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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알파고 바둑을 분석한다!
[설특집] 알파고 바둑을 분석한다!
인터넷바둑 60국...새로울 것 없되 또 새로운!
[썰전說戰] 김성룡  2017-01-25 오전 08:05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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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와 알파고의 착수를 대리하여 바둑판에 놓은 분신 '아자황' 씨. 아자황 아저씨의 무표정한 얼굴만 봐도 알파고의 소름돋는 바둑이 떠오른다. 나만의 생각인가. ^^;;


사이버오로에서는 새해를 맞아 근래 가장 핫한 ‘알파고 바둑’을 분석하는 특집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세 편의 '문용직 특별기고'에 이어 김성룡 9단이 설맞이 특별썰전을 마련했습니다. 이어 "국가대표팀이 말하는 알파고 바둑" 두 편을 설연휴 기간에 연속 보도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 주 -

2017 신년특집 / 알파고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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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바둑은 문화적으로 성장한 놀이

(1편) 알파고, 프로정상 두점 접을 수 있다! ☜ 보기
(2편) 알파고 시대를 읽으려면? ☜ 보기
Ⅱ. 알파고가 프로정상을 두점 접는다는 것 ☜ (3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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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으로 끝난 줄만 알았던 인공지능의 공습이 다시 시작됐다.
2016년 연말연시 60연승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바둑계를 다시금 뜨겁게 달궈놓고 있는 알파고. 한중일 모두 해법 찾기에 골몰한 가운데 여러 가지 예상과 추측, 더불어 바둑의 앞날에 대한 얘기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알파고의 바둑은 어떤 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알파고가 인터넷사이트에서 둔 60국을 봤다. 인간의 눈에도 어떤 패턴이 보여진다. 그걸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알파고는 흑으로 31번, 백으로 29번의 대국을 했다.


▲ 연말연시 인터넷으로 한중일 고수들과 총 60번의 대국 중 알파고는 백을 31번, 흑을 29번 쥐고 두었다. 이런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낼 수밖에 없는 인간인지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ㅡㅡ;;

(특징) 알파고는 주로 사용하는 초반 패턴이 있다.

알파고가 흑일 경우
1. 소목 눈목자굳힘을 무려 17번 사용.
2. 소목 두칸높은굳힘도 5번 사용.
3. 프로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목 날일자굳힘은 단 1번만 사용.
4. 프로들은 알파고가 초반 5번째 수로 소목굳힘을 사용하는 것을 간파해 이것을 막으려 백4로 소목에 걸치는 방법도 많이 두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알파고가 백일 경우
1. 양화점을 17번, 화점+소목 조합을 14번 사용했다.
2. 화점+소목을 둘 경우 자신의 소목에 날일자굳힘 4회 한칸높은굳힘 3회 사용.
3. 흑일 때와는 달리 백일 경우엔 눈목자굳힘과 두칸높은굳힘은 사용 안함.

<알파고가 흑을 쥐었을 때>
1. 소목 눈목자굳힘을 무려 17번 사용.
2. 소목 두칸높은굳힘 5번 사용.
3. 프로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목 날일자굳힘과 중국식, 마주보는 양소목 각 1번 사용.
4. 프로들이 알파고의 소목굳힘을 방해하려(바로 백 네번째의 수로 빈귀를 선점하지 않고 곧장 흑에 걸치는 수법을 동원)했지만 실패.

덤이 없던 시대의 바둑은 이랬다.
흑은 견고하게 두는 작전이 주류였다. 당연히 백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게 대세. 화점을 거의 두지 않던 시기엔 백은 3번째 수로 흑의 소목에 걸치는 수가 많았고 고목과 외목이 지금의 화점 소목만큼이나 성행했다. 외목과 고목이 프로의 바둑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건 덤 6집반 시대부터다.

