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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투성이' 이창호의 항서
'의문투성이' 이창호의 항서
수상전 이겨 놓고 돌연 돌 거두다
[후지쯔배] 김수광  2011-02-12 오후 09:40   [프린트스크랩]
▲ 으레 국가대표이던 이창호, 이젠 장담할 수 없다.


이창호 9단은 한국랭킹 7위에 올라 있다. 1위를 굳건히 지키던 시절도 있었지만 세월은 무섭게 흘렀고 후배 이세돌 9단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랭킹은 조금씩 더 하강했다. 그렇다곤 해도 5위권 안을 착실히 지키던 이창호 9단이다.

그러나 지난 12월, 7위가 됐다. ‘이창호가 7위라니…’ 팬들은 쉽게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잘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다. 이번 달도 7위인데, 더 하락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이니 상황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랭킹 하락이 좀 더 현실로 와 닿게 하는 건 세계대회 국내선발전이었다. 세계기전에서는 대부분 랭킹시드를 통해 자동출전권을 받는 게 거의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던 이 9단이 건건이 선발전에 출전하는 모습은 무척 생소했다. 이 9단 표정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선발전을 치르려고 대국장에 나와 앉은 본인은 만감이 교차했으리라.

선발전에서라도 무난히 대표에 뽑히면 별 문제는 없을 터인데 그것도 잘 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31일 한중 단체전인 초상부동산배 선발전에서 강유택 3단에게 반집 차로 져 탈락하더니 이로부터 9일이 지나 열린 후지쯔배 선발전에는 원성진 9단에게 불계패했다. 엄밀히 말해 연거푸 1회전 탈락 신세다.

후지쯔배의 경우, 23회 펼쳐진 중 통산 21번을 출전했던 이 9단이 대표 자격이 못 돼 출전하지 못하는 ‘기막히고 코 막히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바둑 영웅 이창호일지라도 선발전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은 한국 프로계의 수준을 새삼 입증한 것이기도 했다.


후지쯔배 선발전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이 9단은 원 9단과 좌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거대한 수상전을 벌였고 마침내 수가 모자라다는 판단을 내려 돌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천하의 이창호가 돌을 거둔 걸 보니 잘 안 된다고 봤던 거겠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수상전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을 것 같다.

그런데…. 종국 이후, 실험 삼아서라도 수상전을 끝까지 확인해 본 사람들은 느꼈을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노장ㆍ중견ㆍ신예 할 것 없이, 프로기사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꾸만 이 9단이 수상전에서 승리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9단은 돌을 거두었다. 석연치 않은 이창호 9단의 항서 한 장은 여러 날 바둑가를 들썩였다.

중국의 저명한 바둑사이트 ‘시나바둑’도 이창호 9단이 왜 돌을 거두었는지 궁리하며 머리를 싸맨 듯하다. 시나바둑의 기사에선 자세히 참고도를 제시하며 이 9단이 수상전에 이겨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급 기사들이 포함된 한국 기사들의 공동연구도 ‘아무리 살펴봐도 이창호 9단이 수상전을 이긴 게 확실하다’는 결과를 내놓는다.

미스테리다. 이창호 9단은 왜 돌을 거두었을까?


제24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국내선발전

● 이창호 9단 ○ 원성진 9단

장소: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날짜: 2011년 2월 9일
결과: 198수 백불계승

장면 이창호, 의문 속에 돌을 거두다)

이창호 9단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바둑은 중반이 뜨겁다. 초대형 대마가 걸린 수상전이 벌어지는 상황.

흑1로 수를 조여가며 △를 잡으러 가던 이 9단은 백2를 보더니 돌연 돌을 거둔다. 이게 논란이 됐다. 계속 진행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1도(계속 진행했다면)

백2나 8은 1선 젖힘에 해당하는 형태여서 일반적으로 수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 수상전에서는 전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백10의 끊음도 얼핏 백의 수를 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흑11로 평범하게 잡아 놓아도 백의 수는 늘어나지 않는다. 흑15까지 일단 흑은 ‘유가(有家)'의 조건을 갖춘다.

흑31부터 상변 중심으로 외곽부터 조여가는 것이 긴요하다. 이것만 조심하면 큰 실수는 없다. 흑39에 이르러 백은 꼼짝할 수 없게 된다. 전형적인 유가무가불상전 형태다.


2도(원성진 9단의 착각?)

