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Home > 뉴스 > 해외통신
베트남에서의 바둑보급 5년!
베트남에서의 바둑보급 5년!
동남아바둑대회 참가 2년 만에 최고 성적 올려...불모지 벗어나
[해외통신] 이강욱  2015-01-26 오후 05:32   [프린트스크랩]
  • 트위터
  • 이메일
  • 카카오스토리+
  • 구글+
  • 페이스북
▲ 드라마 <미생>은 베트남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바둑강의를 나갔던 ‘호치민시 한국 국제학교’ 학생들은 만날 때마다 드라마 미생에 대해 물어왔다. 학년이 낮을수록 관심도가 더 높았다. 미생은 바둑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겼고, 프로기사란 직업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에게 드라마 미생을 예로 들면 즉각 이해하는 눈치였다. 미생이 일으킨 바람을 잘 활용하여 바둑붐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 새해 역시 베트남 호치민에서 맞이했다. 부푼 꿈을 안고 베트남에 처음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햇수로 5년, 만 4년반이 지났다. 1년 내내 무더운 날씨는 한국의 사계처럼 시간의 흐름을 확연히 느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어쩌면 이렇게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내가 보는 2014년의 한국바둑계는 여러모로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수모 아닌 수모를 당했던 한국바둑은 국가대표팀 창설을 기점으로 요근래 중국에 당해왔던 수모를 고스란히 되갚아주었다. 덕분에 베트남 학생들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한국바둑 선생님을 볼 수 있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내게 한국선수들의 활약은 여러모로 큰 힘이 되었다. 2015년 한국바둑 파이팅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작년 바둑계 최고의 히트는 드라마 <미생> 이 아니었나 싶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각종 CF, 패러디들이 등장했고,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 또한 약간 과장하자면, TV만 켜면 나오는 느낌이었다. 베트남에 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잘 알 수 있었냐고? 어쩌면 내 이야기가 됐을지도 모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놓칠 수 없어 어렵게 인터넷TV를 통해 시청하게 되었다. 덕분에 약 2달간은 심심치 않았다.

한국에 못지않게 베트남에서도 미생은 큰 화제였다. 매주 토요일마다 바둑강의를 나갔던 ‘호치민시 한국 국제학교’ 학생들은 만날 때마다 드라마 미생에 대해 물어와 나를 당황하게 했고, 신기하게도 학년이 낮을수록 그 관심도가 더 높아 놀라웠다. 바둑을 잘 모르던 사람들도 ‘미생’이란 단어 하나에 바둑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바둑 프로기사라고 소개하면 언뜻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사람들도 “요즘 잘 나가는 드라마 ‘미생’ 아시죠?” 하면 “아! 미생~” 하니 이건 당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 무렵부터 한국 아이들의 바둑지도에 대한 문의와 수강생 수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드라마 한 편으로 많은 분들이 바둑을 알게 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먼 베트남에서도 이렇게 큰 화제가 됐으니 이번 기회를 잘 살려 한국바둑계가 더욱 활성되었으면 좋겠다. (사진은 호치민시 한국 국제학교 초등 바둑반 수업 모습)

2014년 베트남 바둑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파견 초기 연령대가 대부분 대학생이던 내 수강생들은 이제 다들 취업과 결혼 등으로 바둑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이제는 대회나 중요한 행사가 있어야만 교실이 북적거리는 아쉬운 상황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베트남이 국제 바둑무대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3개국이 매년 연말 서로를 방문하며 치르는 ‘동남아 바둑대회’에 2013년부터 베트남도 참가하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14 동남아 바둑대회’에는 5명(남3명, 여2명)의 베트남 선수단이 정식 참가하여 당당히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고 개인전에서도 2,3,4위에 입상하여 참가팀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 동남아 바둑대회 모습.

