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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순천만국가정원배 전국학생바둑대회가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 컨퍼런스홀.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 순천!”

조충훈 순천시장이 한줄로 압축한 소갯말에서 보듯 순천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기막히게 활용해 세계적인 생태브랜드 도시로 자리잡았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그 터전에 새롭게 단장해 선을 보인 것이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순천만 28㎢에 더하여 동천~봉화산 코스로 이어진 둘레길, 곳곳의 자연문화유산이 보석처럼 빛나는 순천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이다.

이같이 빼어난 문화유산과 풍광,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드넓은 정원에서 치르는 바둑대회가 세계에 또 있을까. 새로운 대회, 색다른 학생대회의 탄생이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사진은 같은 학생의 시선으로 한번 전달해 보는 건 어떨까. 정영우 학생은 인근 광주시 지혜학교 6학년생(인문철학 대안학교로 고3에 해당)으로 사진공부를 하고 있다. 바둑은 둘 줄 모른다. 그렇지만 장래 사진작가를 꿈꾸는 학생의 눈에 비친 바둑대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사진설명은 사이버오로 취재기자가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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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 건너편에서 바라본 국제습지센터. 11월21~22일 이틀에 걸쳐 바둑돌 소리가 청아했다.

▲ 이같은 풍광 속에서 바둑을 둔다는 건 행복이다.

▲ 가을이 깊다.

▲ 바둑이, 깊다.

▲ 창너머 단풍이 곱다. 기다리는 마음이 붉다.

▲ 19로에도 가을이 있으리. 그렇다면 겨울도 오리라. 그래서 춘하추동이라했나. 바둑을.

▲ 어스름 엷게 칠해지는 11월의 시간을 누가 쓸쓸하다 말하리. 열매 몇 개 매단 가을나무는 외롭지 않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앙상할 수 없다.

▲ 지루하다면, 그건 정녕 기다리는 마음이 아니다.

▲ 순천만정원의 갈대를 흔드는 것은 바람이 아니다.

▲ 오늘만큼은, 립스틱 붉게 바르고 바둑판 앞에 앉은 여심일지 모른다.

▲ 단풍마냥 불타는 마음이 수읽기다.

▲ 해가 기울면 다들 집으로 돌아간다.

▲ 예쁜 모자를 쓰고 나왔어도

▲ 코뼈가 부러졌어도

▲ 팔이 부러졌어도

▲ 일찌감치 떨어진 허망한 마음이야 어찌 아쉽지 않을까만

▲ 그런 순간에도 가위바위보를 하며 즐겁게 보내는 거, 매일 두어도 물리지 않는 거, 동심이 바둑이다.

▲ 내 비록 오늘 저것을 하나 가져가지는 못한다만

▲ 이것만으로도 어찌 기쁘지 않으리.

▲ 바둑은 삶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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