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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_이론과 실제, 그리고 알파고 - 삭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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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_이론과 실제, 그리고 알파고 - 삭감(3)
2018-11-09     프린트스크랩

II. 집 모양의 이치와 급소의 이치

1. 이적의 수와 정방형

19세기 중반, 슈사쿠의 ‘이적(耳赤)의 수(手’)는 바둑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을 표현했다. 이적의 수가 나온 대국일은 1846년 7월 23, 25, 27일. 닷새에 세 번 만나 두었다. 확실치 않은데 아마도 25일이 이적의 수가 등장한 날인가 싶다.

그런데 1846년, 이리 매기는 것보다 19세기 중반, 이리 쓰니까 더욱 맛이 난다. 시대의 질감이 묻어나고 수법의 앞뒤 위치가 어렴풋하게 짐작된다. 이미 우리가 이적의 수를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겠다. 상징의 중요한 속성 하나는, 언제나 상징 너머를 바라보게 한다는 것에 있다. 너머를 바라본다면? 칼 같이 자르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여기서는 어떤 상징?
천재, 절체절명의 묘수, 구시대를 긋고 새로운 시대의 전조(前兆), … 그런 것이 되겠다.

실로 그러하다. 새로운 시대의 전조….

오청원 선생이 대략 이리 말씀했다.
“이제는 저런 이적의 수를 찾는 것은 갓 입단한 기사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왜 그럴까?

우선 실력이 높아져야만 찾을 수 있다. 19세기 중반에 비해 20세기 후반엔 슈사쿠의 수준에 대부분의 기사들은 도달했다. 

둘째, 이미 이적의 수를 봤기에 저런 수에 대한 이해가 내면에 깊이 들어와 있다. 헤겔(G. Hegel)의 유명한 진술,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인 것이다’의 바둑 버전(version, 版)이다.

셋째가 열린 안목이다. 슈사쿠의 시대엔 기사들의 눈이 변과 귀에 머물렀다. 중앙엔 아무래도 관념의 창이 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포석의 물결을 흠뻑 적신 이래, 기사들은 중앙의 감각엔 19세기 중반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려졌다.

중앙의 질감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그렇다. 중앙은 공간적으로나 개념적으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의식의 해방, 에너지의 절약, 그런 이해의 연장선에서 보면, 중앙은 이제 의식적으로 해방된 공간이다. 19세기 중엽엔 그러지 못했다.

자, 이젠 이적의 수를 설명하자. 그리고 집 모양의 이치를 찾아보자. 그런 다음에 급소의 자리가 어떤 이치로 자리 잡는지, 그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치 설명은 초반에 한정하겠다.

▼ (1도) 이적의 수 백 幻岩因碩 흑 秀策



무심코 둔 백1이 실수였다. 흑2가 가수(佳手). 소위 이적(耳赤)의 수(手)였다. 당시 관전하고 있던 의사가 대국장을 나오자 사람들이 물었다. “형세가 어떤가요? 다들 인세키 선생이 좋다고 하던데요.” “내 바둑을 모르지만, 그렇지 않소. 흑2가 놓이자 인세키 선생의 귓불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걸 봤단 말요.”

▼ (2도) 이적의 수가 급소인 이유

돌아보자. 왜 그리 좋은가.
2도 흑2가 오니 상변 흑(▲) 두점과 함께 흑 모양이 세모 형상을 이루고 있다. 다음 흑이 A나 B를 두면 네모로 집이 확장될 전망이다. 하변 백1의 의도를 살린다면 백C에 두어야 하지만 그건 흑D로 연결한다. 흑2 흑D 흑(●)가 하나의 선분 위에 놓여진 것을 기억해두자. 다음 글에서 다룰 것인데, 돌은 같은 선분 위에 놓여지면 연결의 힘이 강해진다.

흑E 백F는 언제나 흑의 선수라 중앙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흑이 강하다. 흑G 뚫고 나와 백1을 끊는 것도 백에게는 부담으로 남아 있다.

요약하면 이적의 수는 다음 세 가지 좋은 효과를 지니고 있다.
a) 상변 흑집을 세모의 형상으로 넓히고 있다.
b) 하변 흑을 구원하고 있다.
c) 좌변 삭감과 적절하게 호응하고 있다.