여자부 우승도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베트남의 몫이었다. 그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있던 베트남의 본 실력에 필시 다른 국가 선수들도 놀랐을 것이다. 아직 바둑만큼은 걸음마 단계인 베트남이다. 바둑인구 수는 물론이요 한국, 중국, 일본 등 프로제도가 있는 국가를 제외하고 인프라가 가장 탄탄하다는 태국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하지만 양보단 질일까? 외형과는 달리 실력만큼은 크게 뒤지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어 무척 보람찼고 뿌듯했다.

태국만큼은 항상 자신 있다던 베트남 선수들의 뜻모를 자신감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는 게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 (한, 일 관계와는 달리 베트남과 태국은 역사적으로 서로 얼굴 붉힐 일은 없었지만 태국에게 만큼은 질 수 없다는 라이벌 의식이 은연중 깔려 있다.)

동남아 대회 참가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베트남은 올 연말 개최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처음 이 동남아 대회에 큰 역할을 했던 태국바둑협회에서도 차기대회를 베트남에서 유치하고자 긴밀히 움직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여러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고 있어 안타깝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대회 개최비용이다. 대회 상금은 없으니 개최비용이 많이 드는 건 아니나 개최국이 참가선수들의 숙식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크다. 아직 바둑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베트남협회이고 보면 꽤나 부담스런 액수일 것이다. 유이 선생님께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계시지만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베트남에서 체스나 중국 장기는 스폰서도 많고 국제대회도 심심치 않게 열리고 있는 게 매우 부럽다. 아무쪼록 잘 해결되어 베트남에서도 나름 권위 있는 첫 국제바둑대회가 열리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 대회 시상식을 마치고.

이제 나의 2015년 이야기로 넘어간다.
2015년은 내게도 매우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다. 베트남 바둑계에 좋은 소식일지 나쁜 소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베트남 생활을 뒤로 하고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꿈 많던 20대 원대한(?) 포부를 안고 베트남에 와 나름대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 테다.

하지만 더는 내 꿈만을 좇기에는 힘이 들고, 현실적으로도 여러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혀 고심 끝에 귀국을 결정하게 되었다. 물론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내 베트남 활동에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들이 내내 마음에 걸려 고민이 더 깊었다. 죄송한 마음이다. 특히 ‘월간바둑’에 실린 내 글을 보시고 여러모로 부족한 내게 베트남 바둑대회를 열어 큰 힘을 실어주셨던 LS그룹 구자홍 회장님, 어린이바둑대회 등 여러 행사로 후원해주신 SG그룹 이의범 회장님, 보급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신 한국기원 박치문 부총재님, 양 재호 총장님, 파견 결정에서부터 활동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으로 앞길을 밝혀주셨던 최규병 당시 기사회장님, 베트남 인터넷바둑대회의 후원과 늘 부족한 글을 실어주시는 wbaduk 관계자 여러분, 녁밍의 한국 유학을 도와주신 권갑용 사범님,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이 계시다. 일일이 열거하지 못하는 점 죄송하고, 기대에 더 부응하지 못하는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말씀 드린다.


▲ 호치민시 바둑클럽 풍경.

부족한 선생을 따라 5년여 간 함께 울고 웃으며 많은 추억을 함께했던 베트남 학생들, 내 귀국소식에 가지 말라고 붙잡고 한국에 가더라도 꼭 다시 돌아오라고 말해줘 정말 고맙다. 그렇기에 더 함께하지 못하는 게 실로 아쉽고 착잡하고 마음 아프다. 베트남 생활에 가장 큰 도움을 주신 유이 선생님께서는 “타국생활에 지쳐 그런 거라면 1년에 반은 한국, 반은 베트남에서 생활하는 건 어떻겠냐?”며...오히려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고, 베트남의 바둑발전이 더딘 것이 다 자기 탓이라며 자책하셔서 마음이 짠하고 울적했다. 이번 결정이 여러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내 귀국 소식을 접한 한국교민들께서는 벌써부터 "얼마 못가 베트남에 다시 오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신다.

