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바둑은 19도다. 왜 19도냐 묻는다면 361일의 역상을 본딴 것이라 대답한다. 근래 논의가 일어난 손자산경을 본다. 동한시대의 저작이니 동한시대 바둑은 19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융이나 채홍도 위기부를 지어 19도를 운운했다."

이 대목은 한단순의 예경에 나오는 '바둑은 17도다'라는 말과 배치합니다. 정말 바둑사는 모순과 모순의 점층이라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글쓰기 태도를 허명을 쫓아 실질을 등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옛것을 탐하고 오늘날의 것을 배척하는 태도도 볼썽 사납다고 봅니다. 그래도 왕충의 말을 항상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글쓰는 사람은 넓은 지식을 운영하는 사람이란 겁니다. 옛책의 의미를 해석하고 아름다운 글로 다시 보여주는 것은 탁월한 재능이 없이는 불가하다 말합니다. 많이 아는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제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꿈꾸는 여름밤입니다. 만리장성이야 쌓기 힘들어도  넋두리 한편이야 못 늘어 놓을까요.

꿈을 꾼다고 죄를 물으랴.

못난 거야 스스로 안다.

바닷가 살림 보잘 것 없고

창 밖에는 비바람 가득하구나.

[承問. 生前爲不可 行講義數廻 近來於是乎有別之.  客地宿泊之多半反側 讀古書 有注目而 平常 以經證經 見有意 漢者一字添加也.  '今有碁局方十九道 問用碁畿何 答曰 三百六十一 術日 置十九道 自相乘之 卽得 近人論證 孫子算經 可能東漢時的作別 那就是說 東漢時 圍碁 十九道了 東漢人 馬融 蔡洪在 圍碁賦 云云.'  是發之當代  邯鄲淳 藝經 十七道記錄不相致也. 但圍碁史 矛盾漸層 解得亂望矣.

漢者爲生覺. 遺遠賤近 向聲背實 不好 尊古卑今 有不合理 然則 王充發言有意味也.  著書表文 博通所能用之者 衍傳書之意 出膏腉之辭 非俶儻之才 不能任也. 然則 夫通覽者 世間此有 著文者 歷史稀然 然由 是言始焉.  夢中之夏夜 不能築萬里長城 詩 一字 有不可乎.  童夢何爲罪.  漢者我自知. 海岸生卒品. 窓外盛風雲.]

2.  마지막 국수 노사초를 쓰면서.


무항산 무항심이라 했다. 재물 있는 곳에 인심도 나고 재물 있는 곳에서 문화도 발아
한다는 말이다. 노사초 선생의 가산론(家産論)의 덕목도 따지고 보면 이 범주다. 설명이 달리 필요 없는 노사초, 그러나 노사초를 탐문하다 보면 또한 별다른 자료가 없이 그저 풍문과 설화적인 가십거리(?) 뿐이다.

필자는 사람을 쓰는 기자가 아니라서 인물을 다루려면 조심스럽고 서툰 필력으로 누를 끼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하여 유풍기 백남규 노사초 등 구한말의 바둑 풍운들에 대한 발심(發心)을 하기가 저어했다.

누군가 이런분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러나 연목구어(?)인지 알기에, 전문적인 인물기도 아닌 인물 취재기로 감히 노사초 선생을 탐문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 다음 열 단락으로 나누어 쓰기로 한다.

지루하고 다소 재미가 없다 하더라도 인내를 품고 읽어주기를 바란다. 항상 재미없는 글과 정론을 시험 받으면서도 쓰는 글을 읽어 주는 회원들께 감사드린다. 오류는 눈밝은 사람들에게 바로잡아지게 마련임을 믿고 다음의 차례로 올리겠다.


1회  구한말 삼대 고수들의 쟁패
2회  세상 기틀이 변하다.
3회  백남규를 만나다
4회  무항산 무항심
5회  현대바둑의 탄생지 조선기원
6회  스승의 무덤에 비문을 세우다
7회  조남철에 꿈을 심다
8회  개평리에서 지다
9회  함양 바둑의 고향을 자초하다
10회 노사초배 바둑대회


노사초 사적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