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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바둑 특별활동반, 대학 바둑동아리반 수업!
베트남의 바둑 특별활동반, 대학 바둑동아리반 수업!
베트남어로 만든 최초의 기보해설집도 출간
[해외통신] 이강욱  2014-08-08 오후 02:54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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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 특별활동 수업시간에 나타난 소녀시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옷이라는...^^ 베트남은 한류열풍과 더불어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한국기업에 입사하려는 바람 등에 힘입어 한국바둑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어느덧 2014년의 반을 훌쩍 넘긴 지금, 그동안 베트남 바둑계에도 여러 일들이 있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열기로 했던 ‘2019 하노이아시안게임’이 베트남정부의 개최 포기선언으로 무산되었다. 베트남의 유력한 메달 종목인 체스와 함께 바둑까지 함께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했으나 희망이 사라져버렸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대한민국 호치민시 총영사관의 적극적인 공조 아래 아시안게임의 바둑종목 채택을 위해 많이 애썼건만 이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으니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은 표현할 수조차 없다.

개최 포기 이유는 역시나 금전적인 부담이란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포기선언이라 놀랍기도 하지만 베트남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리라 이해하고 싶다. 과연 2019년 아시안게임은 어디에서? 바둑 종목채택은 가능할까?

2013년 말 서대원 대한바둑협회 부회장과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의 베트남 방문 당시 논의되었던 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1997년 개교, 초등~고등 교육, 1400여 명 재학 중) 바둑반 개설은 호치민시 총영사관과 학교 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지난 3월 새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식과목이 아닌 매주 1회 특별활동 교육이지만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로 즐겁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정원을 초과 신청하여 인원 선정에 애를 먹을 정도였다. 학교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 하니 아직 바둑에 대한 이미지가 살아있단 생각에 뿌듯했다. 바둑반 개설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 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 초등 바둑 특별활동반

한류 열풍과 현지인이 한국 기업에 입사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때문에 베트남 대학에서 한국학과의 인기는 꽤나 높은 편이다. 덕분에 이 곳 호치민시에는 총 4개 대학에서 한국학과를 운영 중이고 그 중 방히엔(文憲)대학교에서 바둑 동아리반 운영 의뢰가 들어와 지난 6월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방히엔대학교는 사립대학으로 총 3000여 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체스가 아닌 바둑에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학교 측의 생각이 궁금하여 첫 미팅 자리에서 결례를 무릅쓰고 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려는 이유를 여쭤보았다.

“베트남에도 최근 스마트폰의 빠른 확산으로 젊은이들이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둑을 배움으로써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학생들에게 이로운 부분이 많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둑 입문자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기에는 내 베트남어 실력이 부족한지라 내게 바둑을 배우는 학생 중에서 한 명을 조수(?)로 대동하는 것을 조건으로 약 25명의 한국학과 학생들과 수업을 하게 되었다. 바둑이 재미있었을까? 아님 한국사람의 더듬더듬 베트남어가 흥미로웠을까? 다행이도 학생들의 참여와 호응이 높다.

베트남에서만큼은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바둑을 현지 대학교에서 먼저 관심을 갖고 다가 온 것이 내게도 무척 신기하고 기쁜 일이지만 이는 베트남 바둑계로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강의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지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타 대학에서도 바둑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이 강의가 매우 중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 생활 만 4년 만에 다시 한번 의미 있는 일 하나를 시작하게 되었다. 대중적인 관심이 거의 없다시피 한 바둑에 관심을 보여준 방히엔대학교, 바둑반 개설에 힘써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 방히엔대학교 바둑동아리 수업 모습

2013년부터 대한바둑협회와 세계바둑 보급을 위한 영문바둑사이트인 ‘WBADUK’의 후원으로 ‘베트남 인터넷 바둑대회’를 시작하였다. 베트남 내 사정상 오프라인 대회로는 참가자들을 한곳에 모으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을 고심하다 계획한 것이 온라인 대회였고, 첫번째 온라인 대회가 참가자들의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은 덕분에 올해도 후원을 받아 두번째 대회를 진행 중에 있다.

베트남에서는 처음으로 실명이 아닌 개인 아이디(ID)로 치러지는 인터넷 대회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에피소드들도 참 많았다. 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소개하겠다.

