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용 5단은 복싱을 시작한 지 4개월이 되었다. 박영훈 9단과 같이 시작 했지만, 박 9단은 대국 일정이 워낙 빡빡한 관계로 체육관을 자주 찾지 못하고 있다. 최 5단의 권유로 한 달 늦게 시작한 이민진 5단은 복싱이 다이어트에 최고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정말 좋다며-특히 스파링이 재미있단다. 당연하지!!! 맞아만 주는 스파링 파트너가 있으니 그럴 수밖에-복싱예찬론을 늘어놓는다.

예전에 재즈댄스 배울 때도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그들의 운동 시간에 대해 물어 봤다. 보통 4시간  운동하는데, 주에 5일 정도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4시간...?  그 긴 시간을 뭘 하지......?   마라톤 하나......?

아니면, 혹시 체육관에서 바둑이라도 두나?

우선 간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물론 탈의실은 남녀 구분이 되어 있다. 바로 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요가를 한다. 30분 정도.일종의몸 풀기.

다음에 한쪽 구석에 있는 런닝머신으로 40분 뛴다. 걷기 20분, 10km의 속도로 20분 정도 뛴다.

그 후에 복싱하면 생각나는 기본 운동인 로프 스키핑, 즉 줄넘기를 30분 정도 한다. 그 정도의 시간이면 최소 2,000회 줄넘기를 한다고 코치가 자랑한다.

나 같으면 이 시점에서 입에 거품 물고 졸도.

여기까지가 워밍 업, 즉 기본 체력운동이고 본격적인 복싱은 이제 부터다. 생각만 해도 숨이 차오른다.

가장 먼저 미트치기를 3회전(1회전은 3분간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한다. 미트란 소 넓적살같이 생긴 타켓을 반복해 가격하는 운동이다.

그 다음 가장 폼나는 쉐도우 복싱을 5회전 한다. 쉐도우?  왜 있지 않은가... "흠 흠 이것은 절대 코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를 주절거리며 그림자랑 맞짱 뜨는 거.

그리고 다시 샌드백과 맞짱을 5회전 한다. 이때 '짜잔' -빰빠레는 없지만- 등장하는 윤사범.

훅, 훅, 라이트 스트레이트, 가드 올리고 더킹, 원 투 드리 블로, 위빙, 잽, 잽, 타켓 정확히 보고 콤비네이션 블로, 사이드 스텝 그리고 그 후로도 계속... 쭈~~~욱

"헉! 헉! 이거 어떻게 받아 적어"

강한 비바람은 아닐지라도 후두둑거리며 쏟아지는 빗방울처럼 낙하하는 최원용의 땀방울들. 그리고 샌드백 뒤에서 "아직 멀었어. 더 열심히, 더 강하게"를 외치는 미운 시누이 이민진.

마지막 하이라이트, 스파링. 보통 3분 3회전 경기를 한다. 전편에서 밝혔듯이 남자 선수는 방어만 가능한 성차별적인 경기이다. 그리고 더욱 고약한 것은 클린칭은 없다는 것.

두 선수는 이제 거의 녹다운 직전 상태이다. 이렇게 뛰니 살(肉)들인들 살아 남을 수가 있으랴. 마지막 마무리 스트레칭으로 길고 긴 4시간의 대장정은 끝이 났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