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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조리그? 바둑리그? 흥! 태국리그다!
갑조리그? 바둑리그? 흥! 태국리그다!
태국의 '15단' 리그, 한국, 중국의 바둑리그 '저리가라'할 정도
[이강욱의 태국棋행] 오로IN  2013-05-04 오후 01:08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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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리그를 우습게 보면 절대 안된다. 한중일이 가진 가치관으로 평가해서도 안된다. 물론 태국 CP그룹 코삭 회장 개인의 열정에 기댄다는 한계가 있지만 상업적이면서도 아마추어적이며 대규모를 자랑한다. 태국리그 개막식에서 미녀들이 포즈를 취했다.


이강욱 8단의 '베트남棋행' 시리즈 입니다. 이강욱 8단은 4월 말 베트남 팀을 이끌고 태국에서 열리는 15단 리그를 다녀 왔습니다. 15단 리그는 태국의 '바둑리그'로서 매우 상업적인 외양을 가진 아마추어 국제 바둑리그입니다. 이강욱 8단은 현재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오로IN]

오늘은 지난4월 26일, 27일 양일간 베트남 팀과 함께 태국의 바둑대회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고 싶다. 베트남이 아닌 태국의 바둑 소식이다.

처음 만난 태국의 바둑은 내게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태국은 대기업인 CP그룹 코삭회장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바둑이 동남아에서 가장 활성화 되어 있다. 바둑을 잘 두면 대학 입학과 대기업 취업에서도 우선시되는 바둑천국(?)이다. 한국도 태국바둑이 이렇듯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인 것을 알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나 역시도 늘 듣고는 있었지만 궁금해서 늘 가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아 아쉬웠었다.

마침 호치민 팀이(내 학생들) 태국에서 열리는 바둑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이다. “백문이불여일견”!!이다. 열일 제쳐두고 동행하기로 했다.

정확히 어떤 방식의 대회인지 대회 명칭도 모른 체 무작정 - 태국 바둑계 현황을 직접 체험하고파 - 따라나선 대회장에는 “2013 15단 태국 바둑리그!!” 라는 플래카드가 펼쳐져 있었다.


▲ 코삭 회장(가운데)이 대회 후원사 피켓앞에 섰다.


▲ 코삭 회장이 징을 치며 대회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프로 제도도 없는 태국에서 무슨 바둑리그냐?” 라고 하실 분들이 많으시겠다.
나 역시도 “대회 명칭만 리그라고 붙인 거겠지.” 라고 생각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 태국의 리그는 한국바둑리그에 비해서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규모를 자랑한다. 아니, 어쩌면 조만간 능가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대회 상금 규모야 어쩔 수 없겠지만 -한국과 태국, 프로와 아마의 차이가 있으니까- 한국리그 보다 2배 많은 참가팀 수는 여기가 과연 프로제도가 없는 동남아시아의 ‘태국’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대회 명칭 “15단” 의 의미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다. 이거 재밌다. 일방적인 강팀의 출현을 막으려는 의미인지 아니면 해외에서 출전하는 팀을 견제하려는 목적인지 정확치 않지만, 각 팀 선수들의-5명- 총 단수가 ‘15단’을 넘길 수 없게 한 규정에서 ‘15단 리그’의 이름이 나왔다.

그리하여 15단 바둑리그!!!

이 효과로 인해 특출 난 팀 없이 모든 팀들의 실력이 평준화를 이루어 더욱 치열한 대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체계화된 단위 제도가 없기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해 보이긴 한다.

후원사도 다채롭다. 대회를 후원한 CP그룹 외에도 약 20여개의 자국기업과 해외기업(삼성로고도 보인다)에서 후원을 했다. 각 기업에서 1팀씩 맡아 후원하고 선수들은 각자 소속된 기업의 로고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대국에 임하는 등 한국바둑리그, 중국 리그와 무척 흡사한 방식이다. 참가기업은 CP-ALL, SAMSUNG, NEC, PANASONIC, 7-ELEVEN, 中國銀行과 다수의 태국기업이 있다.

