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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베스트 드레서! 쓰레빠!"
"헤이, 베스트 드레서! 쓰레빠!"
제8회 국무총리배 이모저모
[국무총리배] 정용진  2013-10-14 오전 05:13   [프린트스크랩]
▲ 오스트리아 선수의 복장과 슬리퍼에 눈길을 꽂아보자. 장내의 웃음과 환호성에 겸연쩍었던지 수상자는 일시 고개를 돌리고, 한껏 격식을 갖춘 차림새로 선 수상자가 오히려 눈둘 곳이 거시기해 '뻘쭘'하다.


외국인들의 바둑 두는 태도를 보면 참 실용적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그들이 ‘동양의 신비한 게임’이니 ‘동양의 선(禪)’이니 하는 개념으로 바둑에 접근하는 걸로 아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바둑은 재미있는 게임일 뿐이라는 게 그들의 시각이다. 두는 자세는 진지하고 열성적이긴 하나 즐기는 방식은 구애됨 없이 자유롭다. 정색할 것도 엄숙할 것도 없다는 태도다. 그것이 바둑 본래의 정신이기라도 하다는 듯이...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제8회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에 출전한 외국선수들 또한 그러했다.

10월13일 시상식 때 13위를 한 오스트리아의 샤이안 하므라(Schayan Hamrah) 5단은 반바지(7부바지라고 하나?)에 슬리퍼를 신은 채 단상에 올랐다. 순간 대회관계자와 일부 동양인들은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장내의 대다수 선수들은 “우와~” 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시상자는 잠시 뻘쭘했지만 어쩌겠는가. 그저 웃으며 넘길 수밖에.


▲ 예의나 교양이 없어 슬리퍼 차림새로 시상대에 오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냥 격식 차리지 않고, 격의 없이 편안한 자세로 즐긴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다만, 상위권에 들어 상을 탈 줄 미처 몰랐을 것이다. 6회전을 마치자 마자 시상식에 들어갔으니 호텔에 다녀올 틈도 없었다. 숙소에 다녀올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이런 차림이 아니었을까? 그건...장담 못한다. ^^;;

자, 아래 사진 한 장 더 보자. 농심신라면배를 주최하는 라면회사 농심에서 특별상을 줄만한 장면이다. 물론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긴 했어도 바둑을 두며 컵라면을 먹는 모습,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점심을 건너뛰었을까.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가 6회전 대국시간을 맞닥뜨렸고, 그러자 당연하다는 듯 태연하게 들고 들어와 허기를 달래며 대국했다. 어떤 선수는 유명 수영스타들처럼(박태환 선수를 보았는가) 헤드폰을 끼고 대국하다 유창혁 심판위원장의 지적을 받고 황급히 벗어야했다.


▲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는 한국속담도 있는데 뭘 그러슈?

제8회 국무총리배 이틀째 대국과 시상식 중심으로 대회 이모저모를 영상 스케치해 봤다.


▲ 박재근 아마6단과 리 푸 아마8단의 결승전은 K바둑에서 공개해설(녹화)했다. 대회장인 구미코 1층 로비에 마련한 공개해설장에서 박창규-이슬아 3단이 공개방송 중.


▲ 단상과 단하의 차이는 실제 높이 이상 나는 게 승부세계. 4위를 차지한 홍콩의 치 힌 찬(Chi Hin Chan) 6단(사진 왼쪽)은 5회전에서 중국의 리 푸 8단에게 역전 직전까지 갔다가 분루를 삼켜 아쉬움이 컸다. 그 바둑을 이겼다면 단상에서 결승대국을 벌이고 있을 터. 이번 대회는 동양3국 못지않게 캐나다, 홍콩 같은 중흥국가가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다.


▲ 6위에 오른 러시아의 일리아 식신(왼쪽) 선수는 우리나라에서 추천입단한 스베틀라나 3단의 동생이다. 일찍이 누나를 따라 한국에서 한때 유학하기도 한 그는 러시아의 천재바둑소년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구미시에서는 국무총리배 개최를 기념해 10월13일 2013 제1회 구미시민바둑대회를 열었고, 대회장인 구미코 야외광장에는 바둑을 둘 줄 모르는 시민을 위해 읍면동 오목대회와 알까기대회를 마련했다.


