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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알파박'과 '목고수'가 알려준다
제8회 응씨배 결승 1국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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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중국 사이트에서도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굉장하다. 대단하다',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일인자다.', '박천자(天子)의 후반은 진짜 공포스럽다',' 이 기보를 잉창치 선생님께 태워서 보내드린다면, 아마 너무 화나서 벌떡 일어나실거야'라는 등 박정환의 실력을 더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 모두가 가망 없다고 말할 때 반집을 손에 쥐고 판을 흔드는 '19로의 마법사'. 과거는 이창호였고, 지금은 박정환이다. 언제나 스토리는 비슷했고, 승자는 '운이 좋았다' 또는 '다 진 바둑이었다'라고 말한다. 대부분 상대가 스스로 자살골을 넣고 무너진 내용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운명이 갈리는 큰 승부에서 나오는 이런 실수들이 과연 우연의 산물일까?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 5번기 1국에서 박정환 9단이 탕웨이싱 9단을 상대로 286수 만에 백 3점 승을 거뒀다. 10일 대국을 마친 박정환은 목진석 코치와 함께 저녁을 먹고, 방에서 함께 1국을 자세하게 복기했다. 목진석 9단은 "박정환의 투혼과 끈기로 만든 역전승이다. 복잡한 부분도 많았지만, 내용이 아주 재미있었다. 박정환의 대국 느낌과 복기에서 나온 수순 등을 바둑팬에게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알파박'과 '목고수'가 정리한 결승1국 하이라이트를 아래에 소개한다. 실전 흑19가 나쁜 수는 아니지만, A에 둬서 중앙으로 나가는 게 더 당당했다. 실전은 백24를 두면서 중앙 주도권을 백이 가져갔다. 실전보 백30도 재미있는 수였다. 참고도처럼 흑1에는 백2가 보통인데 박정환은 흑5로 가르고 나오는게 불만이었다. 그래서 백이 미리 이 자리를 선점했다. 그러나 흑1도 아주 좋은 행마였다. 백의 모양을 무너뜨리면서 흑3으로 한점을 잡아선 흑도 상당히 훌륭하게 안정했다. 백 세모로 늘었을 때 박정환은 상변의 뒷맛을 보고 있었다. 만약 흑이 손빼면 백4의 마늘모로 최소한 패가 나는 모양이다. 상변 백도 다섯 수밖에 안 되서 상변에 바로 수를 내러 갈 수는 없다. 실전은 타협인데 흑도 실리가 크지만, 백도 흑 석점을 잡고 중앙 흑돌을 위협하는 모양이라 서로 불만이 없다. 박정환은 이 바둑이 나빠진 원인으로 좌변에서 둔 백10과 백12 두 수를 지목했다. "백10으로 하변쪽에 A정도로 벌렸으면 편한 바둑이었다. 백12도 느슨한 수로 바로 B로 뚫어 싸워야했다."라는 감상이었다. 오전 대국은 참고도 흑3까지 두어졌다. 백이 좌변에서 제자리 걸음하는 사이에 큰 자리를 흑이 차지해선 백이 한발 뒤처졌다. 흑7까지 탕웨이싱은 두 번이나 손을 뺐는데 결과적으로 좌변 흑대마가 잡히지 않았기에 백이 소득이 없는 결과다. 좌변 흑은 자체로 살아있지는 못하지만, 백2부터 공격했을때 흑9의 수가 껄끄럽다. 백4로 밀어서 흑이 상변을 받아주면 바로 잡으러 갈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변 흑 석점의 가치가 크지 않다. 흑7의 호구로 두 번 손뺀 흑 대마는 살아갔다. 백10까지 좌하귀도 후수로 지킬 수 밖에 없다. 중앙 눈목자까지 두어선 확실하게 흑이 편한 바둑이다. 여기서 흑3은 실리로도 크고 실전 심리상 두고 싶은 자리지만, 간명하게 A정도로 두어도 흑이 좋은 형세였다. 백8로 붙이는 수가 상당히 끈적끈적한 강수라 흑도 대응이 쉽지가 않다. 좌변부터 이어진 흑대마가 아직도 완생은 아니다. 그러나 백2의 직선적 공격은 성급했다. 공격하더라도 백A, 흑B의 교환을 하고 갔어야 한다. 