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가집 대문앞에서 그런대로 폼을 잡는 별天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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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갓집에 간다.
아내와 아이들 둘 함께 간다.
구름도 없이 맑은 날 , 이 설레는 것 같은 기분은 뭘까
아버지가 종가 대장손이기에 설이나 명절은
대부분 그렇듯 친가에서 지낸다.
게다가 남쪽으로 350km나 가야하는 처가집이기에
더욱 가기 힘들다.
' 처가집과 해우소는 멀어야 좋다 ' 고
누가 그랬는지 모르나 난 이 말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차는 막히고
휴계소까지 몰려다니는 인파는 또다른 스트레스다.
부모님이 자녀집으로 놀라오는 역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풍습은 역시 풍습이다.
장모님께 드릴 약간의 돈과 간단한 선물을 가지고 간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들을 가로질러 간다.
어릴적 누나 손을 잡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자갈길을
버스타고 덜컹거리며 차멀미하며
한참이나 찾아간 외할머니 댁은 ,, 넓직한 마당
건너편으로 개울이 있고 뒷편엔 높은 산이 있는
한 스무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그림같은 곳이었다.
외할머니가 쪄준 고구마를 손에 든체 잠들면
오랫만에 만난 가족끼리 잠결에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는데 ,, ,
어슴프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쯤
산비탈 쪽 대나무 숲 사이로 붉은색 지붕이 보였다.
그곳이 처가집이다.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 아내는
온동내 떠나갈 듯 귀청째지는 목소리로 외치겠지
" 엄마 나 왔어 ! " , " 엄마 " , " 엄마 ! " ~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 나는
장모님이 차려주실 저녁상을 떠올렸다
' 윤기가 흐르는 쌀밥 ' , ' 고기가 듬성듬성 들어간 미역국 '
' 홍어삮인 도라지 무침 ' , ' 김 ' , ' 토하젓 ' , ' 꼬막 찜 '
' 조기구이 ' , ' 고사리무침 ' , ' 싱건지 ' , ' 김치 ' , 그리고
' 참기름이 들어간 무채찜 ' , ' 계란말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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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당근돼지
홍선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