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장역에서 시작 백스코까지 10 km 3시간

지난밤 바람이 보내준 초롱초롱한 별빛을 지나서

한창 때 조금전인 은행도 지나고

늦으막하게 온천천을 걷습니다

버들강아지

노랑 코스모스

이름 잘모르는 꽃도 지나고

아직도 헤매고있는 삶과 같은 굴다리도 지납니다.

갈대도 보이는군요. 작년에는 못봤던 것 같은데

벚나무는 조경수로는 제법 좋아 보입니다. 봄에는 화사한 꽃으로 가을이면 예쁜 단풍으로 눈을 즐겁게 하니까요!

물억새도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사람을 겁내지 않는 비둘기 한마리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마실 가고 있습니다^^

조선 통신사 행렬 벽화도 보이는군요

오리는 춥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온천천을 걷다보니 예전 중학교때 수양버들 늘어진 보수천을 걸어서 집에 오던 생각이 납니다.

보수천도 회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

가끔 한번씩 보면 제법 예쁜 풍경입니다

샤스타 데이지

황국처럼 보입니다

제대로 핀 설악초 ... 이 넘도 외래종입니다

샤프란

잎은 국화같은데 이름은 잘 모르는 꽃도 지나고

배초향인지 꽃향유인지 잘모르는 예쁜 꽃도 지납니다

백일홍 종류같은 데 ... 작년에 못보던 꽃이 많아졌습니다.

누군가 다른 이를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눈이 호강을 합니다

키큰 칸나

이꽃도 해국 같은 데 긴가 민가 합니다

이리저리 꽃구경을 하다보니 낙민동 온천천 가를 지나고 있습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는 참 아름답습니다.

잔잔한 수면에 파문이 일어 가만 살펴보니

물고기가 버글버글 합니다.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니 숭어 새끼라고 합니다.

수영강을 따라 이 곳 온천천까지 올라와서 노는 모양입니다.

산책로 한걸음 위에서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와 어우러지는 단풍은 정말 예쁩니다.

바닥에 떨어진 낙옆조차 예쁘게 보입니다

노인과 아이

멀리 장산이 보이는 원동 부근을 지납니다

바라보이는 바위지대에서 어느겨울 산우들과 보냈던 즐거운 한 때가 생각납니다.

원동에서 온천천은 철마천이 흘러들어 만들어진 오륜대쪽 회동수원지에서 발원한 수영강과 합류 합니다.

불꽃 맨드라미, 말 그대로 불꽃처럼 새빨갛습니다. 그 어느꽃 보다 더 붉습니다

작년에는 강 이쪽편, 샌텀피오레쪽은 산책로 공사가 되지 않았는 데 지금은 거의 완료되었습니다.

이제는 수영강만 한바퀴 돌아도 제법 괜찮은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넘이라 잘 아는분께 여쭤보니 미국산 양미역취라는 환경유해식물 이랍니다

커 갈때는 미국넘들 것은 다 동경의 대상이었는 데, 지금은 왜 자꾸 기피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ㅠㅠ

그래도 자태는 참 곱습니다

망초

해가 배산 허리로 넘어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강 이쪽편에서 보는 건너편 단풍도 색이 참 곱습니다.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더 예쁘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날아가는 새를 찍을만한 실력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몇번씩 찍어봐도 영 시원찮습니다

영상센타 공원의 단풍도 제법 예쁩니다. 부근의 사무실에 있는 분들은 점심먹고 산책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것 같습니다

세계 최대의 백화점이라는 신세계도 지나고

벡스코위에 걸린 달을 바라보며 걷기를 마칩니다

기억#1

억새 흔드는 바람은 잠시 내곁에 머물다 가고
얼룩덜룩 흐트러진 단풍은 이리저리 흩날린다

단풍잎위로 부서져 내린 햇살이
발걸음과 함께 강물위를 흐르는 오후
눈앞을 스치는 추억처럼 짧은 순간이 있었다
 
그대에게 처음 건냈던 첫 인사처럼
수줍고 숙쓰러운 기억들이 지금와서는
저토록 가슴에 맺히는 그리움이 되었다
 
처음 그대를 만났던 날은
멋진 장면도, 멋진 시간도 아니었지만
병아리가 껍질 깨는 시간처럼 힘들었다

사랑이란 것은 더러 집착이 되기도 하고
가슴에 지울수 없는 화인을 남기기도 하지만

아직도 사랑을 모르는 나는
까치발 세우고 담장 너머 훔쳐보는 심정으로
새로운 세계를 기웃거린다

도심의 매캐한 매연과 알록달록한 불빛이
눈을 요란하게 만드는 어느 가을날 밤

문득 잊혀져도 오래전에 잊혀졌어야할
시작하지도 못한 기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