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바둑의 하나 둘 - 下手의 하나 둘 - 중앙을 밀 때는 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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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9월 12일)
- 접바둑의 하나 둘 - 下手의 하나 둘 - 중앙을 밀 때는 밀자
寅時
중앙으로 밀 때 밀어두라.
정방형 正方形의 집은 크고도 두텁다.
어디 살펴보자.
1) 중앙으로 밀면, 반상을 결정한다.
2) 정방형으로 집을 짓는 형태가 오면 어지럽지 않다. 자체로 크다.
먼저 바둑 한 판 감상하자.
오청원 선생이 아마추어 강자를 두점 접고 둔 바둑이다.
오청원 선생이 실수를 했지만, 실수 없는 프로 정상이 어디 있나.
그 실수의 간극을 찾아낸 흑의 솜씨가 돋보인다.
미는 것은 두텁다
흑18은 그냥 71에 단수하여 쭉쭉 밀어버릴 곳.
우하귀 백25 흑26 교환은 흑108 씌움 당해 중앙을 봉쇄 당할까 두려워한 임시의 방편.
좌상귀 백75는 큰 실수. 당연히 78에 밀어야했다. 逆으로 흑이 78 밀게 되어서는 우중앙 두 점 빵따낸 세력의 쓸모가 반감되었다.
흑96은 적당한 경계. 일종의 정방형 집을 짓게 된 것이다.
집만 지었으랴. 우중앙 백 세력을 무력화했다.
우하귀 흑108도 정방형 집을 완성하는 자리.
승부는 빅이었지만, 일순간에 결판난 승부였다.
초점은 좌상 흑72 이하의 맥점 이후 백75 실수를 놓치지 않고 밀어버린 흑78 이하 흑96.
중앙 흑96을 좌변 101에 단수하면 당장 백에게 96 근방을 당할 것이다. 그것이 초점.
실력으로 볼 때 오청원 선생에게 2점으로 이길 수야 없으리. 아무리 아마 강자라 할지라도. 전국대회 우승 실력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무섭다. 한 번 밀리면, 한 번 밀면, 승부는 흩어진다. 다시 주워담기란 힘이 든다.
勢子在心勿打角圖
棋經十三篇인가에,
그런 표현도 옛날부터 있었는데, 내식으로 이해하면 이럴까.
세력의 중심은 중앙에 있으니 귀를 먼저 치지 말라.
잘 맞는 말이다.
중앙은 서로 마주하는 자리. 下手와 上手가 마주한 대국에서는 더욱 중요성이 돋보인다.
왜냐? 화점이 놓여진 접바둑의 조건에서 중앙에서 밀고 밀리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
밀 수 있을 때 밀어야 한다.
언제 미느냐?
변과 귀를 가벼이볼 수 있는 안목이 있을 때.
그리고 밀어서 상대의 집과 세력을 좁힐 수 있을 때.
그 때 결정한다.
결정에 미적미적하면 곤란하다.
내 이야기 잠깐 하겠다.
요즘 내 바둑이 정말 나빠졌다. 이유는 모르겠고 - 안 두니까 그런 것이지, 달리 이유가 있을까.
실제를 보면 이렇다.
중앙을 경시한다. 세력을 경시한다. 변의 집이 커보이고, 중앙에서 쭉 밀어가는 힘, 안목이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정방형의 집은 대단히 크다. 반상을 구획하는 힘도 강해진다.
정방형의 집이 생길 거 같으면, 그건 먼저 피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최초의 국제대국이랄 수 있는 바둑 하나 보자. 현재 남아있는 것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다.
류우쿠우 소년의 4점
1682년 4월 17일
白: 本因坊 道策
黑(4점): 親雲上浜比賀
류우쿠우는 오키나와 제도의 일부. 중국과 무역이 있었을 터니, 당나라 바둑에 영향을 받았으리라. 아마도.
백의 현란함과 흑의 위축이 눈에 뜨인다. 뭐, 그거야 그렇다치고.
좌상귀 백79 씌웠을 때, 흑80 이하는 그대로 백의 의도에 말린 것.
당연히 흑80은 좌하귀 A로 씌워갔어야 했다.
좌하귀 백91을 허용해서는 곤란하다. 좌변 백집이 정방형으로 크게 부풀어올랐다.
숨겨진 백의 수단
사실 이 바둑이 유명한 것은, 초반 하변에서의 백의 수단.
백17이 유명한 맥점이다.
두점머리, 좌우동형.
卯時
막 넘어섰다. 하루 밝게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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