정말 어려운 곳이다. 백2와 흑3의 교환을 하고 백8까지 진행하면 좌변 흑대마의 사활은 어떻게 될까? 착각하기 쉬운데 흑이 A나 B로 두면 죽는다. 이 장면에선 C가 정수다. 흑1이 맥처럼 보이지만, 백2로 끼우면 자체로 두 집을 만들기 어렵다. 흑1로 두면 백도 2로 젖혀 잡으러 가야하는데 흑5가 좋은 수다. 흑7 또한 오궁도화를 피하는 묘수다. 결국 빅으로 흑이 살게 된다. 흑9까지가 실전과 같다. 백이 계속 흑을 잡으려면 백10으로 이어야 한다. 흑도 최강수는 15로 단수치고 17로 끊는 수다. 백18로 단수를 치면 25까지 흑도 수를 꽉꽉 조여간다. 좌변 흑은 여덟 수 정도라 수상전에서 하변 백이 상대할 수가 없다. 흑17에는 백18 날일자가 부분적으로 좋은 수다. 흑19로 한 점을 잡아도 옥집이라 흑 전체가 살 수 없다. 서로 최선의 진행이다. 백10도 최대한 수를 늘이는 수. 그러나 실전진행 6도의 A, B 교환이 없으면 흑11로 바로 끊어막는 수가 성립해서 흑이 백을 잡고 사는 결과가 나온다. 백2, 흑3의 교환을 하고 백6으로 공격하면 흑도 다르게 버티는 건 어렵다. 흑이 좌변과 하변을 따로 살 수 있지만, 백이 집으로 큰 득을 본 결과다. 좌변도 참고도8처럼 빅을 만드는 끝내기가 남아 백이 편하다. 백은 중앙 흑대마 공격에 희망을 거는 수 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탕웨이싱이 흔들렸다. 흑5가 결정적인 착각. 5를 두지말고 A로 들여다본 후 B로 막으면 살아있었다. 흑9까지 수순은 실전과 같다. A로 젖히는 수가 생겨 이제는 흑7도 대악수. 여기서 백도 10처럼 잡으러 가는 수가 있다. 흑이 아무리해도 자체로 두 집은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박정환은 이 수를 결행하지 않았다. 모두가 궁금해했던 장면이다. 흑도 1의 빈삼각이 있다. 백도 계속 잡으러 가면 외길수순으로 패가 난다. 그런데 흑은 중앙이 다 죽어도 좌하귀에서 연타를 하면 승리가 부동이다. 그래서 박정환도 잡는 걸 포기하고 다시 우변으로 손을 돌렸다. 국후 탕웨이싱은 자신의 SNS에 "흑5를 두곤 상대가 돌을 던지길 기다리는 심정이었다."라고 썼다. 그러나 흑5가 결정적으로 바둑을 끝낼 수 있는 찬스를 놓친 수였다. 흑이 먼저 1부터 9까지의 교환을 선수로 하고 A를 둬 살았다면 백에겐 더는 희망이 없었다. 그냥 흑1로 살자 백도 2를 둘 여유가 생겼다. 이젠 흑이 5로 단수쳐도 백 세모 두 점은 가볍게 버린다. 흑도 우변이 다쳐서 7로 끊어 거꾸로 백대마를 잡으러 가야하는 흐름이 되었다. 백10, 흑11의 교환도 사활과 관계있는 박정환의 날카로운 잽이다. 박정환과 목진석은 흑9로 A에 단수쳤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백도 패로 버텨야하는데 패감은 흑이 한 개더 많다. 실전에선 떨리는 결정이라 탕웨이싱은 흑9로 두점을 따낸다. 그러나 전체 백대마가 쉽게 살아가선 상당히 따라붙은 결과다. 흑1이 최후의 패착이다. 이렇게 두면 백이 손을 빼도 살아있다. 백2로 우상귀를 밀자 바로 역전이다.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참고도처럼 백의 삶을 먼저 강요했다면 실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득이라 흑의 승리가 확정적이었다. 꼬부리는 수를 둘려면 자충이라도 차라리 1, 2 교환을 한 후에 했다면 백이 손뺄 여유가 없었다. 백이 하변을 살고 우상귀 처리에서 흑5가 두어졌을 때는 백이 넉넉하게 이겼다. 흑5로 A에 끊어서 버텼으면 좀더 미세했지만, 끝내기를 진행해 본 결과 백의 1점승(반집승)이 유력했다. 다시 보면 중반에 유리했던 흑에겐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찬스가 다섯 번 이상 있었다. 탕웨이싱의 실수보다는 박정환의 투혼이 더 빛난 대국이었다. 목진석 9단은 "세계대회를 따라다니면서 본 대국 중에 가장 긴장하면서 본 대국이었다."라며 2국도 많이 응원해주길 당부했다. 결승 2국은 12일 오전 10시 반부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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