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전 TV 에서 골프 중계방송을 처음 보고나서
"아니 이런것두 스포츠라고 하나?" 하고 실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 큰 어른들이 자치기 하듯 조그만 공을 막대기로 때려서 조그마한 구멍에 집어넣고는 열광을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게 도데체 뭐가 재미있다고들 그러는지...
그러다가 고등학교때 골프장에서 공을 줏고 청소해주면서 골프를 배웠다.
일을 하고나서 더운 여름날 공을 몇백개 치고 나면 그야말로 파죽이 되곤했다.
"아, 골프도 운동은 운동이구나..."
지난 주에 톰 왓슨이란 할아버지 골프선수가 브리티쉬 오픈에서 3회전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골프계는 발칵뒤집혔고 일반 미디아에서도 큰관심을 가지고 보도를 했다.
마지막날 안타깝게 플레이 오프까지 가서 졌지만 환갑의 노장이 젊은이들에게 뭔가 보여준 멋진 골프 토너멘트였다.
환갑의 나이에 다른 젊은 프로와 동등하게 맞서서 싸우는 톰 왓슨 선수를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문득 조훈현 국수가 떠올랐다.
조국수도 이제 몇년후면 환갑을 맞이하는 할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아직도 젊은 프로들을 상대로 60%의 승률을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할수없다.
조국수도 환갑 잔치 하면서 진짜 국수 타이틀을 거머쥐는 멋진 모습을 볼수있었으면 좋겟다.
그리고보니 골프와 바둑은 비슷한 점이 참 많은것같다.
팀별 시합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혼자 싸우는 스포츠이다.
골프는 18홀 에서, 바둑은 18 칸을 누비며 플레이를 한다.
핸디켑 실력을 숫자로 정확하게 나타낼수있는 몇 안되는 스포츠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 숫자가 낮을수록 좋다 (일반 핸디켑과 급수)
그러나 높은 경지에 다다르면 높은 숫자가 좋아진다. ( 마이너스 점수가 높을수록, 그리고 단수)
경기의 흐름도 비슷하다.
골프의 드라이브 는 바둑의 포석과 과 같으며, 필드 중원에서 펼치는 아이언샷은 중반의 전투, 그리고 그린위에서의 세밀한 퍼팅은 끝내기 에 해당한다.
이창호는 끝내기의 달인으로 십년이상 정상을 지켰는데, 골프역시 끝내기가 매우 중요하다.
Dirve for show, putt for dough 란 말이있는데, 드라이버로 멀리 치면 멋은 있지만 결국 돈을 따려면 퍼팅을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것 같다.
250 m 를 치나 25 cm 를 치나 똑같이 한 스트롴이니까..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환갑까지도 젊은들과 동등하게 싸워 이길수 있는 몇 않되는 실버 스포츠이기도 하다.
바둑과 골프 두가지 취미만 가지고 있으면 은퇴후 걱정이 없을것 같다.
낮엔 골프치고, 저녁엔 바둑두고... 100살 까지는 재미있게 놀수 있을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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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여현
AKARI
이끼그늘
팔공선달
솔이농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