원성진 9단이 마음속으로 준비했던 수순은 백14의 마늘모 붙임, 그리고 16ㆍ18의 젖혀이음이었다. 이로써 흑은 형태상 약간의 약점이 생긴다. 옥집 형태의 자충이 두 군데나 생기는 것.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절묘한 맥점이 지금 수상전에서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

흑45까지 계속 진행해 보면 역시 유가무가 상황이라 흑의 약점은 별 의미가 없다. 결국 이창호 9단의 수상전 승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3도(다른 뒷맛은 없다)

이창호 9단이 백이 수를 낼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은 아닐까. 그것이라면 이 그림일 것이다. 흑1~11까지는 지금까지 본 그림들과 대동소이하지만 백은 12로 반발해 볼 수 있겠다. 흑은 13으로 빠지며, 백은 14로 넘어서 거칠게 버텨본다.

하지만 이후 흑17이 워낙 급소여서 백의 흔들기는 실패임이 밝혀진다. 백이 18로 흑의 두 눈을 없애며 잡으러 오면 흑19ㆍ21으로 백은 파탄 난다. 결국 백의 반발 여지도 없다는 얘기다.




4도(더 간단)

애초에 이창호 9단은 더 간단하게 사태를 해결할 수도 있었다. 흑1~14까지 진행되고 나서(실전과 백의 대응이 조금 다르다) 흑9로 뻗는 것이 포인트다.

백은 10ㆍ12로 흑의 완생을 막아야 하는데 15까지 흑의 궁도가 제법 크다. 이후 흑17부터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수조임을 시작하면 대궁소궁 형태이므로 흑은 여러 번 손을 빼도 수상전을 이겨 있다. 지금 그림은 노장기사 C 8단도 제시했던 그림으로, 그는 “나 같은 늙은이도 보는 수단을 이창호 9단이 놓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에 참여했던 몇몇 프로기사들은 “설마 이창호 9단이 수를 잘못 센 것은 아니겠지…”라며 당혹스러워했고, 어떤 기사는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 꽤 있고 초읽기에도 몰린 게 컸지 않을까. 그렇더라도 보통 기사들이라면 바로 돌을 거두지 않고 더 진행해 봤을 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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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5325 |  2011-02-13 오전 11:06:00  [동감2]    
이창호가 후배에게 양보한거지.. 그걸 몰라요~ 척하면 삼척이지~~
ad2005 |  2011-02-13 오전 1:35:00  [동감1]    
둘 중 하나겠네... 정말 수읽기가 안됐던지... 성진이 후지쯔배 우승해서 군면제하라고 밀어주던지...ㅋㅋ 아님 말고...
행복한나라 글쓴이 삭제
eflight |  2011-02-13 오전 5:09:00  [동감1]    
나가 뭐라 그렸어.
그냥 일본 가기 싫단께.
각시을 워쪼코롬 내불고 가는감?
x5325 |  2011-02-13 오전 11:23:00  [동감1]    
주작들이 어찌 대붕의 뜻을 알리요~ 그래서 이창호가 큰 그릇이라는 거야~~
touch! |  2011-02-13 오전 11:44:00  [동감1]    
초읽기에 몰려 수읽기를 제대로 못한 게 거의 확실한 것 같다. 프로의 바둑에서 일부러 져줬다는 건 말이 안 되고... 다만 이창호9단은 아직 후배들과의 바둑에서 마지막까지 아둥바둥(?) 두는 일을 어색하게 느끼는 것 같다. 예전 연구생과의 바둑도 그렇고, 관전자들은 더 둬볼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에서 돌을 던지고 마는 걸 보면...
공리1 |  2011-02-13 오후 2:24:00  [동감1]    
노총각이 천하의 미인을 얻었으니
좀 쉬게 둡시다.ㅎㅎㅎㅎ
술익는향기 ㅎㅎㅎ 여기에 한표...  
타임머신 |  2011-02-12 오후 10:11:00  [동감0]    
저도 이창호 9단이 돌을 던지고 무려 한 시간 넘게 이 판을 검토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수상전은 흑이 이기더라구요, 무척이나 궁금했던 판인데 역시나 제 검토가 맞았군요! 암튼 예전의 이창호 구단이 아닙니다. 안타깝네요!!
하안기 |  2011-02-12 오후 11:51:00  [동감0]    
저는 놓아보기 해보고, 다시 재검토해보고 이긴다는 확신이 들어 이창호9단에게 구간 10회 아이템 베팅했는데, 천하의 이9단이 돌을 던지니 제가 틀렸는줄 알았더니만... 이런 경우 어디가서 보상받나요. 허참. 그래도 이9단님 힘내세요. 아직 10년은 더 버텨야지요.
홍따 |  2011-02-13 오전 1:18:00  [동감0]    
혹시 바둑외적인 문제가 있어서는 아닐까요?? 뭔지는 모르지만
한마싸이 |  2011-02-13 오전 5:12:00  [동감0]    
더 두기 싫어서 던진바둑? 그냥 지고 싶어서 던진바둑?? 아니면 그냥 프로의 착각일뿐?
위 사람이 한때 세계를 호령했다는 천하의 이창호9단이라는 사람이 맞는건지요???
고목매미 |  2011-02-13 오전 6:45:00  [동감0]    
창호사범이 한국기사들에게 항의하나 보다. 감히 나를 선발전에? 너희끼리 해봐라라고...?
그덕에 나는 벳을 실패하더니, 그담엔 성진사범판에서 알거지 되었고.... 휴!!!
암튼 창호사범님 훌훌 틀어 버리고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진정한 바둑인이 되시길 빕니다.
touch! |  2011-02-13 오전 11:46:00  [동감0]    
이창호 9단의 팬으로서 예전처럼 압도적인 포스를 되찾기를 기대하지만, 한편으로 까마득히 차이나는 후배와의 대국에서도 반전무인의 자세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재욱아빠 |  2011-02-13 오후 3:27:00  [동감0]    
아직도 모르시겠읍니까?
가중치가 잘못돼 있다구요.. 가중치가..
세계대회 결승과 일반 대국의 가중치는 10배 정도 차이가 나야 되는 걸 왜 모르는지..
파기발현 |  2011-02-13 오후 5:25:00  [동감0]    
이 수상전은 백이 한수빠르므로 이9단이 던졌음 백선수에 중앙 먹여치는곳을 잇고 귀를 넘어가자고 자충을 유도하면 백이 한수 빠름
휴에 |  2011-02-13 오후 7:10:00  [동감0]    
파기발현님말틀렸음흑이유가무가로이겼었음이거는프로기사의말이었다내가물어봤음
亂花散手 |  2011-02-13 오후 9:17:00  [동감0]    
이창호 9단은 꽤 오래 전에 스승 조훈현 9단과 도전기 두다가 상당히 유리한 바둑을 도중에 던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 판으로 두고 프로들도 스승에 대한 예우나 던져도 진작 던질 바둑 붙들고 있는거 보고 안스러워서 등등 의견이 분분했었지요...
성실해유 |  2011-02-13 오후 11:55:00  [동감0]    
장면 1도에서 4로 이은 수가 이상합니다. 백 4로 5의곳으로 호구치면 어떻게 되나요. 그 부분만 보면 백이 4수가 되면서 전체적으로 흑이 한 수 부족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문인 |  2011-02-13 오후 11:58:00  [동감0]    
결국, 초읽기에 몰려서 이외엔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창호 사범, 틀림없이 집에 가서 복기를 해 봤을 터인데.. 본인이 입을 다물고 있는 한,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스테리가 되겠네요.
성실해유 |  2011-02-14 오전 12:08:00  [동감0]    
이창호 구단이 4도로 두는게 이기는 길 같습니다만, 세월에 무뎌지는 것이 있다면 이런 것이겠지요. 하여간 이창호 구단, 좀 더 정상에 있어 주었으면 싶네요. 이 구단 화이팅!
valmoonk |  2011-02-14 오전 12:34:00  [동감0]    
백이 한수빠르구만 뭐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ㅋㅋ 하여간 신격화는 좌경화하고 동일시되
park.Q 이래서 주작 ㅉ ㅉ  
빔브랭크 |  2011-02-14 오전 10:26:00  [동감0]    
의문사항 2가지

