨씨앗이 퍼지면서 무지하게 많이 났네요...

올여름 토마토도 많이 먹었습니다...  약을 전혀 않쓰니까 닦을필요 없이 그냥 따서 먹습니다..

상긋하고 즐겁고 아름다운 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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