한국이나 중국 바둑리그와 조금 다른 점은 후원에 나선 기업에서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음에 맞는 선수들끼리 팀을 만들어 참가를 하면 협회 측에서 팀과 기업을 연결 시켜 주는 방식이란다. 추측컨대 이것은 기업들의 바둑에 대한 관심 보다는 대회를 주최하고 후원한 CP그룹과 후원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것 같다. 대회 후원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후원은 중요하다. 대회를 마친 후엔 입상을 하지 못한 팀들도 각 후원기업에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격려금을 주어, 후원 없이 자비로 출전했던 베트남과 한국 등 해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각 팀은 5명으로 구성되며 - 4명 대국, 예비선수 1명 - 구성된 총26개 팀이 화이트리그,(Whiteleague) 블랙리그(Blackleague)의 양대리그에 각 13개 팀으로 나뉘어 배치된다 .예선 방식은 ‘풀리그’다. 총 26개 팀 중 무려 20개 팀이 태국 팀이며, 나머지 6개 팀은 한국, 베트남,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라오스에서 각 1팀씩 참가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13시에 하루 2대국을 소화한다. 총 3개월간의 예선기간이 있었고 태국 팀끼리는 CP타워 대회장에서 오프라인 대국을 진행했고, 해외 팀들끼리는 wbaduk 서버를 이용한 온라인 대국을 치렀다.- 나도 3개월간 매주 토요일, 베트남 팀의 대국이 있는 날이면 사이트에 접속하여 복기지도를 했었다.

예선 풀리그가 종료됐다. 각 조 1,2위 팀 ‘화이트리그: 1위: 한국(Arirang) 2위: 태국(Foremost)’ , ‘블랙리그: 1위: 베트남(Saigon) 2위: 태국(MFEC)’ 팀들은 지난 4월26~27 양일간 태국에 집결했다. 이번엔 오프라인 4개팀 풀 결선리그로 우승팀을 가린다.

결선에 오른 해외 팀들은 우승 상금 한화 350만원, 준우승 한화 250만원을 기대하며 자비를 들여 태국에 와야 했다. 우승, 준우승 외에 상금은 없다. 특히 베트남 팀은 대회 입상이 타 팀들보다 더욱 절박한(?)상황이었다.

결선 첫날 대국은 (Jinbo Go and art academy, 진보 바둑 아카데미)에서 벌어졌다.


▲ 대국모습


▲ 한국 태극기가 보인다.

태국 바둑협회 지도사범으로 활동 중인 시진보(중국프로3단) 씨가 운영하는 진보 academy는 태국 유일의 전문 바둑교실이지만 설립 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비싼 수업료로 인해 아직은 학생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단다. 이곳 태국도 바둑이 큰 인기를 누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비싼 수업료를 내며 바둑을 배울 정도로 인기가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태국 바둑협회 코삭 회장의 지지를 받으며 활동 중인 시진보 프로지만 외국인이라는 핸디캡도 상당부분 작용하는 듯하다. -해외 바둑보급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 그래도 제법 깨끗하고 독립적인 공간의 바둑교실이 있다는 것이 무척 부럽기만 하다.

- 진보 아카데미에서 결선리그 첫날. 베트남vs,한국. 베트남 아쉽게 2:3으로 패퇴-

베트남 팀의 절박한 상황과는 달리 첫날 결과는 한국팀 2승, ‘태국1,2팀’의 1승1패, 베트남 2패로 베트남 팀의 입상은 사실상 기적을 바래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처음 조 예선을 1위로 통과하는 모습에 큰 기대를 하고 원정길에 올랐지만 입상에 대한 부담도 타 팀들에 비해 컸고 예선전에서 2장으로 활약했던 DAO(다오) 군이 태국에서의 본선에 참가할 수 없어 -군 관련 업체에서 근무 중인 다오 군은 기밀유출의 우려로 해외로의 출국이 자유롭지 못하다.- 급히 대타가 출전하는 상황도 좋지 않았다.