'흑번 필승'의 대표적인 기사, 슈사쿠의 바둑을 한번 보면-

▼ <참고도1> 1850. 11. 17~18. 슈사쿠(흑) : 伊藤松和(이토 쇼와)

흑1,3,5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대바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석이다.
흑7은 도사쿠의 세칸협공으로 불린다.
흑9는 슈사쿠의 입구(口)자로도 유명하다. 덤이 있는 요즘도 많이 둔다.
흑15는 어떤가. 알파고가 이번 60번의 대결에서 무려 4번이나 둔 수다.

오청원은 백으로 이렇게 두었다.

▼ <참고도2> 1954. 5. 9~10. 오청원(백) : 岩本薰(이와모토 가오루)

당시엔 첫수가 흑1 소목이 대부분인 시대. 오청원은 백2의 걸침을 많이 두었다.
상대가 3으로 지킬 때 손을 빼 백4로 두는 것이 패턴.

현대의 기사들은 오청원 9단이 어깨 짚는 수를 많이 두었다고 말하는데 흑1,3으로 지켜져 있는 상황에서 백2의 곳을 둔 바둑은 없다. 백으로 이렇게 둔 바둑이 워낙 많다 보니 수순을 정확히 보지 않고 결국 그게 그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바둑에서 나오는 소목 날일자굳힘의 어깨 짚기 영감을 준 최초의 기사는 오청원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오청원이 흑을 쥐었을 때는 양화점을 많이 두었다.

덤이 없던 시대의 대가들을 얘기하자면 이렇다.
알파고와 정확히 흑과 백을 반대(수법)로 두고 있다.
덤이 없으면 백이 공격수, 흑이 수비수가 되지만 덤이 있는 요즘은 흑이 공격수이고 백이 수비수임이 증명되었다고 할까. 알파고가 흑을 들었을 때 눈목자굳힘을 두는 이유인 것 같다. 지금은 덤이 부담이 되니까 아무래도 흑이 적극적, 공격적으로 포진을 짜게 되는 것이다.

오청원도 백과 흑을 쥐었을 때 다르게 두었듯(어쩌면 당연하다) 알파고도 백과 흑번일 때 다르게 둔다. 그런데 아주 기본적인 초반 다섯번째 수(대다수 귀를 굳힘)부터 기분에 따라(?) 다른 것을 시도하는 인간과는 달리 ‘정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리되어 있다는 말은, 알파고가 흑으로 둘 때는 뭔가 나름의 패턴이 정해져 있는 듯하다는 얘기다. 답안지가 나온 걸까.

알파고에게 초반 잘 이해가 안 되는 수 혹은 놀랐던 수는 크게 3가지 정도다.

1. 3연성에서

지난 15일 밤 일본 기성전 도전 1국(이야마 유타 : 도전자 고노린의 대국)이 끝났다. 이틀 간의 대국은 도전자 고노린이 승리했다. 요즘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일본바둑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실지 모르겠다. 이유는 알파고 때문이다. 알파고 바둑에 대한 분석은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과 일본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바둑에 관한 한 가장 보수적이라는 일본, 최고 대회면서 세계대회보다 상금(4500만 엔)이 많은 기성전에서, 그것도 도전기에서 알파고가 둔 가장 이해가 안가는 그 수를 고노린이 두고 이겼다.

▼ <참고도3> 제41기 일본기성전 도전1국. 고노린(백) : 이야마유타(기성) 2017. 1. 14~15.

백16, 고노린이 둔 수를 보시라. 스스로 두점머리를 자청한 꼴의 저 모양은 아래-,

▼ <참고도4> 알파고(백) : 구리

인터넷대국에서 알파고가 구리 9단을 상대로 둔 수다. 백18,20. 고노린보다 먼저 둔 수다.
알파고가 초반 정석에서 보여준 가장 납득이 안 되는 수이기도 하다.

<참고도3, 4>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1. 첫 느낌은..., 바둑에서 가장 한심한 수다.
2. 100번을 두어도 20수 내에 저 수가 정수인 경우는 한가지도 없을 것 같다.
3. 초반 빈삼각 둔 것만큼이나 실수다.

알파고가 안 두었다면 일고의 가치가 없이 혹평으로 끝났겠지만 지금은 알파고 세상이다 보니 알아내야 했다. 그 상황에서 왜 두었는지.

