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 "헉! 반집이네? 내가 유리한 줄 알았는데…."
흑 : "글쎄 나도 진 줄 알았는데, 허 참…."
백 : "이거 맞나? 어디 사석떨어진거 없나?"
일반 동네기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아마추어의 최고봉'이라는 아마 7단들도 초읽기에 몰린 어려운 승부끝에는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3월15일, 홍익동 한국기원 1층의 바둑TV스튜디오 녹화장. 제1회 편강한의원배 아마단체최강전 8강 2회전에서 '원기'팀이 '건강'팀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마추어 시니어개인전인 제1국은 '건강'팀 박영진 아마7단과 '원기'팀 박강수 아마7단의 대국이었다. 박강수 아마7단은 흑을 잡고 3연성, 박영진 아마7단도 백으로 중앙의 화점까지 점령한 우주류를 펼치며 벌어진 난전이 화려했던 중반이었다.
포연으로 뒤덮혔던 중앙에서 서서히 집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백의 유리가 눈에 보이자 박영진 7단도 승리를 확신한 듯 안전한 길만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는 1국 결과를 기다리던 김남훈, 박영롱, 김지은, 박한솔등 대기실의 선수들도 백승으로 결론짓고 검토판마저 접었지만 이후 조금씩 물러선 것이 결국 화근이 되었다. 공배가 다 채워지고 계가를 마치자 흑백의 차이는 딱 7집, 대국결과는 흑의 반집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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