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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상금 40만달러→3억원, ‘신의 한 수’ 될 줄이야
우승상금 40만달러→3억원, ‘신의 한 수’ 될 줄이야
[박치문의 검은 돌 흰 돌]
[언론보도]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2020-08-26 오전 11:31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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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 제1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시상식. 가운데 꽃을 든 두 사람이 유창혁(준우승)과 요다 노리모토(우승). 현재 대회 명칭은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중앙포토]


출처: 중앙일보 [박치문의 검은 돌 흰 돌] 우승상금 40만달러→3억원, ‘신의 한 수’ 될 줄이야
○● [중앙일보] 기사 원문(8월 26일, 경제 7면 ) 보기 ☜ 클릭


■ 96년 출범한 삼성화재배
■ 통합예선 등 국제규범 이끌어
■ 코로나로 올해는 온라인 대국


1996년의 한국은 ‘IMF 사태’가 다가오고 있는 줄 모른 채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었다. 이 해 8월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가 닻을 올렸다. 바둑동아리에서 처음 기획했지만 우승상금은 무려 40만 달러였다. 바둑올림픽이라는 응씨배의 우승상금도 40만 달러지만 그 대회는 4년에 한 번 열린다. 매년 열리는 삼성화재배가 훨씬 크다. 세계 최대의 바둑대회가 시작된 것이다.

한국의 유창혁 9단과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이 격돌한 신라호텔의 결승전은 ‘한일전’에다 ‘80만 달러의 향연’으로 화제 만발이었다. 두 기사는 바로 직전 응씨배 결승에서도 만났고 여기선 유창혁이 승리해 40만 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화재배에선 유창혁이 역전패. 일본 전통의상을 펄럭이며 승리를 낚은 요다는 일본의 영웅이 됐다. 대회는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배는 하마터면 1년 만에 문을 닫을 뻔했다. 이듬해 IMF 사태가 터졌다. 1달러에 900원 정도 하던 환율은 97년 12월엔 1900원을 돌파했다. 40만 달러는 갑자기 7억원이 넘는 큰돈이 됐다. 국가 재난의 엄중한 분위기에서 예산이 크게 펑크나면 대회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데 1회 대회가 끝난 직후 상금은 아주 우연한 일로 40만 달러에서 3억원으로 바뀌었다. 요다에게 상금을 주는 과정에서 달러의 불편함이 노출되자 담당자가 달러를 한국 돈으로 바꾼 것인데 이게 대회를 살렸다. 아슬아슬하게 파국을 면한 것이다.

삼성화재배는 최초의 오픈대회였다. 그런데 바둑은 ‘단(段)’이라는 엄격한 권위가 존재한다. 초단이 9단과 두려면 1차, 2차를 거쳐 3차 예선에 가야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외국기사와 아마추어는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가. 처음엔 2차 예선에 넣었으나 1998년 삼성화재배는 전면 통합예선을 선언했다. 초단에서 9단까지, 아마추어나 외국기사까지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대국하는 제도를 처음 채택했다.

‘자비출전’도 화제였다. 골프나 테니스와 달리 바둑은 주최 측이 참가기사의 항공편은 물론 숙식까지 책임지는 게 관행이었다. 특히 일본기사들은 개인의 스케줄까지 일일이 살펴 줘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오라니!

중국은 아직 가난했고 일본은 콧대가 높았다. 과연 누가 올까. 24명이 왔다. 놀랍게도 그 중엔 일본 최고기사였던 44세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도 있었다. 자존심을 버린 노장의 투혼이 절절했다. 그는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예선에 참가하는 외국기사는 100명을 넘어섰다. 한국기사들과 아마추어들까지 400명 가까이 대회장에 가득 모여 시합을 했다. 대회 때면 왕십리 한국기원 주변의 호텔이나 음식점이 외국기사들로 붐볐다.

요즘 단위를 따지는 사람은 없다. 알아서 비행기 타고 가서 시합하는 것도 상식이 됐다. 그러나 초창기만 해도 통합예선과 자비출전은 오랜 관행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예선 본선 모두 온라인대회로 바뀌었다. 두 달을 연기하며 기회를 봤지만 아쉽게도 삼성화재배의 상징이던 통합예선마저 포기해야 했다. 한국기사들만 참가하는 한국예선이 28일부터 9월 3일까지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본선 티켓은 9장. 중국과 일본, 대만은 알아서 뽑는다.

대국은 노트북으로 한다. 온라인대회라 해도 ‘AI 훈수’ 때문에 집에서 둘 수는 없고 한국기원에 모여서 둔다. 엄격한 예방수칙이 시행되지만 다수가 움직이기에 일말의 불안감을 준다. 만약 누군가 확진자가 나오면 대회는 그 순간 멈출 것이다. 얼마 전 농심배에서 벌어진 박정환 9단의 마우스 소동처럼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20여년간 국제바둑대회의 규범을 이끌어온 삼성화재배가 코로나라는 재난 앞에서 또 한 번 시험대에 섰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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