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남지) 개비리길 이름이 참 특이해서 그 연원을 찾아 보니 

물가의 벼릿길(개; 물가,  비리길:벼릿길의 사투리) 또는 

개(犬)가 다닌 비리길로 나타납니다   

물가던, 개가 다녔던 둘 다 벼릿길 수준이니 재미도 있고 

풍광이 뛰어날 것 같아 찾아 보았습니다

도보길은 박진교부터 시작해도 되지만 비리길이 시작되는 

영아지 나루터부터 시작해 봅니다.

아욱

부들

달맞이

예전에 이 곳에 나루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좌측으로 강을 따라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 곳 풍광은 제법 괜찮습니다. 

나루터가 있었을 때 힘든 일을 마치고 이 나루터 부근의 주막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막걸리 한사발 하면 제법 그를듯한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 산쪽으로 개비리길 팻말이 붙어 있는 데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냥 강을 따라 강뚝길 걷는다는 생각으로 가면 됩니다 

길을 단장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지 거미줄을 제법 걷습니다.

길가의 냄새도 오래 묵었던 덤불속의 냄새입니다. 여름에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벼랑이 자연적으로 흘러내렸는 지 인위적으로 깍아서 만들었는 지 

벼랑아래 길이 나 있고 강을 바라볼 수 있는 대(臺)도 형성되어 있지만 

벼릿길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런 길을 벼릿길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모든 길은 벼릿길입니다 ^^ 

안동 하회마을의 부용대길 수준은 되어야 벼릿길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여하튼 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풍광은 뛰어납니다. 

바닷길과는 달리 물결이 거의 없어 건너편의 반영도 제법입니다

 어울리지 않게 대숲이 형성되어 있고 

폐가도 보입니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풍광은 어떨지 몰라도 살기는 좀 그렇습니다. 

이 부근을 걷다보니 습한 기운이 조금 심하게 느껴집니다 

 멀리 용산 양수장이 보이는 것을 보니 개비리길은 끝이 난 것 같습니다

나름의 의미는 있지만 외지에서 힘들게 올 필요까지는 없는 도보길인 것 같습니다

 용산양수장입니다

 물가에 드리운 버드나무 가지 한번 바라보고  

독성강한 설악초도 바라보고 

미류나무 기억을 되살려 보며  

 익모초

 산딸기

남지 수변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에서 남강이 낙동강에 합류 됩니다

나무테크 이층에 올라 잠시 쉬어 가는 데 ... 

목재로 만든 구조물이 너무 부실한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면 아마 곧 보수공사라던지 

태풍이 왔을 때 무너질 것입니다

보기는 그를듯한 구조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너무 약하게 보입니다.  

 강가에 사는 물억새는 가을이면 눈을 즐겁게 하겠지요

망초무리가 중간중간 하얗게 눈을 즐겁게 합니다  

이 남지수변공원은 여러모로 원동쪽 수변공원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이 풀은 뭔지 몰라서 물어보니 망초라고 하는 데 

망초도 워낙 여러 종류가 있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망초가 무리지어 있는 탁트이고 한적한 길을 걷고 있으니 

거미줄 걷었던 개비리길의 기억이 정화가 됩니다^^   

 중간중간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양념이 될만큼 예쁩니다

멀리 남지철교가 보이고 오늘의 여정도 끝나갑니다

가는 도중에 풍차모양의 조형물이 보입니다 

 주변에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꽃을 심어 두었습니다.

한반도 모양의 빈공터를 만들어 두어 자그마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못찾습니다. 저도 집에와서 위성지도를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음식에 양념이 들어가지 않으면 제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작은 풍차 조형물 하나가 주변 풍경을 살아나게 합니다. 

한알의 밀알과도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철교가 없었다면 이 풍경이 얼마나 믿믿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지 버스터미널로 가는 건너편 강가에 바위벼랑이 보입니다.

잘 가꾸면 관광자원으로 개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남지터미널에 도착해 이름모를 예쁜 나무를 보며 오늘의 일정을 마칩니다.

(물어보니 꽃댑싸리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졌습니다)

한 여름밤의 꿈 - 사자의 일생

어느 한여름 밤에 사자의 일생에 대한 꿈을 꾸었다.

어느새 늙어버려 외로운 사자가 한마리 있었다.
사자는 외로워서 사냥을 할 수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밤새 작은 굴을 지키며   
들쥐나 토끼로 주린 배를 채우는 일이 고작이었다.

반평생을 모험을 떠날 꿈조차 꾸지 못했지만
외로움에 지친 어느날 용기를 내어, 실상 목숨을 걸었지만
무작정 광야 건너 바라보이는 하얀 설산을 향해 떠났다.

몸무게가 반쯤 되었을 때 광야의 끝에 있는 폭포에 도달했다.
그리고는 바위위를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엄청난 세계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고 작은 바위위를 떨어지는

굵고 가는 물줄기를 바라보는 동안

존재해왔던 실제 세상은 사라지고

상상으로 창조되며 또 파괴되는

절대적인 자유의 세계로 대체되었다

모든 것들이 창조되고 또 파괴되는
시작도 없고 끝도 모르는

혼돈의 순간에도 끝은 있었지만

영원에 비길만큼 긴 시간이었다
외로운 사자의 일생이었다