박정상 의견
19일 밤 왕십리 한 호프집에서 만난 박정상은 이렇게 말했다.

▼ <참고도5>

백10~17까지는 가장 기본 정석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안 둔다. 흑이 좋다고 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프로들은 백16의 수로 '가'로 미는 정석을 많이 둔다. 알파고는 상황에 따라 최적의 수를 두게끔 프로그래밍되어 있을 테다. 그러니 인간의 이해력으로 <참고도4> 백18을 전혀 이상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이젠 이상한 수라고 말할 수 없다.

20일 오전 국가대표실에 들렀다. 다른 의견도 있는지 듣고 싶었다. 마침 나현과 신진서가 연습대국이 없어 얘기할 기회가 생겼다. 똑같은 모양을 보여주고 물었다.

나현의 의견
나현은 <참고도6>을 제시했다. 알파고와 구리의 대국에서는 3연성이지만 흑5의 걸침이 미리 교환되어 있다.

▼ <참고도6>

그렇다면 흑은 23을 기존 정석대로 24에 두는 것이 아닌, 이렇게 살리는 방법을 두기에 좋다. 이유는 백28, 흑29의 진행 때 흑5에 미리 걸쳐 둔 수가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백의 처지에서 이 그림은 그닥 좋을 게 없을 터. 해서 알파고가 우리가 그간 나쁘다고 여기고 알아왔던 ‘나쁘다고 한 수-<참고도4>의 백18을 스스럼없이 둔 이유가 아닐까 추론했다.

신진서 의견
<참고도7> 다시 고노린의 기성전 도전1국을 보자.

▼ <참고도7>

이 바둑은 구리와 알파고가 둔 바둑과는 많이 다르다. 하변이 급하다. 백16이 엄청난 악수라면 몰라도 생각보다 악수가 아니라는 게 고노린의 생각이다. 이렇게 선수해 두고 백18을 선점했다.

- 흑‘가’로 선수당하면 아프지 않나?
(신진서) “백‘나’로 밀 타이밍이 생긴다. 흑이 ‘다’에 받으면 선수가 될 것 같지만 이때 백은 ‘라’로 이어둔다. 그러면 흑은 약점이 생겨 후수가 될 수도 있다.”

- 백‘나’ 때 흑‘마’로 늦춰 받으면?
“그러면 손빼도 된다.”

- 결론은 백16은 말이 된다는 얘기인가?
“말이 된다. 오히려 ‘가’와 ‘나’를 역으로 맞보기로 볼 수 있다.”

정말 “헐~”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니. 천하의 대악수인 줄 알았는데...지금 상황에서는 최적의 수일지 모른다. 알파고는 이걸 어떻게 알아냈을까.

2. 뜬금없는 3-3 침입

알파고의 바둑을 한판 더 보자. 알파고의 3-3 침입 타이밍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순간에 나왔다. 아래 <참고도8>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바로 그동안 정석처럼 알고 있던 흑‘가’로 젖혀잇는 진행을 하지 않고 멈춘다는 점이다.

▼ <참고도8> 알파고(흑) : 김정현 6단

우린 당연히, 바둑을 배운 이후로 어느 순간부터 무조건 둬야 한다고 생각했던 ‘가’를 알파고는 두지 않았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흑의 실리만 생각했는데 그것으로 생긴 백의 두터움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적절할 때 얼른 젖혀이어야 한다 생각했다. 인간과 달리 알파고는 백의 두터움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얘기. 인간의 능력으로 형세판단은 도저히 측정불가라는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대목이다.

알파고의 3-3 침입에 대해 왜 이렇게 놀랐다고 하는가. 3-3 침입에 관한 기존의 이론은 이렇다. 아래 <참고도9>와 같이...

▼ <참고도9> 일본기원 승단대회. 오청원(백) : 加藤 信(가토 진) 1940. 6. 25~27

흑29나 흑33과 같이 흑이 양쪽으로 벌려져 있는 상황에서 백이 흑3의 화점에 걸치는 것이 불리할 때, 그럴 때 흔히 3-3으로 바로 들어간다(백34). 또한 백42의 젖힘은 정석처럼 당연히 두었다. 그런데 위 <참고도8>과 같은 장면에서 알파고는 '불쑥' 3-3에 들어간 것이다. '불쑥...'이라고 표현할밖에.