1. 대국 끝나고, 두사람사이에 복기(시간)는 없었나요? 복기여부는 기록자에게 확인가능할거고..

2. 원성진9단의 의견은 어떤지? 공동연구에 참여했던 몇몇 프로기사들은 ....에 원 9단이 제외되었다면, 대국당사자에게 확인하는것이 좋겠지요..

원성진 9단이 마음속으로 준비했던 수순은 ....이란 표현에서 원9단에게 확인한것 처럼 보이는데, 그럼 수상전에서 진다는걸 인정했는지?
견마지록 |  2011-02-14 오후 5:04:00  [동감0]    
표도르도지고 이창호도지는구나 쩝
..돌.. |  2011-02-17 오후 7:54:00  [동감0]    
작전대국이었구남...
kyj480 |  2011-02-24 오후 11:52:00  [동감0]    
이창호사범의 과거 초창기 시설이 생각난다. 이사범이 10대 후반일때 kbs특별바둑에서 상대는일본의그당시 9단으로 기억되는데 고바야시 아니면 사토로 기억된다.마지막 5수를 남겨두고 반집으로 이사범이 진 상태에서. 해설자는 김영하사범. 그런데 마지막 5수까리로 이 사범이 지고있었는데 계속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순간 일본기사가 선수끝내기를 놔두고 후수한집끝내기를 두는 바람결국 이사범이 반집승이었다. 대비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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