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심리학자가  '십대의 남자들은 평균적으로 5분 마다 한번씩 섹스를 생각한다' 고 말했는데,
나는 거짓말인것 같다... 그럼 나머지 4분50초 동안은 틴에이져 들이 섹스이외의 무엇을 생각한다는 말인가?

십대와 이십대의 왕성한 혈기때 나를 괴롭히는것 세가지가 있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불쑥 떠오르는 섹스 생각과, 가끔씩 치밀어오는 분노, 그리고 정직하자고 마음 먹었으나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거짓말...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섹스생각은 십대의 5분에서 20대의 5시간으로 생각의 횟수가 줄더니 30대가 되자 5일, 이제 50을 바라보면서는 5주가 지나도 생각조차 잘 떠오르지 않고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육신이 쇠약해 가면서 적어도 나를 괴롭히던 한가지는 해결이 되어가는듯 하다....

그런데 분노와 거짓말은 나이가 들어도 잘 수그러들지를 않는다.

요번 가족여행을 떠나기전 아내와 대판 싸우고 떠났다.  그래서 바하마에 가서도 남자, 여자 방을 갈라서 썼다.
무슨 이유로 타툼이 시작되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하여튼 아무것도 아닌 시시콜콜한 일로 싸웠는데 떠나는날 차에서 까지 언성이 좀 높아지자 대학 졸업반의 큰딸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얘들앞에서 이젠 좀 고만하라고 우리둘을 타이른다.  쪽팔려서 더이상 말을 못하고 여행 내내 침묵으로 나의 분노를 표현했다.

다음날 아내왈 - "젊어서는 당신 화내는거 다 받아주었지만 이젠 더 못하겠어요.  이젠 당신이 조금만 화내도 옛날것 까지 다 생각이나고 올라와서 견딜수가없어요."

쇼크다 쇼크. 이 우얄꼬...   불같은 성격의 남편과 살면서 여린 아내의 마음이 다 문들어 졌나보다. 
결혼 초기에 비하면 요즘엔 화내는것도 아니지만 이젠 약간만 언성이 높아져도 아내는 "분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내딴에는 이만하면 화를 많이 다스렸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는데...오호라 통재로구나...

여행다녀와 지난 일주일 내내 한구석에서 나의 마음을 괴롭힌것  또한가지는 "거짓말" 이다.

발단은 스쿠버 다이빙 리더였던 레이 란 친구가 선물한 커다란 소라껍질 때문이었다.
공항을 나오는데 검색대에서 소라가 있냐고 물어보길래 무심코 없다고 했다.  살아있는 생물은 반입이 않되는것을 알고 있었기에 산 소라나 조개를 말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기념품으로 산 소라 껍질같은것도 없냐고 또 물어본다. 

짐 가방에는 머리통만한 소라 껍질이 있었지만 한번 "노" 하고 나서 그랬는지 계속 "No, No" 로 일관했다.   검색대의 세관업무를 보는녀석이 내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씨익 웃는다.
'내가 엑스레이 보고 다아는데 왜 거짓말 하냐'  라는 표정이었다.  아 얼마나 난감하던지...
그래도 가방 열어보라는 말은 않하고 그냥 통과 시켜주었다.

아이들넷 과 아내가 내옆에서 아빠가 거짓말 하고 있는것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당시는 미쳐 생각을 못했는데, 집에와서 소라를 꺼내면서 검색대의 장면이 떠올라 얼마나 쪽팔리던지...

그까짓 소라껍질 하나로... 그때 당당히 소라껍질 있다고 이야기 했어야 했는데...

앞으로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말고 정직하게 살라는 말을 어떻게 할수 있을지...

오십평생 살면서 분노와 거짓말 하나 다스리지 못했으니 나의 인생은 진정 도루묵 인생이 아니었는지...

 씁쓸한 마음,  오늘밤엔 도루묵 자반울 안주삼아 막걸리나 한잔 걸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