(보너스 동영상 1) 김정현 6단 : 알파고 대국 : 3-3 침입 장면 동영상 보충설명


3. 소목 두칸높은협공 정석


▲ 지난해 이세돌과의 대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신개념의 정석이 있었다면 바로 이 기보 흑11 이었다. 이후 백이 12로 받아 줄 때 흑이 손을 빼는 수. 이 형태는 처음엔 우리에겐 너무나 생소했고 알파고의 실력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연말연시에 선보인 알파고의 60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신정석이라면 소목 두칸높은협공에서 벌어지는 정석에서다.

알파고가 선보인 또하나 놀라운 수는, 소목 두칸높은 협공에서다. 아래...

▼ <참고도10> 알파고(백) : 김지석 9단

알파고의 대국 중 초반 정석에서 알파고는 백16,18로 곧장 찔러나오는 수를 두번이나 똑같이 선보였다. 다른 한 판은 천야오예와의 대국에서 역시 백으로 이렇게 두었다. 아래 <참고도11>이 알파고(백)와 천야오예 대국보다.

▼ <참고도11> 천야오예의 선택. 받지 않고 끊었다.

김지석 판과는 다르다. 김지석은 실리 손실이 싫어 <참고도10> 흑19, 21로 젖혀이었다.
반대로 천야오예는 책에 나온 대로 두다가 <참고도11> 백26에 막지 않고 흑27로 끊었다.

목진석 감독은 예전 윤성현 9단의 바둑에서 이와 같은 정석진행을 본 적이 있다 했다. 하지만 기보를 찾지는 못했다. 윤성현과 통화했더니 군입대 전 성적이 좋을 때 많이 뒀다고 한다. 그런데 예선에서만 둔 건지 기보를 남기는 본선에서도 이 수를 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했다.
윤성현에게 물었다. 그 때 왜 이렇게 두었나?

“일본 바둑대사전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책에서는 흑이 두텁다고 했는데 나는 실리를 좋아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집에 그 많은 바둑책 중에 하필이면 바둑대사전이 없었다. 가지고 있을 만한 분이 생각나 전화했다. 프로기사 중에 필자보다 많은 책을 가진 분은 최규병 9단이다. 역시 가지고 계셨고 그 장면을 사진으로 보내줬다.

일본 바둑대사전은 기타니 9단의 스승인 스즈키 다메지로(鈴木爲次郞)가 만든 엄청난 책이다. 1923년 1차로 발행했고 전쟁으로 47년 개정판을 냈다. 이후 60년 훈장을 받고 축하 만찬을 하던 도중 졸도해 사망하기까지 정석만 무려 3만 개의(3천 개가 아님) 변화도를 완성해 보였다. 최규병 9단이 보내준 사진에 있는 책 내용은 1981년 개정 증보판에 나와 있는 변화도다. 7215번과 7216번 딱 두 개의 변화도. 윤성현의 얘기는 정확했다.

책에는 분명히 그렇게 나와 있다. 흑 두터움.

해석하면 이렇다.

1. 알파고는 이 정석이 6집반 덤을 받는 백에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물어볼 수 없으니 항상 ‘~까’로 끝나게 된다.)
2. 김지석 역시 바둑대사전 정석에 나와 있는 내용은 좋지 않다고 보아 알파고의 실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말이 있다.
고수가 되려면 그동안 알고 있던 정석은 잊어버리라고.

기왕 시작한 것 끝을 보고 싶어 이 정석이 실제 나왔던 실전을 찾아보기로 했다. 종일 온 집안의 책을 다 펼쳐 보았다. 그런데 의외의 책에서 발견했다.


