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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안에서 국수전 도전기가 펼쳐졌다. 승리한 조한승 9단(왼쪽)과 이세돌 9단. |
신안에서, 국수전 도전기가 펼쳐졌다.
제57기 국수전(기아자동차 협찬) 도전5번기 제1국이 국수 조한승 9단과 그에 도전하는 이세돌 9단의 대결로 3일 전라남도 신안군청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거행됐다.
국수전의 도전기는 대체로 한국기원에서 열리지만 다섯 판 가운데 한 판 정도는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열려 왔다. 이번엔 신안군이 한국기원으로 초청메시지를 보냈다.
신안은 비금도가 있는 이세돌 9단의 고향. 어쩌면 문자 그대로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었다. 대국이 열린 신안군청은 목포 앞 바다의 다리로 연결된 신안의 섬 중 하나 압해도에 있다.
전에는 목포시내에 있었지만 새로 청사를 지어, 명실상부하게 위치적으로 신안에 속했다.
신안은 1004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학자 최치원이 바둑을 뒀다는 신안의 서남쪽 섬 우이도는 이세돌이 태어난 비금도와 가깝다. 비금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염전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 복기하는 두 기사.
■ 보기 드문 중앙 난전
이세돌과 조한승은 입단동기(1995년)다. 이세돌이 30세, 조한승 31세로 한 살 차이인데, 기풍은 정반대다. 이세돌이 맹수처럼 저돌적이라면, 조한승은 산들바람처럼 부드럽다. 타이틀매치로는 이번이 4번째 격돌.
2008년 제20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 결승(이세돌)
2007년 제35기 명인전 결승(이세돌 우승)
2006년 제11기 천원전 결승(조한승 우승)
2013년 제57기 국수전 도전5번기(?)
승률은 이세돌이 22승14패로 좋지만 조한승이 주요 길목마다 이세돌을 막아서면서 한때 조한승은 ‘이세돌의 천적’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0년 조한승이 이세돌의 이세돌의 33연승을 저지한 것은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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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 입는 검은색 무스탕 차림의 이세돌과 검은색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 노타이의 조한승이 마주 앉자 묵직한 적막이 대국실을 눌렀다.
<만약 중앙에서 공배가 서로 꽉 찬 흑백이 단수와 단수로 축을 노리며 경합한다면 대단한 난전일 텐데, 결말은 어떻게 될까> 언제가는 중급자들이 해 봤음직한 의문을 풀어줄 모양이 등장했다. 검토실에서 이호범 4단은 “웬만해선 나오지 않은 형태”라고 했다.
중앙전에서 이세돌이 유리해졌다. 패가 났는데 이세돌이 불문곡직하고 빵빵 따냈고 조한승을 그 대가로 왼쪽 아래 흑을 잡았는데 이 바꿔치기는 이세돌 쪽이 두터웠다. 이후는 경계선 다툼 양상의 끝내기가 길게 지속됐는데 조한승이 끈질기게 추격한 끝에 승부의 저울추를 반대로 기울게 만들었다. 계가까지 가서 351수 만에 백3집반승을 거뒀다.
▲ 이세돌 모친 박양례 씨.
■ "밭일 해서 세돌이 뒷바라지 했죠" 이세돌 모친 박양례 씨
국수전 도전1국이 열린 신안군청엔 이세돌의 모친 박양례(65) 씨가 찾아왔다. 한국바둑리그 신안천일염팀 이상훈 감독은 이세돌의 형이며 월간바둑 기자인 이세나 씨는 이세돌의 누나다. 박양례 씨는 자녀들을 오랜만에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
이세돌이 나고 자란 집은 이제 명소가 됐다. 관광지로도 각광 받는 비금도에 관광객들이 오면 으레 이세돌이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을 찾아보는 게 코스가 됐다고 한다.
"사람들은 왠지, 이세돌의 어머니는 놀고 지낼 거라고 생각하더군요. 보시다시피 저는 1300평 되는 밭을 지금도 가꾸면서 삽니다. 애들은 저보고 그만 두라고 하는데 우리 가족을 지켜온 이 밭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박양례 씨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집을 찾아온 바둑팬, 관광객들과 악수하느라 바쁘다. 아들이 바둑 세계 최고수가 됐지만 절대 아들 자랑은 하지 않는다. "그랬다간 사람들이 뒤에서 '숭'본다"고 박양례 씨는 말한다.
