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산모퉁이를 돌아 섯을때다.

등성이 위쪽에 두 남녀가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내가 다가가니 그 여자분이 물어왔다. " 아저씨 "

" 저기 산 꼭대기에 보이는 것이 소나무죠 ? "

" 아니 저게 안테나 아닙니까. "

이번엔 남편인듯한 남자분이 물었다.

난 등성이 넘어 산 꼭대기를 쳐다 봤다. (아 ! 이럴때

시력이 좀 좋았으면 좋을텐데 0.4에 0.8인 시력이 보일리가 없다)

" 아 ! 저도 확실히 보이지가 않네요 ,, 저기 뒤에 오는 분에게 한번 물어 보시죠. " 

지나쳐 가면서도 그 부부가 ' 소나무다 , 아니다 안테나다 ' 하며 다투는 소리가

뒤쪽에서 계속 들려왔다. 산을 올라 가면서도

자꾸 신경이 쓰이면서,,  나도 그게 도대체 뭘까 란 의문에 자꾸 산꼭대기를 쳐다 봤으나 

알수가 없었다.

(만약 소나무라면 높은 곳에 잇으니까 바람에 좀 휘어져야 하는데

저건 꼿꼿하다. 그렇다고 안테나 이기엔 위쪽에 거무스레한 나뭇가지 같은 것이 있다)

저런 사소한 것 , 그냥 누가 그러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하면 될것을 ,,

꼭 자기가 생각한 것을 맞다고 이기려 하고 확인하려 한다면,,

답이 나왔을 때 한사람은 자존심이 엄청 구겨져야 할게 아닌가

나는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저 부부가 특이하거나 대단하지만  내 주변 , 내가 아는 사람들 중 ,, 아니

나의 경우는 어떤가 ,,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도 아니라고 얘기할 처지가 아니었다.

갑자기 바둑의 ' 축 ' 이 생각났다.

축머리를 쓰고 축을 뻗어 나간다. 상대는 한참을 읽더니 축을 몬다.

어 ! 이건 아닌데 ,, 다시 읽어 본다. 또 읽어 봐도 분명 축인데 하며 또 뻗는다.

그러자 상대도 멈칫 하더니 수를 읽는다. 상대편도 확실한지 또 몬다.

축은 계속 커지고 있다. 답은 분명히 있겠지만 ,,

누군가 한사람은 져야하고 그 파장은 파국까지 각오해야 한다.

이쪽 능선의 꼭대기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다.

" 저 산꼭대기에 있는게 소나무예요 , 아니면 안테나예요 "

한참 있더니 어느 나이가 드신 아저씨가 확실한 어죠로 대답한다.

" 아 ! 저거요 , 저건 산불 감시용 감시탑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