▲ 본인방전 25주년 기념 전집에 실려 있는 제23기 일본 본인방전 본선리그. 1968. 3. 20~21. 린하이펑(백) : 후지사와 슈코의 바둑이다. 일본 바둑대사전에 나온 정석 관련 변화와 일치한다. 린하이펑은 금기를 깨고 알파고처럼 '돌파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 <참고도12> 당시 린하이펑의 시도가 바로 이 변화다.


일본 최고의 전통기전인 본인방전. 1970년 발행된 25주년 기념 본인방전 전집(책 사진)에서 찾았다. 위 <참고도12>이다.

이 바둑만 살펴보면-,
1. 백으로 둔 린하이펑은 정석대사전에 나온 그대로 두었다.
2. 이때는 덤이 4집반이다.
3. 당시 도전기는 제한시간이 각자 10시간, 본선은 각자 9시간이었다.
4. 이 바둑은 후지사와 슈코가 흑4집반을 이겼다. 린9단은 6시간 31분, 후지사와 9단은 3시간14분을 사용했다.
5.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진 바둑에서 나온 수는 따라하기 꺼려진다. 이 바둑 말고는 기보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이유다. 더군다나 정석대사전에 나쁘다고 했으니.

참고로 당시 제23기 본인방전을 보면-
1. 린하이펑은 본선리그에서 6승1패로 도전자가 된다. 1패는 바로 <참고도12>의 후지사와 9단에게 진 바둑.
2. 도전자가 된 린9단은 사카다 9단에게 4:3으로 이겨 본인방 타이틀을 쟁취한다.
3. 린하이펑은 일본 역사상 2번째 명인+본인방에 오른다.


▲ 지난해에는 이세돌 홀로 외로이, 고독하게 알파고와 싸웠다. 이제부터는 인간고수 전원이 덤벼들 차례다.

60연승의 알파고를 보면서 대부분 프로들은 이렇게 느꼈다.
어, 이상하다. 새로운 것이 없다. 묘수도 없다.
지금의 알파고는 인간이 창조한 바둑(수)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하지만 결코 우리가 모르는 수를 둔 적이 없고 인간의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두지만 인간보다 강하다. 알파고가 앞으로 버전을 계속해서 높이지 않고 멈춘다면 인간은 노력을 통해 결국 현재의 알파고를 넘어설 수도 있지 않을까.

여기까지로 글맺음을 하려 했는데 19일 이런 얘기가 들렸다. 알파고가 인간의 바둑을 전혀 모르는 상태, 즉 룰만 아는 0의 상태에서 알파고끼리의 강화학습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정확한 근거는 없는 얘기라 글쓰기 조심스럽지만 가정이라 해도 얘기는 충분할 것 같다.
만약 이것이 현실이라면 앞에 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과연 알파고는 어떤 바둑을 둘까.
도사쿠, 슈사쿠, 오청원 같이 귀와 변이 중심이 된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니라 전반적, 전체적인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뀌게 할 수 있을까?

알파고의 바둑이 기존 관념을 뛰어넘는 수를 구사하기에 신선한(색다른) 충격을 주고는 있으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사실 생각해 보면 이전에 인간고수들이 다 선보였던 수다. 인간은 이를 외면해 왔을 뿐이지만 알파고는 자로 잰 듯한 형세판단을 바탕으로 거리낌 없이 구사하고 있으니, 일종의 재해석이라고 해야할지.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이 지난 몇 천년 동안 이룬 바둑의 패턴(연구와 수법 등등)이 얼마나 우수한 것이었는지 오히려 인공지능이 증명하는 계기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세돌 때의 알파고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켜 진정 고마웠다.
60연승의 알파고는 바둑을 진짜 잘 두는 게 어떤 건지 보여줘 또 감사하다.
미래의 알파고여, 우리에게 또 다른 어떤 세계를 보여주길 바랄게.

사이버오로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보너스 동영상 2) 알파고, 과연 6점 접을 수 있을까?

