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미개지인 미국에서 매년 US Go Congress 라고 하는 바둑 잔치가 열리는데

올해로 벌써 25년이 되었다고한다.

미국에 살고있지만 미국바둑 소식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요번 바둑잔치가 집에서

몇시간 거리인 와싱톤 디씨에서 열리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영바모 님이 한번 참석해 보라고 귀띔을 해주어서 짬을 내어 가보기로 했다.

 

 

올해는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렸는데 미국의 수도인 와싱톤 디씨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있는

아담한 대학교였다.  여름방학 동안 캠퍼스가 비기 때문에 일반 단체들이 학교 시설을

빌려 이런 대회를 열기가 쉽다고 한다.

학교에 기숙사가 있어서 대회기간동안 숙식도 간단히 해결이 된다.

 

집에서 가깝다고는 해도 차로 부지런히 3시간은 달려야 하는 거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떠나려는데 아내와 아이들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한다. 

잉, 바둑대회에?   웬인일가 하고 물어 보았더니, 

바둑 대회장 근처에 타이센스 코너 라고 하는 미국에서 몇손가락 안에 드는 큰 백화점이 있는데

자기와 아이들은 거기에 내려주고 나는  바둑대회에 가서 재미있게 놀고 오란다... ㅠㅠ

 

시원한 여름 빗줄기속을 달리면서 안드레아 보첼리와 셀린 디온 이 함게 부른

기도 "The Prayer" 라는 노래가 하도 좋아 계속  반복해 들으며 올라갔다.

모든 악기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역시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노래를 여기에 올리수 있으면 금상 천화 이련만...컴맹이라서...)

 < 바둑 대회가 열리고 있는 조지 메이슨 대학의 존슨 센터>

8월 1일 부터 8월 9일 까지 장장 9일간 열리는 요번 대회에는 영국, 캐나다, 시애틀등

미국 전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600여명의 바둑 팬들이 참가 했다고 한다. 

가서 보니 바둑 대회라고 하기 보다는 "바둑 축제" 라는 말이 더 어울릴듯 했다.

"아... 정말 바둑을 사랑하는 순수한 아마추어들이 모여서 바둑 축제를 벌이고 있구나.."

 <남녀노소뿐 아니라 흑 백 노란색 그야말로 지구촌의 모두가 다함께 어울린 바둑축제>

대회장에 도착해 보니 명지대학 바둑학과를 소개하는 테이블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다.

이향미 (아마5단), 김채림 (아마 7단) 두분다 명지대 학생인데 자비로 참석해

학교 홍보도 하고 대회 진행도 돕고 있다고 한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매년 여름방학마다 명지대 학생들을 초청해

이곳에서 초중고 학생 들을 대상으로한 바둑 크리닉을 열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해적 분장을 하고 참석자들을 즐겁게 해준 바둑1단의 막강 해적과 함께한

(좌로부터)  김채림, Todd, 술향기, 이향미 >

이향미님의 명찰을 보니 5단 이라고 적혀있었다. 

흠... 술향기 역시 대 오로의 자랑스런 5단이 아니던가...

그래서 술향기가 겁없이 이 선수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흑잡고 정선으로 한판 두자고...


시작은 그럴듯했다.  그러나 결과는 비참했다.

나의 병사들이 두곳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면서 나는 “항복” 의 백기를 들수밖에 없었다. ㅜㅠ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