▼ (3도) 이적의 수 자리를 백이 두었다면

다시 보자. 만약 1도 백1 대신에 인세키가 여기 백1을 두었다면 중앙은 크게 다르다. 상변 흑집도 많이 줄어든다. 다음 백A 흑B로 가볍게 제한하는 정도로도 좋지만 백B에 두어 상변 한 점을 살려나오는 것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중앙에서 백의 지배력이 강하므로 실전과 달리 좌변 백을 흑이 삭감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될 것이다.

참으로 좋은 수.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수라고 하겠다. 물론 인세키가 조금만 주의를 했다면 1도 백1은 두지 않았을 것이다. 흑2가 반상에 놓이자마자 귀가 붉어졌다고 하니까 인세키도 흑2의 가치를 순간적으로 알 수 있었음을 말해준다.

자, 어떡하면 저런 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까?

먼저 집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그 다음엔 몸에 체득하면 된다. 오늘 우리는 방법은 알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는 실전에서 공부할 일이다.
 
이제 집 모양의 속성을 알아보자.

삭감의 수법은 포석의 발전과 밀접하다고 했다. 중국이 삭감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은, 싸움이 포석을 앞지르는 바둑을 두었기 때문이다. 삭감은 상대의 집 모양을 제한하는 수법. 집 모양이 없는데 무슨 삭감의 수법이 필요하겠는가.

그러니 먼저 집 모양을 이뤄가는 단계, 즉 포석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석의 본질을 알면 삭감에 대해서도 좋은 기초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다. 신포석이든 구포석이든 포석의 본질은 하나다.
그것은 집을 많이 얻는 구상(構想)을 하는 것이다. 그 형식을 찾는 것이다.

구체적인 답은 이렇다.
돌을 하나의 짧은 선분(線分)으로 보자. 그러면 주어진 돌의 개수를 갖고서 가장 넓은 집을 짓는 기하학적 도형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이 곧 포석이 지향하는 곳이다.

답은 원이다.
반상에서 원은 찾기 힘드니, 답은 정방형 네모다.
정방형 네모를 구할 수 없다면, 정방형에 가까운 네모를 만들면 된다.

▼ (4도) 정방형이 가장 큰 집 만든다

4도에서 집 9집을 만들 때 A가 B보다 돌이 하나 적게 소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방형이 직사각형보다 효율적인 것이다. 물론 C처럼 변에 집을 지으면 돌은 더 적어도 가능하다. 변이냐 귀냐, 중앙이냐, 그것은 도형의 가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 (5도) 포석에서 돌의 방향

5도에서 흑의 다음 착수를 알아보자. 좌상귀에서 흑은 A와 B의 선택에 놓여있다. 주변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집을 많이 얻기 위한 흑의 선택은? 답은 당연히 A다. 어떻게 그런가? 그건 우하귀의 답에서 보자. 우하귀 흑은 a를 두어야 할까, 아니면 b를 둬야 할까? 집을 기준으로 한다면. 답은 a다. a에 두면 우하 흑은 b의 경우보다 정방형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선 도형을 얻는다.

흔히 이야기하는, 양날개가 중요하다, 19로 장통(長通)이면 집이 크다, 는 그런 말들이 틀린 말이 아님을 알겠다. 양날개가 이뤄지면 정방형에 가깝다. 19로 장통이면 돌의 개수가 적어도 큰 집을 지을 수 있다.

▼ (6도) 19로 장통과 양날개

6도를 보자. 좌상귀 흑은 양날개를 폈다. 이제 흑A만 두면 정방형 집을 완성한다. A가 아닌 B나 C에 둔다면 정방형에 조금 못 미치는 집을 얻겠다.

하변 19줄을 통(通)하는 장통(長通)을 보자. 변에서 9집을 얻기 위해서는 우변에서 보듯이 돌 9개가 필요하다. 하지만 장통에는 필요한 개수가 확 줄어든다. 숫자로 표시된 자리 수만큼 돌이 없어도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만큼 돌이 절약되기에 효율적이다.

“중앙에서 통집 나면 그 바둑은 볼 것도 없지, 이긴 거야.”

그런 얘기 기원에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 이치다. 중앙 통집은 무서운 거다. 다케미야가 무섭다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 (7도) 집 모양 늘어나다


7도에서 흑1과 백2는 맞보는 자리. 흑1은 2에 두어야 할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장면이다. 여하튼 백2의 크기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상변을 정방형으로 일으켜 세운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백2는 부분적으로도 급소다.
세모(백2 흑▲ 백△)를 이루는 꼭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르게 보면 흑백이 마주하는 자리. 좌우 흑백(▲△)이 놓여있는 선분이 만나는 자리.