프로정상과 알파고 간의 실력차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하신다. 박정환 9단은 자신이 정선이 아닐까,라고 했고 원성진 9단은 2점까지 조심스레 언급했다. 김진호 교수님 같은 분은 무려 6점까지 격차가 날 것이라는 매가톤급 발언으로 팬들에게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구라 사범'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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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  2017-01-26 오후 8:17:00  [동감0]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정상급 기사분들에게 종종 이런 질문들을 했었죠.
바둑의 신과 둔다면 몇점이면 가능하겠느냐??..제 기억으로는 두점이라는 분들도 있었고
세점이면 목숨을 걸겠다하는 분들 계셨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이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본다면..두점과 세점의 격차가 큰건 알겠지만서두
알파고와 세점에 목숨을 걸고 둘수있겠느냐?/ 라는 질문이 주어진다면..
흔쾌히..예스라고 답하기는 어려울듯한데 말입니다.
사실..쎈돌과 알파고의 대국때도 맞수는 절대 아녔죠.
지금의 알파고가 60연승을 했을때도 이길만큼만 실력을 발휘했었을수도 있구요.
박정환이가 정선이라고했지만...글쎄요..라는게 제 생각입니다만..
어떤 진검승부가 펼쳐진다면 두점도 힘들수있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알파고가 보여주는게 인간이 생각하는 테두리내라고했지만
똑같은 돌이 놓여져도 수순이 달라지면 승부가 달라진다는걸 안다면 말이죠.
이런 미세함을 아는 알파고와 인간의 차이라면 아직도 인간은 알파고를 인정하고싶어하지않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fgsa 알파고에겐 프로정상들도 9점놓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cfgsa 글쓴이 삭제
현묘구현 |  2017-01-26 오후 8:15:00  [동감0]    
그런데 문용직프로는 왜 글을 쓰다가 만겁니까? 건강문제라면 건강문제라고 밝히면 이해가
갈텐데. 그냥 개인적사정이라고만 하는건 좀 무성의하지 않나요?
junginle |  2017-01-26 오전 2:06:00  [동감0]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몇가지 분석 적어보겠습니다.

많은 프로들이 중반 이후에 나오는 의문수들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것 같은데요, 이
것은 monte carlo tree search (이하 MCTS) 에서 흔히 나오는 특징입니다. 오로지 승률로
만 수를 찾기 때문에 이기는 길이라면 이상한 수도 나올수 있습니다 (이미 이겼다는 거지
요). 그럼 왜 그수가 승률이 높냐? 이것은 알고리즘의 바탕을 하는 기보들이 매순간 최선의
수로만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큰 특징은 지고 있을때 - 이 부분을
확인 못한게 아쉽지만 지고 있을때는 승률을 최선으로 따지자고 하면 별 이상한 수가 나
올수도 있습니다 (바탕으로 하는 기보들이 상대의 실수를 기대하기 때문).

접바둑 -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궁금한데요, 아무래도 기반되는 데이터가 부족해서 일단
많은 양질의 자체 데이터를 생성해야하는데 맞바둑보다는 오래 걸릴것 같습니다. 하지만
못풀 문제는 아니지요.

포석 패턴 - 일단 현재로서는 이게 정답이다 라는듯이 두는데요, 더 많은 발전을 거듭하
면 현재 프로들이 쓰는 포석으로 다시 진화할수 있습니다.

현재 실력 - 지고있을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큰 약점이기 때문에 너무 많이 접을수는 없
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향후 2~3수까지는 가능해보입니다.
ende |  2017-01-26 오전 12:14:00  [동감0]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3. 소목 두칸높은협공 정석 단락 시