내 인생에 매우 중요한 시기를 베트남에서 보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처음 세웠던 목표를 100퍼센트 이루지 못한 것은 실패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더 많은 것을 깨달아 얻고 배우고 돌아가니 실패는 아니라 생각하련다. 베트남 파견이란 특성 덕분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과 격려, 후원까지도 받을 수 있었고, 국내에서라면 감히 함께할 수 없었을 좋은 분들과도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아마도 전세계 바둑프로기사들 중 베트남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은 나일 것이고 적어도 베트남에서만큼은 이창호, 이세돌 같은 세계적인 기사들도 부럽지 않을 프로기사가 나 아닐까? (나만의 착각일까? ㅎㅎ)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베트남 생활 5년의 경험으로, 이제는 어딜 가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함께...YES!!! ^^

비록 몸은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마음만은 항상 베트남 바둑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할 것이다. 혹시 아는가?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한번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될지...^^ 끝으로 베트남 관련 소식을 전할 때마다 관심 갖고 글을 읽어 주시거나 댓글로 격려해주신-정말이지 큰 힘이 되었습니다-바둑팬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도 베트남 바둑에 더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그동안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꾸우벅!) [베트남=이강욱]

  • 페이스북
  • 구글+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트위터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18센티 |  2015-01-30 오후 7:53:00  [동감1]    
기타 보급프로들은 유럽등지나 돌아댕기면서 바둑을 핑게로? 관광하는 느낌을 주는데(뭔 사진이나 찍고 자랑질만하지) 이강욱사범님은 진정 고생하고 개척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고생하셨습니다 ^^
다정아비 |  2015-01-28 오후 5:04:00  [동감1]    
베트남에 한국바둑을 심는 밀알역할을 5년이나 한수고 정말 대단하십니다.
반드시 그 성과가 후에 나타날것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기프실 |  2015-01-27 오후 11:21:00  [동감1]    
자랑스러운 분입니다 참 고생했습니다..초석을 닦았다는데 보람을 가지시고 후인들이 그 길을 다시 가겠지요.
테트락티스 |  2015-01-27 오후 2:52:00  [동감1]    
굿바이의 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떠남으로써 스스로 발생되는 무형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같이 있는 게 다는 아니죠.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코어스 |  2015-01-27 오전 11:57:00  [동감0]    
이강욱 사범님, 베트남에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는데 이렇게 돌아가게 되었다니 아쉬울 따
름입니다.
그래도 그간의 노력과 과정이 앞으로 새로 시작해 나아가는 길에 큰 힘과 자산이 될 겁니
다.
멋있었습니다!
트로잔 글쓴이 삭제
푸른산야 |  2015-01-27 오전 11:51:00  [동감0]    
고생 많으셨습니다. 뜻한바가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입영전야愛 |  2015-01-27 오전 11:40:00  [동감0]    
이강욱프로님 인생의 황금기 5년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더디긴 하지만 뿌린 씨앗들이 열매맺는 순간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귀국후 좋은 활동 기대 하겠습니다
독사九劍 |  2015-01-27 오전 11:10:00  [동감0]    
수고 많으셨습니다. 멋있어요~
재오디 |  2015-01-27 오전 9:23:00  [동감0]    
수고 많으셨습니다~
술익는향기 |  2015-01-27 오전 9:07:00  [동감0]    
땀흘려 뿌린 씨앗이 언제가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이트 |  2015-01-27 오전 1:21:00  [동감1]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베트남에서 머물며 얻은 경험과 지식(언어 등)을 활용하여 한국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사시길 하는 바램입니다.
北極熊 |  2015-01-26 오후 7:14:00  [동감1]    
사이공 가서 이강욱 사범님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나른한오후 |  2015-01-26 오후 6:51:00  [동감1]    
수고 많으셨고 자랑스럽습니다.
태풍0 |  2015-01-26 오후 6:34:00  [동감1]    
사범님! 바둑보급을 위해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FirstPage PrevBlock   1   NextBlock LastPage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