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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배재고, 2-1로 서울고 제치고 고교동문전 첫 우승
[YES24배] 정용진  2018-01-13 오전 00:25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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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맛에 고교동문전에 참가한다. 11기 YES24배 고교동문전을 석권한 배재고 동문들이 응원가를 힘차게 부르는 모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배재고와 서울고의 결승 최종국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명구가 있을까. 마지막 불계패를 인정하는 순간까지 양팀 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가슴을 졸여야 했고, ‘롤로코스터 승부’의 종착역에서 웃은 건 배재고였다.

1월 12일(금) 오후11시 바둑TV가 방영한 11기 YES24배 고교동문전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결승에 처음 오른 배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서울고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결승3번기 1,2국에서 서로 한판씩 주고받아 단판승부(최종3국)로 우승을 가리게 된 양교의 대결은 당초 김좌기-손봉민 원투펀치 카드를 1,2국에서 모두 소진한 배재고가 불리할 것으로 보였다. 서울고는 대학-고교 동문전을 비롯해 직장대회까지 통틀어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의 에이스 김형균을 1국에서 아껴둔 덕분에 3국에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선수는 두 번만 출전할 수 있는 게 대회규정.)

○● 끝까지 간다! (결승1,2국 현장스케치) ☜ 클릭

그렇지만 팀 구성원들간 실력편차가 있는 동문전 대회에서는 역시 기세가 말을 했다. 그동안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배재고가 ‘다크호스’로 치고올라가 서울고와 맞서자 일찌감치 2:0으로 결승전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흘러나왔고, 결승1국을 서울고가 이기면서 예상대로 싱겁게 끝나는 듯했다. 그렇지만 이때부터가 정작 승부였다. 배수진을 친 배재고가 결승2국(2:2 페어대결)에 팀의 주포 김좌기-손봉민 카드를 한꺼번에 내보내는 모험을 강행해 1:1을 만들었고, 최종전에 나선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라 기적같은 승리를 일구었다. 여기에 운도 따랐다.

▲ 우승이냐 준우승이냐? 긴장감 속에 결승3국이 시작되었다. 초반전에 나선 1번주자들. 왼쪽이 서울고 이동희 선수, 오른쪽이 배재고의 최준원 선수다. 배재고가 흑을 들었다.

▲ 서울고는 이동희(초반)-김형균(중반)-김석환(종반) 선수로, 배재고는 최준원(초반)-서정만(중반)-이동우(종반) 선수로 최종전에 승부를 걸었다.

결승3국은 다시 1국과 같은 초-중-종반 3인 릴레이 경기포맷으로 둔다. 서울고의 1번주자 이동희 선수에 맞선 배재고 최준원 선수가 초반을 잘 짠 힘이 컸다.

이어 바통터치한 서정만 선수가 중반에 승부를 결정지을 요량으로 나선 서울고 김형균 선수에 맞서 전혀 밀리지 않고 선방하면서 계속 앞서갔다. 예상하지 못했던 흐름이었다. 집차이가 확연한 형세였다.

▲ 서울고의 주장 김형균 선수(왼쪽)에 맞선 서정만 선수는 직업군인으로 하루 휴가를 내고 출전했다. 초반 주도권을 뺏긴 서울고가 에이스 김형균 선수에게 잔뜩 기대를 걸었으나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서정만 선수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종반전,
벌점 3점 해프닝 속에 "이거 바둑 프로야 코미디 프로야~"
고교동문전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재미 선사


이제 최종주자인 이동우 선수가 ‘큰 사고’만 안치고 종반을 마무리해주기만 하면 완승국면으로 골인하게 된다. 배재고 응원단이 흥분하기 시작했고,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이때부터 11기 결승전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졌다. ‘포복절도’할 해프닝, 고교동문전에서나 만끽할 수 있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코미디 같은 국면’이 엉뚱하게 전개되면서 재미를 더했다. (사진으로 현장을 좇아가며 이 대목을 좀더 상세히 소개한다.)

▲ 배재고 더그아웃이 난리가 났다. 중반전을 끝내고 종반선수로 교체하는 그 막간에 이 수 저 수 다들 코치하느라 분주하다. 화살표로 표시한 선수가 마무리 주자로 나설 이동우 선수. 우승이 걸린 결승 최종전, 더군다나 자기 손에 모든 게 달린 종반, 판세가 좋은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판을 그르치기라도 하면 한순간 '역적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뜻 나설 사람 없다. 그런데 이동우 선수가 마무리 등판을 자청했다. "그러니까 여길 이렇게 두어놓고 저쪽으로 손을 돌려 마무리만 하면 이긴단 말이지?" 거듭 물어보며 이기는 코스를 숙지했지만...

▲ 막상 대국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압박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동문 고수들이 코치해준 필승코스를 행여 놓칠세라 머릿속에 꽁꽁 싸맨 채 무대에 올라섰으나...