작할 때 이세돌:알파고 바둑 흑의 소목 방향과 13수가 틀린 것 같습니다.
foxair |  2017-01-26 오전 11:10:00  [동감0]    
프로기사가 실수만 안 하면 두 점 치수 같은데 실수하는 게 인간이라 세 점 치수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두면 둘수록 차이는 좁혀지고 마침내 알파고의 승리로 기울겠죠. 두터움의 계산을 감으로 느끼는 사람과 주어진 물음 값에 냉정한 계산력으로 승부하는 알파고. 바둑의 패러다임 이론적 틀 속에 그동안 믿고 보았던 인간의 신념과 알파고의 천문학적 수읽기 연산, 이미지화 모양 분석 및 빅데이터 확률 조합까지.. 인간의 종교와 알파고의 과학으로 부딪치는 승부로 비칩니다. 프로의 두 점 도전으로 알파고 완봉승, 세 점의 도전으로 알파고의 번기 판정승이 예상됩니다.
강시콩시 |  2017-01-25 오후 5:45:00  [동감2]    
김성룡님은 알파고를 고맙다고 하셨지만, 전 김성룡9단이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이 읽기는 쉬워도 그 참고 문헌을 찾아내기엔 얼마나어려운지 잘 알죠
저도 어떤 변화를 책에서 본 기억이 있어서 찾아볼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찾았던 기억이 나네요
김성룡의 썰전때문에 오로바둑을 안 들릴수가 없네요
원술랑 |  2017-01-25 오후 5:37:00  [동감0]    
며칠 前 世界 最初 專門 棋士 博士 1號 文容直 先生의 高雅한 文香에 心醉했다. 亦是 水準 差異가 난다. 솔직히 말해 알파고의 高次的인 手法을 배울 필요는 있겠지만 인간 對 인공지능의 대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제아무리 機械가 우리 인간들보다 越等하게 잘 둔다 한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이 우주의 축소판 正方型의 黃盤을 서로 마주한 채 프로 棋士만의 고유한 盤上의 참다움을 具現해 내고 愛碁家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겨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20世紀의 綺羅星 같은 巨匠들은 하나같이 自己流를 창조하여 所謂 낭만주의 시대를 謳歌한 것처럼 우리 시대 21世紀에도 第2의 판전영남, 등택수행, 임해봉, 가등정부, 대죽영웅, 석전방부, 무궁정수, 조훈현, 서봉수, 섭위평, 소림광일, 조치훈, 유창혁, 이창호, 이세돌이 대거 출현해 太平聖代를 누리기를 고대해 본다.
대자리 |  2017-01-25 오후 4:57:00  [동감0]    
공들여 쓴 글이군여.
그동안 꾸중한 보람있네.
소수겁 |  2017-01-25 오후 4:42:00  [동감2]    
프로바둑 해설을 보다보면 수십 수까지 예상을 하고 그 이후는 알 수 없다는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알파고는 그 이후 끝까지를 모두 예상해보고 둔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형세판단이 아니라 승패판단을 매수 마다 하고있다는 점입니다. 초반의 정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수읽기의 영역을 훨씬 확대하는 노력을 해서 유불리가 확실히 갈리는 지점까지 예상하는 바둑을 둘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saliot |  2017-01-25 오후 3:31:00  [동감0]    
알파고 정석은 린하이펑 말고도 몇차례 더 두어진 적이 있네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no=258710&page=1
아생아생 |  2017-01-25 오후 3:20:00  [동감1]    
좋은 글 감사.. 특히 기다니 스승 스즈끼의 일본 바둑대사전, 평생 3만개의 수법을 정리하
여 책을 간행했다고 하는 부분에서 느끼는 바가 큽니다. 뭔가를 이루는 나라 사람들은 이런
집념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사회 분위기가 그러하다고 봅니다. 특히 본인의 생에 크게 덕
보기 힘든 일, 더 나아가서 본인의 생애 주기에 이루기 힘든 일도, 누군가 해야할 일이라 생
각되면, 주저않고 집념을 가지고 행하여 성과를 내거나, 남은 과업을 누구에게 물려줘서 이
루게 하는 일.. 한국은 이런 일은 별로 없고, 본인의 생애에서 과실을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일을 위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많다고 봅니다. 인공지능 개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
되지만, 뉴스로는 별로 실질적인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는 듯 ??
하이디77 |  2017-01-25 오후 2:22:00  [동감0]    
로그인을 하게 만드네. ㅎㅎㅎㅎ
김정현 프로 대국에서 이른 시기에 삼삼침입은 결국 살아있는 돌을 더 가일수 하는 모양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4점 하수들에게 자주 썼는데요. ㅎㅎㅎㅎ
박스포석 |  2017-01-25 오후 1:32:00  [동감0]    
너무나도 유익하고 재미난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서미석애인 |  2017-01-25 오후 12:42:00  [동감0]    
알파고 황제님의 대답은 항상 ..까~~ 로 답하시는데 그건 까도 까도 끝이 없다는 뜻이 아닐까요 알파고님도 아직은 神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 함니다,,수고하세요,,,
아리시러 |  2017-01-25 오후 12:08:00  [동감0]    
흑29 백31 흑31, 백29 ? 어느것이 맞는거여 ?...