이런 좋은 기회에 나 역시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파 대회 기보집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미 사활문제, 정석 책 등은 한국, 일본의 책들이 많이 퍼져있고-다행이도 이런 책들은 글자를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책들이지만-자세한 해설을 필요로 하는 기보해설서는 베트남 학생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그동안 기보해설 책에 대한 갈증이 많던 학생들에게 유명 프로대국 해설집도 필요하겠지만 ‘본인들의 대국이 해설되어 있는 책이 더 유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제작하게 되었다.

베트남 현지어로 제작되는 최초의 기보집이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지만 아직은 한권의 책을 쓸만한 베트남어 실력을 갖춘 게 아니라서 여러 사람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내가 기보 해설을 하면 제자 타이(THAI)가 적당한 문체로 바꿔 컴퓨터 작업을 도왔고 호치민시 미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제자 땀안(TAM ANH)이 디자인하여 제작한 책은 시작 3개월 만에 제법 그럴듯한 모습으로 베트남 최초의 기보해설 책이 되었다.

정식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이 아니라서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바둑을 좋아하고 아끼는 베트남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제작비용은 고스란히 내 몫으로 돌아왔지만 다행이도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게 되어 더욱 뜻 깊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대회를 만들어 주신 대한바둑협회, WBADUK에 거듭 감사의 말씀 드린다.


▲ 베트남 현지어로 제작된 최초의 기보 해설집

또 하나, 얼마전 끝난 2014 경주 세계아마선수권대회는 내게 프로 입문의 기회를 준 대회이기에 늘 관심 있게 보곤 했는데 이곳 베트남 파견 이후부터는 베트남 대표의 성적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베트남에선 매년 전국대회 우승자가 참가해 왔지만 이번 대회는 항공료가 자가부담인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전국대회 우승자, 준우승자 모두 참가에 난색을 표했다. 그렇다고 베트남협회에서 경비를 지원하기엔 바둑에 대한 관심도가 너무 적은 상황이고...(바둑이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때문이다). 고심 끝에 아직 나이나 실력으로나 여러 면으로 부족하지만 한국에서 유학 중인 녁밍(VO NHAT MINH, 12세)이 베트남 국가대표로 선정되었다.

녁밍의 대회참가는 베트남 바둑인들의 큰 관심거리였다. 단장도 없이 녁밍 혼자서 치러야 하니 성적보다도 어린 나이에 세계 대회라는 큰 무대에 적응이나 할 수 있을지가 더 큰 걱정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가서 함께 하기엔 여러 가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모든 이들의 기대와 응원 속에 대회 첫 날 2승을 하며 선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4승4패의 성적으로 마쳤고, 이는 전체 54개 참가국 중 2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누군가 옆에서 코치 역할을 해주었다면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은 나만의 아쉬움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회에는 일본에서 바둑유학 중이라는 12살 동갑내기 인도네시아 대표와 좋은 경쟁구도가 되었는데 거짓말(?) 같이 똑같은 4승4패의 성적을 올렸고, 녁밍보다 딱 한 단계 위인 25위에 랭크되었으니 앞으로 두 어린 학생의 경쟁 구도가 흥미로워 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 녁밍이 태국, 인도네시아 대표보다 좋은 성적을 내줄 것을 기대했지만 결과는...양 쪽 모두에게 패배. ㅜ.ㅜ


▲ 베트남 대표로 대국 중인 녁밍.

이렇게 정리해 보니, 올해의 절반 이상이 지난 지금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늘 그렇듯 올해 역시도 한국, 베트남 양쪽에서 많은 분들의 지원 덕분에 혼자였다면 할 수 없었을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약 일주일 뒤면 베트남 유일의 전국대회인 ‘2014 LS배 베트남 전국바둑대회’가 열린다. 올해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베트남 = 이강욱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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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신봉 |  2014-08-09 오후 11:15:00  [동감0]    
두 소년의 경쟁구도가 흥미롭군요.
그들이 2.3년 후에는 입상권에 들어가는 기량을 갖출 수있는 것인가요?
두 소년이 그려갈 동남아의 바둑그림이 궁금해지네요.
영인신봉 베트남에 한국바둑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학교에서도 바둑을 가르치고... 또 베트남 바둑인들의 기보집도 발간하고, 여러모로 수고하는 이8단의 노력에 힘찬 성원을 보냅니다. 국내의 젊은 바둑고수들이 이8단처럼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인신봉 새천년 전후에 바둑에 꿈을 걸고 패기찬 열정으로 기력을 연마하던 젊은이들. 승부의 세계에서는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그 열정을 가지고 해외로 눈을 돌려 바둑교육에 전념해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그대들의 고급능력을 사장시키는 안타까움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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