이세돌의 모친 박양례(65) 씨. "세돌이 아버지는 무척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었어요. 차돌이와 세나는 같이 밭일을 하러 가고 막내 세돌이는 집을 지키라고 했지요. 세돌이 아버지는 사활 문제를 내주고 밭일을 끝내고 돌아오면 채점을 해줬어요. 바둑을 배울 때는 진지한 세돌이는, 다른 때는 가족에게 웃음을 주는 재롱둥이였어요.
배운 지 3년이 지나 세돌이가 아버지를 이길 실력을 갖출 때까지 바둑을 둘 상대는 오로지 아버지와 누나뿐이었지요. 저는 바둑을 잘 몰라 교육은 남편에게 맡기고 밭일만 열심히 했어요."
■ 도전 2국은 다음해로
국수전 도전5번기는 2014년으로 이어진다. 제2국은 1월2일 속행될 예정이다.
조한승은 55기와 56기에, 이세돌은 51기와 52기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 있다. 한국 최고(最古)의 기전 국수전은 드물게 도전기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하는 제57기 국수전은 총규모 2억 5,500만 원이며 우승상금은 4,500만 원, 준우승상금이 1,500만 원이다.
▲ 한국기원에서 출발해 4시간 가까이 걸려 신안군청에 도착했다.
▲ 이세돌 9단과 조한승 9단을 비롯해 취재진 일행을 태우고 온 신안의 버스.
▲ 선수와 취재진 그리고 관계자들이 머물고 있는 신안비치호텔. 신안군청과는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이곳에 여장을 풀었다.
▲ 신안 바다를 오가는 여객선.
▲ 취재진의 열기가 느껴진다.
▲ 초반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이세돌.
▲ 이세돌이 착수하고 있다. '무등산 검객' 오규철 9단이 입회했다.
▲ 조한승이 희고 긴 손가락을 펼쳐 착수를 하고 있다.
▲ 올해 31승26패를 거두고 있는 조한승이었다. 한마디로 부진하다. 국수전이 남아 있는 건 조한승에게 위안이다.
▲ 삼성화재배 결승, 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일정의 이세돌.
▲ 국수전 도전1국의 반상이 한땀 한땀 완성되고 있다.
▲ 조한승이 방패라면,
▲ 이세돌은 창.
▲ 조한승은 자신의 '부드러움'을 버려본 적이 없다.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긴다'는 옛 사람의 지혜를 믿는 기사다.
▲ 신안군청은 멀리서 바라보면 배의 형태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 내부에 들어서면 안내 데스크가 보인다.
▲ 그 옆으로 소금을 지고 가는 사람을 본 뜬 인형이 손님을 맞이한다.
▲ 신안군청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이 전망대.
▲ 신안군청의 자랑 '전망대'---로 가는 통로.
▲ 전망대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이호범 4단.
▲ 전망대에서 내륙 방향을 봤다.
▲ 이번엔 그 반대 방향. 바다가 보인다.
▲ 박정희 전대통령이 신안에 선물했다는 은행나무 바둑판. 들어보면 무게가 어마어마하다.
▲ 이세돌이 은행나무 바둑판을 만져보고 있다. 휘호를 할 예정.
▲ 점심을 먹고 난 뒤 오후 대국이 속행된 시점.
▲ 형세는 이세돌이 좋았지만 워낙 복잡한 수읽기가 필요한 곳이 많아 표정이 심각했다.
▲ 신안군청 7층 검토실 옆에선 다면기도 펼쳐졌다. 지도한 기사는 한국바둑리그 신안천일염 팀의 이상훈 감독과 이호범 4단.
▲ 이상훈 감독에게 지도기를 받는 여성 바둑인.
▲ 박우량 신안군수가 이호범 4단을 보자 무척 기뻐하고 있다. 이호범은 한국바둑리그에서 신안천일염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수훈을 올린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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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light
폼생폼사★
bejab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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