그런데 말이다. 상대가 정방형 집을 짓게 놔두는 바보가 어디 있나?

정방형을 무너지게 하는 요점이 있지 않은가? 정방형 집을 지으려면 아무리 적어도 2~4개의 돌이 필요하다. 그런데 바둑은 착수교대. 그러니 상대가 집을 다 지을 때쯤 급소 하나 찔러 무너뜨리면 되지 않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정방형 집은 직사각형으로, 직사각형 집은 보다 납작하게.
하! 순식간에 환해졌다.

예를 들어, 삼각형 도형에서 꼭지점 하나만 비틀면 전체 도형이 무너진다.
그렇다. 삭감이 그런 일을 한다.

2. 꼭지점 이론

필자의 좁은 이해일지 모르겠다. 조심스럽지만 이야기 하겠다.
요즘 불편한 사진이 있다. 가슴 앞에 팔짱을 턱 하니 끼고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내미는 사진 말이다. 인터뷰와 광고에 많이 나온다. 그런 자세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래 되었다. 왜 그런 사진이 요즘 대세를 이루는가? 전문가 연(然)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런 자세 보여주고 있다.

팔짱은 상대와의 대화를 부정하는 자세. 상대를 막아내는 몸의 언어.
너무나 소통 소통 하고, SNS 같은 것이 대화의 지배적인 수단이 된 세상에 대해 하나의 반향, 아니 반발 같은 걸까. 그래서 삶의 균형을 오히려 이뤄주는 걸까. 그러하다 해도 사실은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방어기제인 것이다.

삶. 열고 닫는 것. 겨울에 실비집에 들어가 몸 녹일 때 살아가고 있다는 체감 강하게 온다. 몸이 닫혀 있다가 열려지기 때문이다. 차가우면 몸을 닫는다. 차갑다는 것은 죽음에 가깝다는 것. 생명은 따뜻하다.

바둑. 열고 닫는 놀이.

어떤 게 열고 닫는 것인가. 예를 하나 예시하면 다음 8도와 같다. 사카다와 다카가와의 1960년대 말 일본 명인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얻은 것이다.

▼ (8도) 네모 이루는 꼭지점 급소

백1~흑4는 유명한 수순. 한때 많이들 두었다. ‘좁지만 꼭 두어야 할 자리’를 공부할 때 반드시 배우고 넘어갔다. 백1을 두지 않으면 흑이 1에 둔다. 그러면 좌상귀가 눌리고 상변도 눌린다.

흑2와 흑4는 네모를 만들어 안정을 취하기 위한 것. 흑4 꼭지점 자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좁지만 중요하다. 바둑판을 앞에 두고 흑4 자리에 백 돌을 놓아보시라. 흑집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곤마만 남을 것이다. 백3을 아니 두어도 비슷한 결과 나온다.

꼭지점 자리가 급소다.
그것은 정방형이든 마름모이든 집 모양 다투는 것에서도 그렇다.
당연하다. 담장으로 둘러싸야 정원이 이루어지는데, 막 담장 쌓기를 끝낼 무렵 담 일각을 무너뜨려 보라.

하나 더 보자.

9도에서 눈은 상변으로 간다. 흑을 잡았다면 어디?

▼ (9도) 꼭지점과 공격 - 장면도

10도 흑1이 이거저거 볼 것 없는 급소다. 좌우 백(△)이 만나는 꼭지점이다.

▼ (10도) 꼭지점과 공격 – 급소

바둑은 단순한 세계. 선을 19개 19개 그어 그 위에서 노는 것. 그러니 선이 만나는 자리가 전부다. 그 논리를 확대시키면 참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겠다.

11도 우하귀는 문제. 자, 이제 백은 어디에 두어야 저리 어지러운 세상을 정리할 수 있나? 그런 한 수가 있을까?

▼ (11도) 꼭지점 깨는 것과 잇는 것은 같은 이치


있다. 좌상귀에 답을 두었다. 백(△)이 만나는 자리가 백7.
흑A는 백B로, 흑C는 백D로 끊는 돌을 잡는다. 백이 좋은 결말이 나온다. 한 번 놓아보시라.
이치는 이와 같다. 좌하귀 백이 a  잇는 것, 그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꼭지점 자리가 급소, 라는 사실. 그렇다. 삭감이 그 이치와 멀지 않다.
꼭지점 근처에 접근해서 집을 제한하는 것, 그것이 대부분의 삭감 수법이 하는 바다.