사실 한국 팀은 제쳐두고 라도 태국 팀만은 이기고 싶었지만 이 역시도 과욕이 아니었나 싶다. 양국 바둑 인구의 어마어마한 차이와 바둑협회의 체계적인 일처리, 그리고 대기업으로 부터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태국을 정식 바둑협회조차 없는 베트남이 이긴다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보다 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여러 태국 팀들을 제치고 조 예선을 1위로 통과한 것만도 기적 이었다는 생각이다. (대략적인 추산으로 태국 바둑 인구 20만명이며, 베트남 3000명이다.)


▲ 대회모습, 현수막에 삼성로고가 보인다.


▲ 대국을 관전하는 코삭회장


▲ 삼성 로고가 보인다. 대회 후원에 작게라도 관계가 있음을 짐작케 한다.

대회 이튿날. 결선 마지막 대국은 방콕시 중심가에 위치한 CP타워에서 계속되었다. 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그룹이라더니 규모가 상당했다. 태국에서의 바둑행사는 이 CP타워에서 항상 벌어진다니 너무나 부러웠다. 이곳저곳 카페 등을 전전하며 바둑 둘 곳을 찾아 헤매는 베트남과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CP타워 강당. 바둑리그 예선전은 물론이요 태국의 주요 바둑행사는 이곳에서...-

이튿날 결과 또한 큰 이변은 없었다. Arirang(한국)팀은 3승을 올렸고, MFEC(태국)팀은 2승1패, Foremost(태국)팀은 1승2패, Saigon(베트남)팀은 3패로 대회를 마쳤다. 간단한 점식식사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우승, 준우승 외에도 남, 여 최우수 선수상(MVP)을 시상 하는 등 한국과 중국의 바둑리그와 흡사하다. 이는 아마도 태국에서 활동 중인 시진보프로의 아이디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시나바둑(Sina)에서는 특파원까지 파견하여 대회의 취재는 물론 대국중계, 코삭 회장과의 인터뷰 등 태국바둑에 큰 관심을 보였다. (코삭 회장은 화교) 태국 바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국을 보니, 왠지 모르게 태국 바둑을 중국에 빼앗긴(?) 느낌이 든다.


▲ 선수들은 이렇게 마후라를 걸치기도 하고 같은 복장으로 통일을 취하기도 한다.


▲ 시나바둑은 결선 대국에 특파원을 파견하는 등 큰 관심을 가졌다. 사진은 Wbaduk으로 관전중인 한 어린이 참가자

태국 바둑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이지만 아마 이번 대회는 그 존재조차 희미했을 것이다. 태국바둑협회 부회장 완타니(Vanthanee) 여사는 대회 홍보를 위해 한국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잘 안되었다고 한다. 답답한 나머지 한국의 지인에게 연락하여 개인적으로라도 팀을 꾸려 참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곡절 끝에 참가한 한국팀은 후원 없이 자비로 참가할 수밖에 없었고, 태국 측에서는 세계최강 한국 팀의 스폰서가 없는 것도 의아해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손 놓고 마냥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pop' 열풍으로 태국에서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이세돌, 박정환 등 한국의 세계 톱랭커들은 이 곳 동남아에서도 유명하다. 물론 태국바둑보급을 위해 한국 프로기사를 파견하기엔 태국 협회 공식 지도사범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시진보 프로의 존재가 부담스럽다. 현지에는 중국 화교들도 많고 그럴듯한 바둑교실까지 운영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프로가 실에서의 우위를 보인다면 어떨까? 게다가 지금까지는 협회에서 운영하는 인근의 기원에 더 많은 학생들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란다. 실제로 대회를 마친 후 기원에 가보니 대회에 참가했던 다수의 선수들이 바둑도 두고 초등학생들도 가르치고 있었다.

