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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노르웨이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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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노르웨이 (1편)
2014-09-01 조회 8010    프린트스크랩
▲ 베르겐의 바둑클럽 멤버 구성이 재미있다. 8명의 활동적인 멤버가 있는데 그 중 6명, 3쌍의 형제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사진은 4대4로 벌이는 ‘노르웨 이 삼성컵’ 장면.

 

프랑스에서 노르웨이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아래를 내려봤더니 신비한 광경이 펼쳐진다. 이건 뭐지? 보통은 나무가 우거지거나 도시인데, 이건 산같아 보이기도 하고 바다같아 보이기도 한 게 매우 신비스러워 입을 다물지 못했고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늘에서부터 이 엄청난 신비스러움에 감탄했다. 노르웨이를 여행하는 내내 마치 그림 같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맛보게 된다. 

 

동화적 낭만이 어우러진 도시 베르겐에 왔다. 이 도시의 첫 인상은 아기자기한 삼각지붕의 집들, 그리고 톡톡 튀는 건물과 집들의 색감이었다. 밝고 차분한 여유와 포근함이 느껴진다. 노르웨이 서부에 위치한 베르겐은 노르웨이의 제2의 도시이고 12-13세기에는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올라브 퀴레 왕이 1070년 도시를 형성하였다. 베르겐은 인구가 23만 명에 이르는 항구도시이다.

 

어시장이 아주 유명하고 또한 무역항답게 활기가 넘친다. 멕시코 만류의 영향으로  연평균 275일 비가 내리지만 수도 오슬로보다 맑고 공기도 더욱 좋다. 베르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브뤼겐 지역은 그야말로 세련된 아름다움이 그대로 간직된 곳이다 


베르겐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풍경. 환상적이다.


프랑스에서 노르웨이로 가는 도중 코펜하겐에서 경유를 1시간 하고 다음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비행기를 놓쳐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코펜하겐으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되어 그 다음 타야할 것을 놓친 것이다. 결국 2시간 뒤에 있는 비행기를 타긴 했지만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을 토마스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해 걱정했다. 베르겐 공항에서 2시간 이상을 기다린 토마스를 보자 너무 미안했다.

 

베르겐에 머무는 동안 베르겐 바둑협회장인 토마스가 홈스테이를 제공해 주었다.  그는 금발머리에 말을 느리고 차분하게 한다.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을 때도 차분하고 정제된 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바둑은 2단이고 올해 국무총리배 대표로 선발되었다. 북유럽에는 금발천국이다. 여길 봐도 금발 저길 봐도 금발이다.

 

토마스 집은 4형제다. 토마스 형 쉐텔도 바둑1단이고 베르겐 바둑클럽의 주축 멤버이기도 하다. 집에 도착하니 쉐텔이 맞아준다. 이 집안 모두가 금발이다. 쉐텔은 토마스보다 붙임성이 더 있고 말도 훨씬 많다. 그렇지만 영어를 할 때 노르웨이 악센트가 강하게 섞여서 그랬는지 알아듣기가 힘들어 몇번을 다시 얘기해 달라고 했다.
 


베르겐의 바둑정상급들. 8명의 주요 멤버 가운데 6명이 쌍둥이(3쌍)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베르겐의 바둑클럽 멤버 구성이 재미있다. 8명의 활동적인 멤버가 있는데 그 중 6, 3쌍의 형제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정말 흔치 않은 일인데, 보기 좋았다. 그들은 바둑클럽 모임을 베르겐대학교에서 갖는다. 3명이 1단이고 토마스가 2단 그리고 나머지는 5급이다. 멤버들이 비슷한 시기에 바둑을 시작했다는데 서로 같이 바둑을 두다보니 1단과 2단을 같이 올라가게 되었다.

 

바둑클럽에서 만난 바둑친구이지만 그 외적인 활동도 많이 한다. 특히 한 형제와 또 다른 한명의 바둑클럽 멤버는 밴드를 결성했다. 바둑과 밴드, 같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그들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들의 우정 또한 매우 두터워 보였다. 바둑은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는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바둑만 둘 줄 안다면 그 누구도 친구가 쉽게 될 수 있고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지기 마련이다. 바둑으로 맺은 유대감은 확실히 뭔가 다르다


베르겐대학에서 연 바둑워크샵.
 

주말에 베르겐대학교에서 바둑 워크샵을 했다. , 10-6. 이렇게 긴 워크샵을 해달라고 요청을 받은 건 노르웨이가 처음이었고 프로젝터를 쓴 강의도 처음이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케줄을 짜는 것에 확실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금발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있으니 아직도 신기했다. 필자가 계속 금발이 쿨하다 하니까 그들은 검은머리가 쿨하다 한다. 오잉? 진짜? 예상 외의 답변이었고 그들 중 몇 명은 검은색 머리로 염색도 했다. 사람은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매력을 느끼는 걸까.

