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9단이 십단 타이틀 3연패와 함께 생애 통산 71번째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4월 25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기원에서 열린 제45기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최종국(5국)에서 타이틀 보유자인 조치훈 9단이 도전자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을 맞아 252수만에 흑3집반승을 거두며 십단전 3연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NHK배 우승으로 70번째 타이틀을 획득하고 이번 십단전에서 타이틀을 추가한 조9단의 71회 우승 기록은 일본 최다이다. 조9단의 뒤를 이어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 9단이 64회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983년 제2기 NEC배(당시 63세) 우승이 사카다 9단의 마지막 우승 기록이다.
초반 2연승으로 앞서 나가다 2연패를 당하면서 타이틀 방어가 불투명했던 조치훈 9단은 심리적인 부담이 더해진 최종국을 맞았다. 돌을 가린 결과 조치훈 9단의 흑번. 조9단은 눈을 지긋이 감고 약 3분간 생각을 하다가 우상귀 화점에 첫 착수를 했다. 20여분이 지난 뒤에도 바둑판에는 네 개의 돌밖에 없을 정도로 두 기사는 신중함을 보였다.
오전 9시반에 시작한 대국은 흑이 1시간 26분, 백이 49분을 소비한 상황에서 점심시간을 맞았다. 봉수 당시 두어진 수는 불과 16수로 긴 승부가 예상됐다. 중반 조9단은 상변과 하변에서 실리를 벌어들였으며 야마시타 9단은 좌변에 두터운 세력을 펼쳐 맞섰다.
흑은 87,89 등으로 백세력에 삭감을 시도했고 백은 이 돌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별 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이어 중앙 전투에서 백은 흑 넉점을 잡으며 열세를 만회했지만 조9단이 발빠르게 끝내기에 들어가 흑의 우세는 계속됐다.
187수가 진행될 무렵 검토실에서는 흑승이라는데 일치된 의견이 나왔다. 결국 조9단은 252수까지 미세한 우세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3집반승을 거두었다.
이날 대국은 조9단이 2연승 후 2연패를 하면서 2:2인 상황에서 최종 타이틀 주인을 가리게 되는 최종국. 과거 2연패후 3연승을 거둔 5번기 승부는 총 7회가 있었고, 2연승->2연패->1승을 거둔 경우는 12회가 있었다. 십단전에서는 2연패후 3연승을 거둔 경우는 단 한 차례뿐이었지만 2연승->2연패->1승을 거둔 경우는 이번 45기를 포함해 6번이었다.
제44기 십단전 도전기에서도 조치훈 9단에게 3:1로 고배를 마셨던 야마시타 9단은 현재 기성, 왕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랭킹 1위. 2년 연속 생애 첫 십단 타이틀 획득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대국은 일본기원의 공식 인터넷 대국실 '유현의공간(=사이버오로)'을 통해서 생중계됐다. 산케이신문이 주최하는 일본 서열 4위 기전인 십단전은 제한시간 각 4시간이며 우승상금은 1450만엔(한화 약 1억2천만원)이다. (사진제공:일본기원)
▒ 제45기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5국 252수, 흑3집반승(조치훈 십단 3연패)
-4국 106수, 백불계승(야마시타 승)
-3국 149수, 흑불계승(야마시타 승)
-2국 306수, 흑2집반승(조치훈 승)
-1국 172수, 백불계승(조치훈 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