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삼대 명절을 꼽으라고 하면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 또 예수가 죽었다 다시살아난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 그리고 엊그제 목요일이었던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 일것이다.

감사절의 유래는1620년에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에 도착한 청교도들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항해도중 많은 사람이 죽었고 또 첫해 겨울 추위와 질병 기아 때문에 102명중에서 절반가량이 사망했다.  그 극심한 어려움 가운데서 그들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듬해 미국에 살고있던 원주민 인디언 들의 도움을 받아 옥수수, 콩, 보리 등을 재배해서 좋은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그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매사소이트 인디언 추장을 포함한 91명의 원주민을 손님으로 초대해서 같이 식사를 하고 3일 동안 축제를 벌였는데 훗날 이것이 미국의 한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극한 어려움 가운데서구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또 자신들을 도와준 인디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해 음식을 나누었는데 그것이 훗날 추수감사절 이라는 명절이 되었다. 

추수감사절에는 가족뿐아니라 가까운 친지들이 모여 칠면조와 햄 그리고 단호박 파이 (펌킨파이) 를 먹는데  추수감사절날 하루에 미국에서만 수백만 마리의  칠면조가 오븐에 구워져서 식탁에 오른다.

동부 시골로 이사온 첫해에는  아는사람이 아무도 없어 초대해 주는사람도 없었다.  아내와 나는 전혀 경험이 없던 일을 새로 시작 하면서 극도로 피곤하고 치쳐있었기에 집에서 음식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할수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음식점을 찾아 나셨는데 추수감사절날은 거의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닫는다.  한참만에  24시간 문을 여는 허름한 식당을 겨우 찾아 식구들과 조촐히 감사절 식사를 눈물로 먹은 기억이 난다... 

작년에는 와싱톤 디씨 (Washington DC) 에사는 친구녀석이 우리 가족을 불러줘서 감사절을 같이 보냈다. 그친구의 아버님과 내 아버님도 중학교때부터 절친한 친구였기에 그덕분으로 우리들도  친구가 되었다.  나는 아버님이 돌아가셨기에 친구의 아버님을 내 아버지라 생각하면서 미처 몰랐던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식사를 함께하며 좋은시간을 가질수있었다.

그래도 올해는 어느정도 안정이 되어 우리도 남을 초대할 만큼 여유를 가질수있게 되었다.  명절날 집에 가지못하는 대학생들과 해군사병들 10 여명을 초대해 같이 식사를 나누었다.  요번에 왔던 해군사병으로 근무하는 한인들은 대체로 부모가이혼해 갈곳이 없어 군에 자원입대했거나 아니면 고아였는데 어려서 미국인 가정에 입양되었던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18세가 되면 대학에 가거나 아니면 스스로 자립하는것을 원칙으로 하기에 갈곳이 없는 청년들은 자원해 군에 입대하기도한다.  군에서는 적어도 먹여주고 입혀주고 또 돈도 어느정도 주니까...

내가사는 이곳은 부산 해운대 처럼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진해 처럼 미국에서 가장큰 해군 기지가 있는곳이다.  그래서 미군과 결혼해 이곳에 정착한 한인여성분들도 많이 있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중에는  그일생을 소설로 써도 기가막힌 스토리가 될정도로 기구한 삶을 사신 분들도 여러분 만났다.

한국에서 어린나이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술집에서 일하다 그나마 재수가 좋아 미군의 아내가 되어 미국에 왔다고한다.  그러나 미국에 와서도 남편의 가족들에게 무시당하고 친구들에게 놀림받아 정신병을 얻은 사람도 있고 자살을 여러번 시도한 사람도있다.

이런 환경가운데서 감사의 조건을 찾기란 쉽지않다...
그래도 감사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을 보면 경외스러운 마음이 든다.
감사하는 마음은 환경을 초월한다.
고난가운데서도 감사할수있는 사람은 신의 마음에 합한 사람들이다...

숨쉴수 있으니 
영롱한 별들과 노을지는 해변을 볼수있으니 감사

손가락을 움직일수있고
내손으로 밥을 떠 먹을수있으니 감사

나와 대화해주는 사람이 있고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감사

음식 맛을 알수있으니
따스한 밥을 차려주는 아내가있으니 감사

생각할수있으니
오묘한 진리를 깨달을수있으니 감사

고난을 허락하시니 감사
그리고 고난을 통해 배움과 깨달음을 주시니 감사

날마다의 삶은 기적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마치게 하시니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