▲ 심적 압박감은 맹추격전을 펼쳐야하는 서울고의 김석환 선수도 매한가지다. 휘황한 조명 아래서 두는 스튜디오 대국은 프로들도 어색한데 아마추어임에랴.

▲ 인사를 나누는 표정이 사뭇 무겁다. 앞에 나온 선수들보다 연배가 윗길인 선배들이 마주했다.

▲ "왜 안 때리는 거야~ 때리면 끝인데..." "어어, 뭐하는 거야 지금!"
관전하는 사람에겐 뻔한 자리로 보일 터이다. 하지만 바닷바위에 붙은 홍합마냥 다닥다닥 붙어있는 따가운 조명등 아래에서 "여덟, 아홉..."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가며 바둑을 둬 보라.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비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된다.

배재고의 이동우 선수, 대국장에 들어서기 전에는 나름 자신 있었으나 막상 대국에 들어가니 뻔한 장면에서도 어디에 놓아야할지 몰라 바둑알을 쥔 손을 바둑판 위에서 빙빙 돌리기만 하다(빨간 화살표) 아홉 소리에 화들짝 놀라 착수하기를 여러번. 밖에서 지켜보는 동문들은 애가 타다 못해 환장할 지경이다.

▲ 그러다가 기어이 '일'이 터졌다. 동그라미 친 부분에서 이동우 선수가 흑돌을 이었다가(마우스 화살표가 있는 자리의 흑) 느닷없이 다시 들어 단수된 백 한점을 따낸 것이다. 일반 경기 같았으면 명백한 실격패다. "저...저저 뭐야? 왜 잇지 않고...?" "그러니 형님이 나가시지..." "하도 자기가 나간다길래...저렇게 긴장할 줄 누가 알았나..." 배재고 응원석이 멘붕에 빠졌다. 이 와중에 다행인 것은...

▲ 이러한 돌발상황이 심심찮게 일어나는(프로가 아닌 나이 지긋한 아마추어들의 대국에서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 고교동문전에서는 바둑돌을 원래 두었던 자리로 돌리고 3집 벌점을 주어 대국을 이어가게 한다. 해설을 하던 김성룡 9단이 잠시 대국을 중지시키고 상황을 설명한 뒤 벌점 부과를 양 선수에게 알려주었다.

이러고도 배재고가 형세가 좋았다. 이때부터라도 이동우 선수가 냉정을 되찾고 마무리했으면 무난히 이길 수 있었지만 가뜩이나 벌점까지 먹는 패널티로 더 당황하다 보니 이후에도 비몽사몽 행마가 연이어졌고, 기어이 역전사태를 맞았다. 허허벌판 한가운데서 한바탕 소나기를 맞은 듯하던 서울고 응원석이 웬 횡재냐는 듯 희희낙락했다. "이거 바둑 프로야 코미디 프로야...?"

▲ 그렇지만 마지막엔 배재고가 웃었다. 바둑이 역전된 순간 그제야 이동우 선수가 정신을 차렸고 그때부터 전혀 딴사람처럼 국면을 쪼아가기 시작하자 이번엔 서울고의 김석환 선수가 당황했다. 너무 안전운행에만 급급했고, 우상변 대마가 사지에 몰리자 돌을 거두었다. "야호, 우승이다!" 천신만고 끝에 기적 같은 재역전승으로 거둔 우승이었기에 기쁨 두 배였다.

▲ 지옥에서 천국으로의 귀환을 축하하는 노장들의 격한 하이 파이브! "넌 목숨도 살았거니와 졌으면 대한민국 망신살 뻗칠 뻔했어 임마."

결승3번기 최종국(1:1 릴레이대국)
● 서울고 : ○ 배재고
(초반) 이동희-최준원
(중반) 김형균-서정만
(종반) 김석환-이동우
결과: 배재고, 흑 불계승

고교동문전 출전자격은 ‘1986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 6인 이상으로 구성된 고교동문 기우회팀’이다. 연구생 출신도 출전이 가능하지만 1976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로, 한명까지만 허용한다.

본선 매 경기 3판2선승제로 승부를 가리며 1국 릴레이바둑, 2국 페어바둑, 3국 릴레이바둑으로 진행한다. 릴레이 방식은 3명의 선수가 초반ㆍ중반ㆍ종반을 나누어 맡아 한 판을 벌이며 1국과 3국은 타임아웃제(35분)로, 2국은 제한시간 10분에 매수 10초를 추가하는 피셔방식을 적용한다.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서점 YES24(주)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바둑TV가 주관한다.

○● 시상식 & 우승 인터뷰 ☜ 바로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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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리 |  2018-01-15 오후 4:43:00  [동감0]    
고교 동문전 타이틀이 몇개길래 `석권`을 하나.
쥬버나일쨩 |  2018-01-15 오후 11:02:00  [동감0]    
배제학당,이화여고.리승만 대통령당시에 조선반도 최고의 명문고교였지만 육이오사변이후 쇠락하더니...이제겨우 바둑으로 명예회복하네.....배제출신중에 10대제벌 언제나오려나,,취직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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