또한 유창한 태국어로 협회 관계자들과의 유대관계가 돈독한 한국 분도 계셨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면 한국이 한발 뒤지긴 했지만 중국과의 태국 바둑 보급 경쟁에서 다시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베트남에 파견 나와 있는 내가 고민하고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둑 보급에 있어서 태국과 같은 좋은 환경을 가진 나라를 한국이 그냥 흘려보내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는 것는 것이 아까워서다. 이미 많이 뒤쳐져 있는 것도 같지만 말이다

끝으로.

나는! 힘주어 말하고 싶다. 프로제도가 탄생하고 한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세계바둑 보급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미국에서도 아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바둑리그가 태국에서 20여개 기업의 후원으로 화려하게 펼쳐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 대회 홍보걸들과 기념사진


▲ 아름다우십니다요! 좋은 대회라는 느낌이 확 드는군요.


▲ 대국을 관전중인 코삭회장


▲ 이렇게 많은 기업이 15단리그를 후원한다.

추신 : 다른 용무로 인해 대회장에서 직접 얼굴을 뵙진 못했지만 해외 팀들의 모든 스케쥴을 멀리서도 체크하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일일이 신경 써 준 완타니 태국 바둑협회 부 회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또한 태국 바둑협회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나저나 나의 베트남에는 과연 언제쯤 이런 날이 올까??


▲ 베트남 팀을 이끌고 15단리그에 참가한 이강욱 8단이 지도기를 펼치고 있다. 태국협회에서 운영하는 태국기원이다.


▲ 15단리그 개막식은 태국 미녀대회와 관련이 있는 듯, CP그룹이 후원하는 행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 대회를 지켜보며 문득 생각해 낸 것이 이른바 “동남아 슈퍼리그” (가칭)다.

베트남, 태국, 싱가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인터넷을 통해 대회를 치르는 것이다. 농심배와 같은 국가 대항전도 좋고 개인전도 좋고 대회 방식이야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인터넷 대국으로 인한 부정행위가 우려된다면 본선부터는 참가국 중 한 곳을 선정하여 대회를 치르면 될 것이다. 한국까지 초청할 필요가 없으니 대회 비용은 더욱 절감 될 것이고 말이다. 적은 비용으로 기업홍보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프로 기전처럼 억대의 대회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닐 테고.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이나 기업이 있으시다면 꼬옥~~ 부탁드리고 싶다.

아니면 베트남 대회만이라도. 하하하

[글 | 이강욱 8단]
[사진 | 태국 15단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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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쿠리짱 |  2013-05-06 오후 4:03:00  [동감0]    
그래서 결국 한국팀은 누가 출전을 했다는건가요??? 사진도 없고~~
최강한의사 |  2013-05-06 오후 12:11:00  [동감1]    
한마디로 대한바둑협회가 아직 자질이 부족하다는 뜻이군요.
smoodysoul |  2013-05-05 오전 12:02:00  [동감1]    
이강욱 8단 화이팅 정말 고생많으십니다ㅜㅜ베트남 바둑의 선구자 이십니다!
테트락티스 |  2013-05-04 오후 4:19:00  [동감0]    
태국에서 이런 정도의 바둑 열기가 있다면 다른 곳보다는 우선 태국 쪽 보급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강욱 사범도 베트남에서 고생하지 말고 태국으로 넘어가심이 어떨지..
thehero |  2013-05-04 오후 4:05:00  [동감0]    
ㅇㅇ왕관쓴 여인 진짜 이쁘네요
高句麗 |  2013-05-04 오후 2:37:00  [동감0]    
베트남의 바둑 열기가 이정도라니 바둑 발전을 위해 좋은 일입니다
테트락티스 베트남이 아니라 태국입니다.  
메이비 |  2013-05-04 오후 1:33:00  [동감0]    
이강욱 사범님, 수고가 많으시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태국 대학생 바둑대회때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들의 열정과 관심이 생각보다
컸었던 기억이 나네요.
모쪼록 베트남에서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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