종류는 기본으로 3개, 어려운 것을 포함하면 많아야 5~6개 정도다.
아래 12도는 기본을 세 개 보여주고 있다. 마늘모(백1), 날일자(백2), 한칸(백3). 수법의 이름은 흑돌(▲)과 백돌이 이룬 형상을 말한다.

▼ (12도) 삭감의 기본 수법 3개

이 모두가 상대의 꼭지점(▲) 가까이 접근해서 모양을 일그러뜨리는 수법이다.

물론 삭감 이후엔 서로가 얼마든지 잘 대응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백 년 전부터 많은 책들이 설명해왔다. 이 글은 설명하지 않겠다.

두칸 삭감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이유가 있다. 느슨하여 물에 물 탄듯하다. 꼬집어 말하긴 그런데 다른 삭감책에 익숙해지면 쉽게 알 수 있다.

눈목자는 두칸과 전혀 다른 수법으로 쓰임새는 거의 하나다. 다음 13도로 확인하자.
흑1이 멋진 감각. 이후의 수순은 숫자 순. 흑1을 안 두면 백이 2에 두어 우변을 크게 키울 것이다. 이 경우 하변  A보다 우변 2가 집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더 좋다. 우하귀 백 굳힘(△)의 방향 때문이다. 정방형에 A가 더 가까운가, 아니면 우변 2 자리가 더 가까운가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 (13도) 1960년 최고위전 도전대국 백 藤澤秀行 흑 坂田榮男

그런데 사실, 눈목자 삭감은 삭감보다도 중앙의 세력 확장, 큰 모양 구상에 더 큰 비중이 있다. 그게 보편적이다. 여기 13도의 그림도 그렇다. 우변은 사소하고 중앙과 상변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4도로 다시 그려 두었다. 확인해보시라.

▼ (14도) 삭감의 결과는 중앙의 확대

14도에서 우리는 중앙과 상변이 세모 큰 모양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본다. 반상은 네모. 그러니 모든 포석은 네모를 향해가는 불완전한 세모를 구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눈여겨 볼 만하다. 날일자와 한칸도 눈목자처럼 중앙을 넓히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다.

15도를 보자.
Godmoves의 바둑이다. 오로광장에 2016년 12월 2일 危所遊 님이 올려준 바둑의 하나다. 짐작컨대 인공지능 바둑꾼. 놀랍게도 천원을 실험하고 있었다.

▼ (15도) 천원 바둑 백 Zen 흑 Godmoves


세간의 기대와 달리, 천원 바둑은 사실 좋지 않다. 이론적으로 그렇고 실전에서도 승률이 좋지 않다. 『바둑』에 두 편 써 두었다.

여기 15도에서 주목할 것은 우하 흑9 어깨짚음. 이 마늘모는 삭감에서 많이 나오지만 목적이 꼭 삭감만은 아니다. 이글에서도 앞서 고대 일본의 바둑에서 마늘모를 이용한 싸움 바둑이 많다고 이야기 했다.

15도는 하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큰 세모 모양을 형성하는데 흑9의 목적이 있음을 알겠다. 16이 진짜 마늘모 삭감이다.

세모에 대한 이해는 삭감의 이해를 위해서도 요긴하다.
16도는 석점 접바둑의 돌 배치.

▼ (16도) 석점 접바둑

다음 17도 좌상귀는 토치카. 우하귀는 정석의 하나.

▼ (17도) 토치카와 세모 이음


토치카와 우하귀 잇는 것은 석점 접바둑과 다름이 없는 힘을 안고 있다. 크기만 다를 뿐이지, 이치와 형태가 똑 같다. 꼭 기억해야 한다. 몸에 체화시키면 더욱 좋고.

너무 이론적이고 실전과는 거리가 먼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런 것을 알아야 힘이 강해진다.

조심하시라. 기원에서 이런 기객 만나면 조심하시라.
어떤 기객?

바둑 두는데 이을 곳은 아무런 고민 없이 턱턱 이어두는 분. 그런 분 만나면 절대 내기하지 마시라. 기본기 좋은 분이라, 내기에도 강할 것이다.

어떻게 아느냐? 잇는 것은 곧 세모의 완결판이다. 잇는 수를 조금도 주저없이 둘 수 있는 분은 방금 본 16도와 17도, 그 감각에 익숙할 것이다.