서미석애인 |  2017-01-25 오전 11:55:00  [동감1]    
**** 모처럼 김성룡 9단 다운 글임니다,,,,고생하신 보람이 맥심코피배에서 나타나길 고대함니다,,,,,, 알파고에 처음으로 대항하는 이카루스같은 분 김성룡 9단 사랑함니다,,,,
hsj1448 |  2017-01-25 오전 11:35:00  [동감1]    
댓글을 쓰려고 일부러 로그인 했습니다.
근래 본 바둑 관련 글 중 최고입니다.
김성룡 사범님 좋은 글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립니다.
서미석애인 01084111448  
hsj1448 01084111448, 이게 뭔가요? 서미석애인 님  
촉산객추혼 |  2017-01-25 오전 10:40:00  [동감0]    
아마추어의 6점 접바둑과 프로의 6점 접바둑을 같다고 해석하면 김 진호 교수처럼 자신의 무
지를 드러낼 수 있죠! 김 성룡 사범이 6점 접바둑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인지 잘 설명해 주
셨네요
가만놔둬 |  2017-01-25 오전 10:19:00  [동감4]    
문용직 사범님과 보는 눈은 비슷하되 다른 맛을 내는 분. 역시 일독의 가치를 넘어 필독의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슬아랑 |  2017-01-25 오전 9:58:00  [동감1]    
현 바둑계를 이끌사람은 총장님도 아닌 이세돌님도 아닌 박정환님도 아닌 갓성룡님입니다 갓
성룡님 뒤에는 수백명의 군사가있습니다 응원합니다
서미석애인 그럼요 아자황님이 왼손으로 둬도 이세돌,박정환 프로님 실력으로는 절대 못이기지만 김성룡9단께서 내년쯤 도전하신다면 승리를 조심스레 점처 봅니다,,,  
돌파1 |  2017-01-25 오전 9:54:00  [동감0]    
자료 찾는데 엄청 고생하셨겠어여, 다만 한가지 지적하자면 木谷實 스승은 鈴木爲次郞으로 알고 있는데 한글 발음이 전혀 잘못 됐네요. 그냥 한자로 써 주면 틀리지 않겠죠.
운영자55 스즈키 다메지로(鈴木爲次郞)....이렇게 바로잡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덤벙덤벙 |  2017-01-25 오전 9:47:00  [동감2]    
좋은 글입니다. 김성룡 9단은 입담만큼 글도 시원시원하게 씁니다. 난 지금은 알파고가 바둑 기사들에게 새로운 수를 들고 나와서 많이 이기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한계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이긴다고 보는 것이죠. 60연승을 거둔 알파고에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들이 많이 터지면서 배우고, 인공 지능을 다시 정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주식이나 부동산이 올라갈 때는 한 없이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끝없이 내려간다고 생각하는 자기 오류(誤謬)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알파고가 세지만 1~2년 후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cheers,
킬러의수담 |  2017-01-25 오전 9:39:00  [동감1]    
다방면으로 노력해서 취재하신 흔적이 역력하네요.
제가 눈여겨 본것은 화점에 날일자로 걸치고 모붙였을때
알파고는 항상 날일자로 벗어나며 전투를 유도한다는 것인데요.
사범님의 해설을 기대합니다.
펑타이 |  2017-01-25 오전 8:51:00  [동감0]    
잘 읽었ㅇ습니다. 김성룡9단^^ 덧붙이자면, 인간기보를 인간의 시간인
1000년 이상 공부했으니 새로운 것이 없다가 맞겠지만, 알파고끼리
0 에서 출발해 학습한다면.... 아닐 것 같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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