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년 열린 정관장배에서 활짝 웃고 있던 송용혜 5단

22일 열린 아시안게임 페어바둑 씨에허/송용혜(중국팀)는 박정환/이슬아(한국팀)에게 패하고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대국을 마치고 대국장에서 나오자 송용혜는 바로 울기 시작한다. 씨에허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국가팀 총감독 위빈과 책임자 화쉐밍이 다가가 위로해주고 휴식실까지 바래다 주었다. 위빈은 바둑돌 한 줌을 쥐고 씨에허와 바둑을 두면서 대국 중에 놓쳤던 기회 몇 곳을 짚어주었다. 넋 나간 표정으로 멍해 있던 씨에허는 바둑에 대해 이야기하자 금세 정신이 드는 듯했다. 프로기사출신인 위빈은 이럴 때일수록 기사에게 제일 큰 위로가 바둑을 접하게 하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송용혜는 멀리 떨어져 앉아 있었다. 비록 울음은 그쳤지만 여전히 괴로운 표정이었다. 화쉐밍은 다가가 은메달이라도 괜찮다. 운이 없었을 뿐이다. 금메달과 비길 수 없지만 동메달과 견주면 매우 우수한 성적이다"면서 딸을 달래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화쉐밍은 "씨에허와 송용혜 조합은 반년전부터 시작되었다. 비록 두 사람의 성격이 다르지만 서로 잘 보완해 왔다. 송용혜는 활발하고 회복능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두 기사의 감정이 차츰 회복되자 화쉐밍은 자신의 가슴에 달았던 마크를 떼내서 송용혜에게 마크가 가득달린 휘장에서 하나 고르라고 했다. 어렵게 모은것인데 원래는 우승한 기사한테 주려고 했지만 오늘 송용혜가 바둑을 잘 두었으니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송용혜가 중국올림픽위원회마크를 짚자 화쉐밍은 금방 떼내어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위빈이 내일 단체전에 참가할 수 있겠냐고 묻자 송용혜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 후 시상식이 10여 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송용혜는 씨에허 앞으로 다가가서 바둑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프로정신에 머리를 끄덕이며 위빈과 화쉐밍은 대국검토하는 동안 문을 살며시 열고 빠져나왔다.

글/ 중국체육보 기자 천쥔
번역/ 사이버오로 중국특파원 이기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