세모의 감각에 익숙하면?
정방형 집 짓는데 눈 좋을 것이고, 중앙에서 세모의 구도 그리는데 능숙할 것이다. 한 마디로 감각 좋은 분이고 기초 좋은 분임에 틀림 없다. 당연히 수읽기 깨끗하고 정확할 것이다. 전투 감각 좋을 것이고.

아, 삭감의 수법으로는 하나가 더 있다. 딱 붙이는 수법이다.
18도가 대표적인 예다.

▼ (18도) 붙여서 삭감

18도에서 요점은 젖힘이다. 백1 이후 흑2는 백3으로, 흑A는 백B 젖히는 것이다. 그리 두면 대개는 수습된다. 삭감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매우 적극적인 것이라 싸움에 자신이 있어야 하겠다.

아, 걸침도 삭감이겠다.
그렇다. 넓게 보면 걸침은 곧 삭감이다.

19도를 보자.
우상 백1 걸침은 삭감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변에 흑돌(▲) 하나가 더 있다고 가정하면 쉽게 이해된다.

좌하귀 흑1 굳히면 곧 집 모양 세모가 되지 않은가. 우상 백2 걸치면 그 세모 집을 납작하게 만드는 효과 있다.

▼  (19도) 걸침은 삭감이다

알겠다. 삭감의 수법이 여럿인데, 그 모두가 집 모양의 기둥 꼭지점 근처에서 상대를 누르는 것이다. 그것으로 상대 집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 정도가 삭감의 기초가 되겠다.

그런데, 삭감의 여러 수법을 관통하는 이치는 있는가?
있다. 이치는 둘 정도다.

첫째, 가볍게 제한하는 정도에서 만족한다.
둘째, 가벼운 모양으로 벗어난다.

먼저 가볍게 제한하는 정도로 충분하고 또 그래야 한다. 왜 그런가.
모든 삭감에는 딜레마가 하나 따라오기 때문이다.

깊이 삭감하면 상대의 집을 크게 제한한다. 그건 좋다.
하지만 대신에 삭감 이후의 영향력에서 제약이 있다. 기보를 보면서 다루자.

▼ (20도) 가벼운 삭감이 필요하다

먼저 20도.
흑1이 좋은 감각. 다음 백2는 3~5로 자세를 갖춘다. 공격 받지 않는다.
또 하나. 만약 흑1에 대해 백이 3이나 5로 받는다면 흑은 2 한칸 뛰어서 자세를 갖춘다. 이는 중앙을 삭감하는 것이라 좋다.

<center><div class=caption><center>▼ (21도) 무거운 삭감</center></div><gibo>showgibo('http://open.cyberoro.com/directUp/2018/글3-21도 무거운 삭감.bdt(11월10일수정).ntf',400,'center');</gibo></center>


흑1 날일자는 깊다. 보통은 날일자 삭감이 마늘모에 비해 가볍다고 할 수 있으나, 이 장면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다음 잘 알려진 진행이라면 흑3~백6이 예상되는데 흑이 공격을 받아 좋지 않다. 주변 백이 강하다. 본래 흑1은 백A 흑2 백B 흑C를 기대했지만 말이다.

일반화해서 정리하면 이렇다.

가볍게 제한하는 정도로 삭감하면 좋은 점은, 삭감한 돌이 중앙으로 한 줄 더 진출하게 되어 전국적(全局的)으로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이다.

깊게 삭감하면 중앙으로의 진출이 한 발 더디게 된다. 그 만큼 중앙에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상대의 집을 몇 집 더 깰 수야 있지만 말이다.

삭감 후에는 가벼운 모양으로 벗어나야 한다.

<center><div class=caption><center>▼ (22도) 가볍게 벗어난다</center></div><gibo>showgibo('http://open.cyberoro.com/directUp/2018/글3-22도 가볍게 모양 갖춘다.bdt(11월10일 수정).ntf',400,'center');</gibo></center>

상변과 하변은 잘 알려진 삭감 수법. 수순도 그렇다.
상변에서 주의할 것은 흑11 이후 백은 A나 B로 빨리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C나 D에 두어서 더 누르고 싶어 하면 안 된다. 삭감은 이름 그대로 살짝 깎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중앙으로 진출해 중앙의 두터움과 전국적인 구도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22도 하변도 잘 알려진 수습 과정. 백이 세모로 자세를 잘 갖추었음을 유의하자.

삭감의 마무리는 언제나 중앙으로 머리를 향해 발전성을 지향하는 것에 있다.
가벼워야 한다. 가벼워야 하늘로 높이 치솟아 오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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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정신 |  2018-11-11 오후 11:04: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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