노르웨이사람들의 인상은 전체적으로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워크샵을 할 때도 대부분이 조용했고 질문이나 의견을 낼 때도 차분히 조곤조곤 말을 한다. 북유럽은 영어를 잘 한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모두가 영어를 꽤 잘해 의사소통 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인들은 확실히 차분하고 안정된 인상을 준다.

 

워크샵은 아침에 강의를 하고 점심을 먹은 후 다면기를 했다. 점심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빵을 싸왔다. 나가서 먹으면 너무 비싸다며 노르웨인들조차 살인물가에 벌벌 떤다. 하루는 3명과, 하루는 4명과 다면기를 했다. 쌍둥이 형한테 한판을 지고 나머지는 승리했다. 다면기를 할 때도 몇 시간을 옆에서 지켜본다. 보통은 조금 지켜보다가 자기들끼리 바둑을 두는데 여기서는 바둑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았다.


금발의 노르웨이사람들은 조용하고 차분했다. 

다면기 때에는 관전자가 곁에서 끝까지 지켜보는 열성을 보여 인상 깊었다.

노르웨이의 아침식사.


바둑클럽 멤버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배가 볼록하다는 점이다. 보기엔 말라보여도 배를 보면 볼록 나와 있다. 노르웨이 음식 탓인가? 바둑을 두어서 모두의 배가 볼록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보통 바둑두는 사람들이 마른 편이다.) 보기 귀여웠다. ^^

 

하루는 단체전을 했다. 44 ‘노르웨이 삼성컵’. 22 스코어가 나면 집수로 계산해 더 많은 집을 가진 팀이 이기게 된다. 글렌의 형 토마스는 시간패를 했다. 시간패를 하면 100집을 내야한다. 토마스는 장고파로 유명해서 시계를 놓고 두다가 시간패 했다. 결국 토마스네 팀이 100집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졌다. 진 팀에게 한국 스타일로 벌을 주라고 한다. 장난으로 옆에 놓여 있는 두꺼운 막대기를 잡으니 모두가 흥분한다. ㅎㅎ

 

베르겐에는 산이 많다. 산은 많은데 다들 높진 않다. 한번은 ‘witch mountain’을 다녀왔다. 마녀가 산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고 산을 가다보면 마녀조심이라는 표지판도 볼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모두 함께 낚시를 하러 갔다. 갈 때는 의욕 넘치게 적어도 20마리를 잡자고 했는데 결국 잡은 건 2마리. 터를 잘못 잡은 것 같다. 그래서 결국 고기로 바비큐 파티를 하고 마무리 했다.

 

세계 최고로 잘 사는 선진국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다. 부드러운 노르웨이사람들과 함께 해서 즐거웠다. 노르웨이의 자연은 어딜 가나 필자의 가슴을 울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고 하루하루 많은 체험을 한다. 이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바둑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이 세상을 더 알고 싶다.

산정상에서 한눈에 보는 베르겐 도심.

낚시하는 글렌. 베르겐은 노르웨이 제2의 도시로서 인구 23만 명의 활기찬 항구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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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77 |  2014-09-01 오후 1:37: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국적인 풍경이라는 것도 결국 자주 접하지 못한 것 때문에 동경하게 되는 것이지요. 내륙에 살 때는 바다가 로망이었는데, 이제는 바닷가에 살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 바다를 보기 힘들다는...  
北極熊 |  2014-09-01 오후 4:13:3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위에서 세번째 사진. 개앞에 세사람 무시무시한 느낌 혹시 조상이 해적?  
北極熊 |  2014-09-01 오후 4:14:2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쌍둥이 형에게 몆점에 한판 지신건지 ?  
北極熊 저위에 누구인지요.
手談山房 |  2014-09-01 오후 4:29: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조금은 책과 함께 하시길...  
따라울기 |  2014-09-01 오후 8:22: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단, 2단이란 오로바둑 기준인가요? 제가 가면 왕초노릇 할 수 있는가요?
제2의 도시가 인구23만... 음, 내고향 사천정도인가?
옷 만으로는 계절을 짐작못하겠군요. 하긴 한 겨울에 얼음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니...  
자객행 |  2014-09-03 오전 5:03:2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앉아서 여행을 감사합니다~  
cybermania |  2014-09-04 오전 4:41: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매혹적인 조미경 프로 님의 글월에 감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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