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둑을 워낙 좋아하고, 도구에도 관심이 많아, 바둑판과 통을 하나둘 사 모아서 많이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바둑판은 비자나무만 좋아하여, 지금까지 3면을 구입했었는데, 그중 제가 아끼던 5치짜리 바둑판을 양도하고 싶습니다.

이 판은 일본의 Ryusho사가 제작한 것으로서, 재료는 10년 건조한 비자나무이고, 제작 후 12년 정도 지났습니다. 

당시 5치 이상 바둑판을 연간 수백 면 만들었던 Ryusho사에서도, 1년에 몇 개 나올까 말까 할 만큼결점이 없는 征目(곧은 나뭇결) 최고급 바둑판입니다.

나이테가 고르게 치밀하고, 특히 천면(바둑판반면)의 나뭇결이 고르고 반듯한 정도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수많은 바둑판을 봐 왔지만, 반면이 이보다 더 반듯하고 곧은 결은 보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2,000만 엔으로 표시된 바둑판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바둑판의 천면이 그보다 나음)

참고로, Ryusho사는 중국 운남성에서 나오는 비자나무를재료로 썼었는데, 오래전에 중국에서 비자의 벌목, 수출이금지되어, Ryusho사는 당시에 가장 인기있는 메이커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바둑판을 제작하고 있지않습니다.

오동나무 커버, 천 커버까지 다 있습니다.

사진을 한 장 찍어서 첨부로 보내드립니다. 

제가 소장하는 것 중에서 제일 좋은 바둑판을 양도한다면 저로서도 아쉽겠으나, 굳이 양도하는이유는 한국에 들어와 살다보니 부동산값이 많이 올라 목돈이 좀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제게 원가 수준인 1,200만원입니다. 죄송합니다만 그 이하에서 생각하시는 분은 회신을주시지 말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닉네임 : 스노우만
010-8901-7960 (문자를 먼저 주시면 제가 전화하겠습니다)

p.s.

아래는 "바둑판이 오래되면 가치가 더해지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 그때  제가 답변드렸던 내용입니다. 참고가 될까 하여 여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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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이 오래될수록 가치가 더해지느냐.. 의 질문인데요,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 만들고서 시간이 충분히 지나지 않은 바둑판은 단면 부분 또는 전체가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시기는 이미 다 지났음.
나무인 이상, 어느 바둑판이나 10년 20년 지나면서 적어도 조금은 휘는데, 이 시기도 이제 다 지났다고봅니다.

-  Ryusho 는 예외 없이 10년 이상 건조한 재목으로 바둑판을 제작. 나무는 토막을 내면 자꾸 편해지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서 이 바둑판 두께라면15년 정도 지나야 휨(뒤틀림)이 없어져요.

- 이 바둑판은 제작 후 2년 된 것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20년 이상 된 것으로서, 빠져나갈 수분은 다 빠져나갔기 때문에 이제는변형이 없습니다.

- 참고로, 비자나무는 바둑판 재료로 쓰이는 나무 중에서 유분(기름)을 최고로 많이 함유하고 있음.
이 성질로 인해 적당한 경도와 부드러움, 수천 년의 내구성, 미려한 외관과 은은한 향기 등 특성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특이한 경우로서, 약 3천 년 전에 쓰러져서땅 깊이 묻혀있던 비자나무가 발견된 적이 있는데, 그것으로 제작된 바둑판도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가치를 더하려면 아래와 같은 조건도 필요하지요.

1. 옆면의 엄격한 관리 : 바둑판이 대물림될 정도로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간직하려면, 옆면이 생명입니다. 상처가 나도 옆면은 깎을 수가 없으므로.
-> 이 바둑판은 완벽합니다. (천 커버,오동나무 커버, 박스까지 평소에 다 씌운 상태로 보관)

2. 다리의 엄격한 관리 : 다리에 청소기라든가 이것저것 물건이 부딪혀 상처가 나는 경우가있으나, 이 바둑판은 구입 시부터 털실 커버가 씌워 놓아 완벽함. 

3. 나무에 깨진 부분이나 뒤틀림이 없음 :
이 바둑판은 제작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나 이제 나무가 완전히 안정되었는데, 제작 당시의모습과 차이가 없습니다. 

즉, 완전히 건조되는 과정에서 조금은 뒤틀리기마련인데도 눈으로 보아 휜 부분이 없음.
제작 전에 재목의 건조를 충분히 했을수록, 그리고 征目(곧은나뭇결)일수록 잘 휘지 않는데,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있겠습니다(자로 재보면 혹시 있을지 몰라도 재보지는 않았음).

간혹 일부러 건조가 덜 된 바둑판으로 일단 만들어 사용하다가 15~20년쯤 지나 다시 깎아서완벽한 바둑판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바둑판을 양수 받으신 분이 윗면을깎아 새 바둑판으로 만들 수도 있겠으나(워낙 소중히 간직한 것이라서 불필요해 보이지만 굳이 원한다면), 일본제작 바둑판의 특징인 옻줄이 없어지고 먹줄로 대체되는 것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Ryusho 는 옆면도 한 번 정도는 깎을 수 있도록 제작 시에 약간의 여유를 두고 있다고 매입 시에 설명 들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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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와 신비자의 차이.. 에 대한 질문을 받은적이 있어서 게시합니다.

신비자는 북미산 스프루스 (Spruce) 나무로, 비자와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일본의 판매업자들이, 비자가 더 이상 벌목이 금지되어귀해지자 괜히 스프루스를 신비자라고 이름 붙여 팔기 시작한 것인데, 이 때문에 지금껏 많은사람이 현혹되고 있지요. 

스푸르스 나무는 매우 큰 나무이기 때문에 바둑판의 결은 그럴듯하나, 반상에 바둑돌을 둘 때의 감촉이나 바둑판의 내구성(유분 함유량), 향기나 자연스러움이 비자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됩니다. 저도 몇십년 전에 한 번 속아서 써보았는데, 몇 년 지나 수분이 빠지면서 바둑판이 작아지고 표면이 거칠어지더군요.
비자는 몇백 년이 가도 그럴 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