▲ 제1회 구미시민바둑대회 일반부 대회장.


시장님도 한수 알고 보니 남유진 구미시장도 바둑을 무척 좋아하는 애기가였다. 대회장을 찾아 유창혁 9단에게 지도기 한판을 청했다. 남유진 시장은 평소 모바일을 통해 기보감상과 사활문제를 자주 풀며, 러닝머신으로 운동하는 시간에는 바둑TV를 반드시 켜고 뛸 정도로 바둑을 가까이 한다고. 내년 내셔널리그나 바둑리그에 구미시팀 창설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 구미시민바둑대회 어린이부에는 16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 국무총리배가 열린 기간은 구미시 바둑의 날이었다. 읍면동대항 오목왕선발전 및 알까기대회라 쓴 천막이 흥겨운 동네잔치를 연상케한다.


▲ 어머어머! 이런이런! 박장대소하며 알까기대회를 벌이고 있는 구미시 읍면동 대표선수들.


▲ 대회 첫날(12일) 저녁에는 3회전을 마친 선수들을 대상으로 숙소인 구미센츄리호텔 11층 라운지에서 이하진 3단과 이슬아 3단이 지도다면기 서비스를 했다.


▲ 이 틈에 둘째라면 서러워할 애기가인 서대원 아시아바둑연맹 회장도 한 자리 차지하고 이슬아 3단에 도전.


▲ 다면기를 관전하고 있는 외국선수의 티셔츠 또한 바둑이다. 바둑을 뜻하는 일본, 중국, 한국의 글자를 나란히 박아넣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 지도다면기는 13일 일요일에도 이어졌다. 이날은 구미시민을 위한 자리. 노영하 9단과 경북지역에서 보급활동을 하고 있는 강만우 9단이 나섰다.


▲ 만화가 박수원 화백도 서울에서 내려와 복을 부른다는 달마도를 손수 그려 주었다.


▲ 전주에 사는 사진작가 유철호 씨는 대회기간 내내 외국선수들에게 즉석 기념사진을 촬영, 인화해 주었다. 마지막 단체사진을 받아가려는 줄은 한참 이어졌다.


▲ "헤이, 콜럼비아! 어서 오라고!" 폐막식을 겸한 시상식이 끝나고 이대로 갈 수 없다는 듯 대륙별로 참가선수들의 기념촬영이 여기저기 이어졌다. 올 때는 생판 남남이었으나 갈 때는 모두 친구였다.


▲ 바둑알 소원적기 게시판에 누군가 쓴 말...우리 모두 같은 사람...Love~ Hello~ 그리고 하트! 이것이 바둑인의 마음, 불원천리 바둑대회 길을 마다않는 이유 아닐까.


"헤이, 베스트 드레서! 쓰레빠!" 마지막 전원이 기념촬영할 때 '슬리퍼 사나이'의 얼굴이 앞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자 사진사가 맨왼쪽 옆으로 나오라며 친 소리에 다같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제8회 국무총리배에 참가한 선수들은 이렇게 웃으며 한국에서의 바둑추억을 마음 깊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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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 |  2013-10-14 오전 6:24:00  [동감0]    
구미는 우리 시절엔 선산이라고 불렀는데. 박통의 고향이라지? 구미코의 코는 company의 약자인가요? 구미 공단이 거기에 있지 아마!
econ |  2013-10-14 오전 7:50:00  [동감0]    
조훈현 국수같은 일본유학파가 아직도 건재하듯 쓰레빠라는 일본식 발음도 건재하구려!
하긴 한국에서 쓰는 한자어의 70%가 중국식이 아닌 일본식이니...
JeanLuc 너무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만 두드리지 말고, 밖에 나가 골프라도 치세여~ 바깥에 날씨 좋습니다.  
kurikuri 놔두세요 원래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종자임다  
돌원숭이 할배~ 언제나일 수는 없수.. 명심하오. ㅎㅎㅎ  
율오성 |  2013-10-14 오후 11:50:00  [동감0]    
다양한 볼거리 사진으로 현장 느낌을 그대로~~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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